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의 NOW 구독중] 공직 유튜브는 노잼?.. B급 정서 입혀 '有잼'

2022. 8. 1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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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걸고 '어벤져스팀' 결성
수직 아닌 수평구조, 공직 문화 탈피
"길바닥서 시작" 팀명 '스트리트' 결성
계란판 벽지·색색 병풍.. 레트로 감성
애벌레서 나비로 거듭나 파장 일으키길
광운대 OTT 미디어 전공 이희대 교수(뒷줄 왼쪽 끝)와 '유튜브 퍼스트'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구현 중인 TBS '스트리트 31팀' 팀원들과 이 팀의 대표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짤짤이쇼'의 진행자들이 스튜디오 세트 앞에서 《희대의 NOW 구독중》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 중이다.
짤린 사람들이 짜른 사람을 걱정한다는 엉뚱 기발한 B급 정서를 담아내며 시작한 '스트리트31팀'의 첫 기획인 '짤짤이쇼'는 현재 TBS의 간판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가 되었다. '짤짤이쇼' 녹화를 마친 스튜디오에서 팀의 주요 멤버인 (왼쪽부터) 황가영 PD, 송지연 작가, 김승환 기자와 이희대 교수가 《희대의 NOW 구독중》 인터뷰를 진행 중이다.
2021년 2월 결성된 '스트리트 31팀'은 아직 공무원 문화가 남아있던 TBS의 조직 운영 방식을 고려할 때 사내 공모라는 시도부터 유튜브 컨트롤타워라는 미션, 팀원 간 수평적 업무 분위기까지 파격적 전환의 연속이었다. 당연히 시선도 부담도 따랐겠지만...

희대의 NOW 구독중 TBS 전략기획실 '스트리트 31팀'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을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유튜브 '서평' 시리즈 《희대의 NOW 구독중》.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블록체인 같은 4차 산업혁명의 트렌드가 낯설지 않은 현시점이지만 급속히 진전하는 기술과 호흡을 같이 하며 속도를 맞추는 것은 기성의 산업과 문화 속에 성장해온 회사, 조직일수록 더딘 행보를 보이는 것 또한 현실이다. 특히 미디어 업계는 두말할 나위 없다. 그럼에도 이 변화, 전환의 과정을 실천해야 하는 숙명도 다른 누군가가 아닌 온전히 그 조직 내에서 감당하며 이루어내야 실질적인 효과를 갖는다. 업계를 막론하고 최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화두가 되는 배경이다.

벌써 3년여 전에 이런 리서치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2019년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미디어 이용행태' 및 '뉴스 소비'와 관련해 실시한 설문조사다.

조사 대상의 약 60%는 이미 이 당시 "스마트폰 있으면 TV 뉴스 안 봐도 불편함 없다"고 답했다. 이전까지 '미디어'라고 하면 'TV'와 '인터넷'을 먼저 떠올리던 시대에서 '스마트폰'과 '유튜브'가 '미디어'라는 인식이 매우 뚜렷해졌음이 드러난 것이다. '매스미디어'라는 단어는 '생물'과 같은 속성이 있다. 말 그대로 대중의 선택, 선호가 함께 할 때 붙여지는 칭호이기 때문이다. 15세기에 발명된 인쇄술의 보급과 함께 등장한 '신문'이 최초의 효시라면, 19세기에는 '영화'가, 그리고 20세기 초 드디어 실시간 '1 대 多' 커뮤니케이션 혁명을 일으킨 라디오와 TV의 '방송'이 그 칭호를 이어받았다. 이 위대한 발명의 '매스미디어(방송)'는 20세기 말 인터넷과 PC가 등장했음에도 여전히 위용을 자랑했다. 그러나 2007년 '스티브잡스'의 손에 들린 전에 없던 새로운 단말기가 이 전설을 깨게 될 것을 당시에는 감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역사는 멈추지 않는다. 1920년 라디오 주파수로 세상에 첫 선을 보인 뒤 영원할 것 같았던 '방송'도 어느덧 100년의 역사를 맞이하며 '매스미디어'의 칭호를 넘겨주는 그 변환기를 맞닥뜨리게 된 것.

한편으로 지난 100년간 '미디어'의 대표 격으로 역할해온 이 '방송' 그리고 이곳 '방송사'의 멤버들이 지금의 시기 겪어야 할 혼선과 변혁의 과제 또한 숙명이 아닐 수 없다. 기성의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동시에 '매스미디어'의 대 전환기를 맞아 새로운 변화와 도약을 준비한다는 것은 사실 딜레마다. 단순히 변화하는 정도가 아니라 완전히 변태(Transformation)를 해야 할 상황이다.

