美물가 상승세 주춤해도.. 내달 '슈퍼 사이즈' 금리인상 가능성
투자자 금리 속도조절 기대 불구
연준 '통화긴축' 기조 유지할 듯
근원물가 하락세 추가 확인 필요
9월 금리 0.75%p 이상 올릴수도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보다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뉴욕 증시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물가지표가 진정된 것이 확인됐으니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견조해진 고용지표 등에 힘입어 다가오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통화긴축 속도와 폭을 당장 낮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실제로 CPI 발표 이후 연준 위원들은 확대 해석을 경계하며 내년에도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미국 노동통계국은 10일(현지시간) 7월 CPI가 지난해 7월에 비해 8.5% 올랐다고 발표했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8.7%보다도 낮은 상승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6%대에 올라선 뒤 지난 3월부터 8%대로 더 뛰는 등 가파른 오름세를 지속해왔다. 6월에는 41년 만의 최대치 상승률(9.1%)을 기록하기도 했다. 7월 근원 CPI(가격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제외)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올랐고, 6월보다 0.3% 상승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팅에 나선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지표 중 하나가 전월 대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다.
투자자들은 7월 CPI 결과에 연준이 급격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CPI 발표 당일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투자자들은 9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50bp(1bp=0.01%p)의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을 57.5%로 예상했다. 전일 32.0%보다 높아진 것이다.12월 기준금리는 연 3.25~3.50%에 달할 가능성이 22.8%에서 31.3%까지 높아졌다. 연준은 6월과 7월 2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75bp 인상했다. 9월 FOMC 회의에서도 50~75bp 인상 가능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뉴욕 증시는 투자심리가 살아나며 반등했다. 10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S&P500 지수는 전장보다 87.77포인트(2.13%) 오른 4210.24에 마감했다. 다우 지수는 535.10포인트(1.63%) 상승한 3만3309.5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60.88포인트(2.89%) 상승한 1만2854.80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초 이후 최고 수준이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나 정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발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상반기 이익 전망치 하향 요인이었던 기준금리 인상 속도, 원유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상승이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중장기 국면에서 미국 물가가 정점을 확실히 통과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지난 4월에도 미국 CPI는 8.3%로 전달(8.5%)에 비해 낮아졌으나 5월에 다시 8.6%로 올라선 바 있다.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7월 CPI 지표가 하락할 것은 예상됐지만 식품비와 임대료가 여전히 가파르게 올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식품 비중은 13.4%로 에너지 비중(9.2%)보다 높아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연준 위원들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억제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PI가 하락한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올해 말 연 3.9%, 2023년말 연 4.4%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인플레이션이 2%에 도달할 때까지 금리를 인상하고 유지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라며 "내년초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최근 "국제유가가 가을에 상승할 위험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은 "7월 FOMC에서 파월이 재차 근원물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듯 근원물가 하락 추세를 추가로 확인하기 전까지 금리 인상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특히 견조한 7월 고용시장 지표도 연준의 매파 행보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앞서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고용자 수는 기대치를 크게 웃도는 52만8000개로 나타났다. 씨티그룹은 고용시장과 기대 이상의 임금 상승으로 연준이 다음 달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유력하며 그 이상의 '슈퍼 사이즈' 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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