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실적 한파 예고.. "반도체株 당분간 피해라"

서혜진 2022. 8. 1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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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이후 최악 침체기 온다"
NXP세미컨덕터·온세미컨덕터 등
시티그룹, 단기 매수 의견 삭제

반도체 업종이 실적 한파를 맞은 가운데 당분간 반도체 관련주를 멀리하라는 월가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반도체 시장이 전 세계적인 수요 둔화 탓에 2001년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침체로 접어들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10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크리스 데인리 시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향후 PC 데이터 포인트와 월별 대만 판매 수치를 감안했을 때 향후 부정적인 촉매제가 긍정적인 촉매제보다 많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정이 계속되면서 오는 9월 반도체 업계에서 부정적인 데이터포인트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적어도 10년 내, 아마도 2001년 이후 최악의 반도체 침체로 접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도체 관련 업체들과 반도체 시장 전반이 조정을 경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2001년 닷컴버블 붕괴 당시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2001년 반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2.5%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전 수준을 다시 회복하기까지 4년이 걸렸다.

데인리 애널리스트는 이날 반도체 제조업체인 NXP세미컨덕터와 온세미컨덕터에 대한 단기 '매수' 의견을 삭제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풀린 막대한 유동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면서 반도체 수요 둔화와 재고 조정이 이뤄지고 있다. 이는 반도체 산업의 침체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로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우울한 실적에 향후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미국 1위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는 올해 2·4분기 매출이 67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지난 5월 전망했던 81억달러에 비해 약 17% 적은 규모다. 엔비디아는 게임에 사용되는 반도체 매출이 1년 전보다 33% 급감한 20억4000만달러에 그친 것이 기대 이하의 매출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음날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은 최근 들어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침체기를 겪고 있는 PC뿐만 아니라 주요 매출처인 모바일 부문 역시 수요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는 설명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대표 품목인 D램 일부 가격이 3·4분기에 당초 예상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3·4분기 소비자 D램의 가격 전망치를 기존 8~13% 하락에서 13~18% 하락으로 하향했다. 지난달 5일 애초 전망치(3~8% 하락)를 한 차례 낮춘 데 이어 한 달 여 만에 하락폭을 더 키운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한국 제조사들이 유통업체와 고객사의 구매를 촉진하기 위해 가격 조정 의지를 크게 높이면서 하락세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다른 제조사도 가격을 낮추면서 3분기 소비자 D램의 가격 하락세가 급속히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4·4분기에도 재고 모멘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시장의 공급과잉이 해소될 때까지는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트렌드포스는 "소비자용 D램 가격은 4분기에 3~8%가량 떨어지고, 지속적인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소비자용 D램은 셋톱박스와 스마트TV, 인공지능(AI) 스피커, 사물인터넷(IoT) 등에 주로 쓰인다. 트렌드포스는 소비자용 D램을 제외한 PC·서버·모바일·그래픽 D램 가격 전망치는 내놓지 않았다.

이 D램들은 트렌드포스가 지난달 제시한 전망치에서 가격 하락폭이 모두 소비자용 D램보다는 크지 않았다. 모바일 D램만 소비자용 D램과 같은 8~13% 하락이었다. 수요 감소의 영향이 소비자용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마이크론의 산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반도체 수요 약세가 소비자용 뿐만 아니라 데이터 센터, 산업 및 자동차를 포함한 시장의 다른 부분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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