어렵고 말이 안 되는 얘기 같지만 자연계에선 익숙한 장면이다. 알에서 나온 애벌레는 성충이 되면 입에서 뽑아낸 실로 번데기를 만들곤 그 안에서 화학반응을 거쳐 나비로 변태 한다. 다만, 현재의 '방송'이 '스마트폰'과 '유튜브'라는 새로운 '매스미디어'에서도 기존의 역할(매스미디어)을 이어가는 것은 나비가 또 나비로 변태 하는 셈이니 그대로는 어렵다. 방법은 하나, 다시 알을 낳고 애벌레를 거쳐 성충이 되고 새로운 나비가 되도록 하는 것뿐. 기성의 방송사에서 좀처럼 결정 내기 어려운 일이다. 한번 나비의 날개짓을 맛본 터라 조직도 인력들도 다시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의 과정을 감내할 참을성, 게다가 이 알이 기대하던 나비가 될 것인가 하는 우려 등등으로 통상은 타이밍을 놓치고 추운 겨울을 맞이하게 된다. 이 딜레마의 상황에서 과감하게 '알'을 낳고 한 단계 한 단계 '애벌레'를 넘어서고 있는 곳이 있어 찾았다. 그런데 이 알을 나은 부모님, 정말 비정하게 결정을 낸 느낌이다. 이 아이의 이름에 '길거리(Street)'가 들어 있다. 변화의 한 가운데에서 곱게 곱게 키우기보단 현장에서 부딪히고 도전하며 단단해지길 바라는 마음이었을지 의미심장한 작명이다. '스트리트 31'이라니…

얼마간의 휴지기를 거쳐 새롭게 재개하는 '희대의 NOW 구독중'도 이분들, 냉혹하고 거친 길거리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자신들만의 새로운 미디어 세계관, 미디어아트를 열어가는 도전자들, TBS의 '스트리트 31' 팀을 만났다.

마포구 매봉산로31에 위치한 TBS의 1층 스튜디오는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 '짤짤이쇼'가 한참 녹화 중이었다.

수많은 계란판을 배경으로 어울려 보이지 않는 색색의 병풍, 손글씨로 한 장 한 장 도화지에 매직으로 쓴 제목까지 제작 세트나 녹화 분위기가 사뭇 기성 TV 프로그램과는 다른 분위기라 여기가 우리가 알던 TBS가 맞는지 의문마저 들었다. 녹화를 마치고 출연진들과 제작진 모두 단체 사진을 찍곤 이 특별한 조직, '스트리트31팀'의 주역들과 함께 그 자리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황가영 PD, 송지연 작가, 김승환 기자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유튜브 퍼스트'… 시대의 이 화두가 꼭 필요하며 해내야 하는 과정임을 방송사 내부에서 모두 알고 있었지만 관성이란 게 그리 쉽게 변하지 않기에 누군가는 일명 '총대'를 매야 함을 알고 있었다. 파문을 일으킨 것은 당시 신임 전략기획실장.

타 방송사에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이승훈 실장이 그 총대를 받아 들었다. 이 어마어마한 미션을 담당할 프로젝트팀을 사내에 공모한 것이다. 이 사내 공모에 응한 직원은 현재 소속된 자신의 부서에서 빠지는 셈이니 당연히 여러 각오를 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다만, 공고에 올라온 체크리스트는 참 매력적이었다.

- TBS에서 뭔가 새로운 걸 해보고 싶다. - 창의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고 싶다. - 유튜브 콘텐츠가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 디지털 미디어 역량을 키우고 싶다. - 2021년을 즐겁고 의미있게 보내고 싶다.

위에서 지시를 해야 움직이는 공무원들의 문화가 남아있는 TBS의 조직 운영 방식 속에서 이런 공고 자체가 파격이었고, 기존 소속 부서의 곱지 않을 시선을 알면서도 지원한 이들은 작가, 기자, 프로듀서 등등 정말 각양각색의 직무와 연령대가 혼재하며 과연 이 프로젝트팀이 얼마나 갈지부터가 이슈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팀은 2021년에 이어 2022년 현재까지도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전략기획실 내부에서 이승훈 실장의 진심에 의기투합하며 이 무모한 기획을 준비한 초기 멤버는 조현아, 송지연 작가였다. 이들이 팀 명에 '스트리트'를 넣은 것도 말 그대로 길바닥에서 버스킹하며 장르를 개척하는 힙합퍼의 심정을 담았다고 한다. 공공기관의 경직된 조직문화로 상징되는 이 곳에서 이 미션을 이루려면 이 정도 마음은 먹어야 할 것이란 각오였다.

