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말로만 민생 말고 밥상물가 잡는 실력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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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정부는 1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제5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추석 민생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대책은 언제나 그렇듯 백화점식 나열이 엿보이고, 정치인들의 봉사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급한 불을 끄는 데 급급하지 말고 정부와 여당은 행정력을 총동원해 난국극복과 민생안정에 앞장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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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생활고 어루만져야
몇 달 전부터 크게 오르던 물가는 최근 폭염과 폭우가 계속되면서 급등하고 있다. 특히 밥상에 오르는 채소류와 축산물 값이 크게 뛰어 장보기가 겁날 정도다. 배추는 평년보다 28.0%나 올랐고 무(46.6%), 양파(53.4%), 깐마늘(37.1%), 돼지고기(19.0%), 달걀(38.7%) 등도 보통의 오름세가 아니다. 가뜩이나 어려운 국민들에게서는 추석 차례상이나 제대로 차릴 수 있을까 걱정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이대로 가다가는 서민들의 식생활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어제 내놓은 대책도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할 정도로 망라되어 있다. 배추·소고기 등 20대 추석 성수품은 역대 최대 규모인 23만t을 공급하기로 했다. 농축수산물 할인쿠폰을 행사별로 1인당 2만∼4만원씩 올려서 주고, 여기에 사상 최대 수준인 65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이렇게 하면 성수품을 20∼3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추석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를 검토하고,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명절 대출·보증 자금 42조6000억원을 새로 공급한다고 한다.
고금리에 고물가가 겹쳐 지금까지 민생이 이렇게 힘든 적이 없었다. 설상가상 수해까지 덮쳐 취약계층의 고통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번 수해에서 서울의 반지하에 거주하던 4명이 참변을 당했고 3700여건의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민생안정에다 수해복구까지 걸머진 정부의 어깨는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야말로 정부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다. 윤 대통령은 연일 피해현장을 찾아 대책을 점검하고 있고, 국민의힘 지도부와 당직자 50여명은 11일 수해지역에 출동해 복구에 힘을 보탰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해 능력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정부의 대책은 언제나 그렇듯 백화점식 나열이 엿보이고, 정치인들의 봉사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탁상머리에서 대책을 짜내고 평소 정쟁을 일삼다 때만 되면 보여주기식으로 현장으로 나오는 그들을 국민은 신뢰하지 않는다.
서민들의 삶터를 뛰면서 어려움을 직접 눈으로 보고 살펴야 생생한 대응책이 나온다. 대통령 지지율이 왜 바닥을 기는지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지금은 국가 비상사태에 버금가는 민생의 위기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급한 불을 끄는 데 급급하지 말고 정부와 여당은 행정력을 총동원해 난국극복과 민생안정에 앞장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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