여러 부서에서 멤버들이 모였지만 특히나 위계가 뚜렷한 보도국 소속의 기자 신분임에도 과감히 팀에 합류한 김승환 기자는 "미디어 환경이 변하고 시청자들의 시청성향이 달라진다면 그 가운데로 찾아가는 것이 뉴스의 속성"이라고 당차게 의견을 전했다.

아이디어뱅크로 알려진 송지연 작가는 "팀 내의 수평적 문화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마치 사내 벤처 같은 분위기로 곧 자리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분명히 이전까지 없던 조직 문화다.

녹록치 않은 제작 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메인 프로듀서로 밤을 지새우며 TBS스러운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의 포맷을 정립한 황가영 PD는 "모든 게 낯선, 전에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환경이었지만 팀원들 각자가 공부하며 자신의 역할을 찾아왔다. 드림팀, 어벤져스라해도 공감한다"며 팀 자랑을 헌사했다. 타 방송사들도 사실 내부에 이렇게 디지털 전담팀들을 만든 것은 적지 않다.

그런데 통상 결과가 신통치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기성의 의사결정자들이 기존 방송 문법의 시각으로 운영에 개입하는 것이 패착인 경우가 다수였지만 이 팀은 달랐다. 말 그대로 알아서가 룰이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짤짤이쇼'. 전략기획실 사무실 한 켠에서 짤린 사람들이 짜른 사람을 걱정한다는 엉뚱 기발한 B급 정서를 담아내며 시작한 '스트리트31팀'의 첫 기획인 '짤짤이쇼'는 현재 TBS의 간판 유튜브 오리지널 콘텐츠가 됐다. 짤짤이쇼는 시청자들을 주주로 칭한 공개 방송 '주주총회'를 지난 봄에 선 보였는데 거의 웬만한 쇼급 이상 이상의 위용을 자랑했다.

온전히 팀 내부의 공력으로 이 콘텐츠가 탄생했다는 것도 이들의 자부심이다. 제2, 제 3의 오리지널 콘텐츠는 이런 문화 속에 만들어지고 있다.

실상 디지털로의 전환은 최근의 화두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Digitization, Digitalization, 그리고 현재 Digital Transformation까지 다양한 버전의 디지털화를 겪었고 겪고 있다. 다만, Digital Transformation은 앞선 두가지 명제와 다르다. Transformation은 사전에서 탈피, 탈바꿈, 변신, 변화, 형질의 전환을 뜻한다.

흉내가 아니라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어렵다. 애벌에서 성충으로 성충은 번데기를 거쳐 다시 껍질을 벗어야만 나비가 된다.

기성의 DNA에서 과감히 떨쳐 나와 Digital Transformation을 이룬 사례로 평가되는 미국의 뉴욕타임스(NYT)가 이 기치를 세우며 변화를 시도한 기간이 거의 10년에 달한다. 불과 10년 전에 100만 부에도 못 미치던 구독 수가 지난 2월 1000만 부를 돌파했다. 이 중 약 80만 부만 종이신문 구독자이고 그 외는 모두 디지털 구독자로 이루어진 것이다. 당연히 수많은 시행착오과 실패가 함께했다. 난공불락의 디지털 유료 구독 전환을 이루기 위해 NYT가 시도한 콘텐츠 포맷의 수만도 약 80개에 이른다. 그중 약 5% 미만만 현재 서비스로 유지되고 있다. 그만큼 어려운 일인 것이다.

‘스트리트 31팀’은 이제 막 껍질을 벗은 듯하다. 그러나 이들의 다음 행보는 더 크고 넓다. 이승훈 실장이 이야기하듯 이들은 ‘TBS의 나비’를 꿈꾼다. 아마존 나비의 작은 날개 짓이 미국에 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그 ‘나비효과’다. 이들이 힘찬 날개 짓을 펴오기까지의 과정과 향후의 계획 등은 곧 공개될 《희대의 NOW 구독중》 유튜브에서 살펴보시기 바라며 이 만남의 이야기는 한 줄 서평으로 대신한다.

1인 미디어 전성시대, 숱한 채널 들 사이에서 보석 같은 채널, 보석 같은 콘텐츠까지 찾아 참 구독을 추천 드리는 《희대의 NOW 구독중》 한 줄 서평.

"스트리트 31팀, 애벌레에서 어렵게 나비로 탈피했으니 다음은 ‘나비효과’의 주인공 되길!!"

1인 미디어 생태계 곳곳을 누비는 《희대의 NOW 구독중》. 다음은 또 어떤 채널, 어떤 인물들과 만날지 기다려주시기 바란다.

이희대 광운대 OTT미디어전공 교수 (만개의레시피 전략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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