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로 가는 절대조건..생명 질서의 삼강오륜 ['장수 박사' 박상철의 홀리 에이징]

조용철 2022. 8. 1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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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생체분자의 삼강오륜과 생명의 거룩함
기다림과 만남 그리고 헤어짐..
생체분자의 본질 통해 생명활동 이어가
순서·지조·안분 등 5대 절대조건 갖춰야
생명의 거룩함 지켜낼 수 있어
공자(孔子)가 일찍이 주창한 삼강오륜(三綱五倫)은 군신, 부자, 부부, 장유, 붕우 등 사회 구성 요원들의 관계에 대한 윤리적 규범으로 사람 간의 받들고(忠), 용서하는(恕) 행동을 지상목표로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삼강오륜은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구성원 간의 질서를 강조하면서 온전한 세상을 이루는 바탕이 되고 있다. 그렇다면 수많은 구성성분인 분자들로 이루어진 생체는 어떤 질서에 의하여 온전하게 운용되고 있을까? 생체분자들에게 요구되고 있는 삼강오륜과 같은 원칙을 살펴본다.

생명체를 구성하는 생체분자들이 지켜야 하는 생명질서의 본질적 원리를 세가지로 요약해본다.

첫째 기다림의 원리(待之綱)이다. 생명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서 모든 생체분자들은 반드시 주어진 기능을 발휘해야만 한다. 적절한 기능은 올바른 짝을 만나 반응해야 하기 때문에 주어진 공간에서 짝을 찾기 위하여 헤매어 다닐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기다림은 당연한 운명이다. 따라서 생체를 구성하는 생체분자들은 기다림을 바탕으로 그리움을 배태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둘째, 만남의 원리(會之綱)이다. 생체분자들은 운명 지워진 짝과 만나야만 생명활동을 할 수 있다. 만나서 주어진 기능을 발휘할 때 무턱대고 하고 싶은 대로 활동해서는 안 된다. 생체분자는 반드시 주어진 상황에서 다른 생체분자들의 기능과 조화를 이루어야 하여, 이러한 생체분자들의 조화된 활동들이 모두 적분되었을 때 오로지 온전한 생명현상으로 귀결된다. 온전한 삶의 유지에 어긋난다면, 다른 어떠한 방탕이나, 자의가 허용되지 않은 분자들의 만남은 따라서 어울림이라는 당위적 속성을 가질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어울림에는 반가움이라는 기쁨이 비롯되어 나온다.

셋째, 헤어짐의 원리(別之綱)이다. 생체분자는 기능을 위하여 정하여진 짝을 만나야 하며, 이러한 만남에서 생명현상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계속 만나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러한 만남의 계속은 생체에 특정 기능의 불균형적 지속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생체 전체로서의 균형적 삶을 위하여서는 아무리 그리워하다가 만났어도 헤어져야 할 때는 아무리 아쉽더라도 반드시 헤어져야 한다. 따라서 생체분자들의 만남에는 헤어짐이 필요 조건으로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생체 분자들의 기다림과 잘못 없는 만남 그리고 헤어짐을 통하여 생명이라는 거룩한 목적이 온전하게 달성될 수 있다. 생체분자들이 그리워하면서 기다리다가 만나면 반갑게 어울려야 하고 아쉽더라도 헤어져야만 하는 세 가지 속성을 생체분자의 삼강(三綱)이라고 정의한다.

삼강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생체분자들이 실제로 생명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행동규범은 무엇일까? 생체분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행동지침을 다섯 가지로 요약해 본다.

첫째, 순서의 엄연함(順序之道)이다. 생명현상이 온전하게 진행되려면, 생체분자들의 생성과 소멸, 작용과 반작용이 모두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순서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며 생체분자의 구성요건도 절대적으로 서열적 원칙을 따라야 한다. 바로 이러한 생체분자의 순서와 서열을 지키는 질서가 생명현상을 이끌어 가는 데 결정적 요인이다.

둘째, 지조의 예절(志操之禮)이다. 생체분자는 자신에게 부여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하여서는 반드시 주어진 짝과 만나서 선택적으로 작용하여야 한다. 아무하고나 마구잡이 식으로 반응할 수 없다. 자신에게 정하여진 짝을 찾아 반응하여야만 생체분자의 기능이 보장되고, 질서가 유지되는 근원이 된다.

셋째, 안분의 절제(安分之節)이다. 생체분자들은 반드시 생체 내에서 위치하여야 할 공간에 그리고 존재하여야 할 시간에 있어야 한다. 생체분자의 기능을 확실하게 보장하는 중요한 요건 중에 하나가 바로 생체분자의 위상적 선택이다. 아무데서나 아무 때나 생체분자는 기능을 발휘하지 않는다. 반드시 자신에게 부여된 적정한 공간에 위치하여 적정한 시간이 되었을 때 비로소 맡겨진 기능을 발휘하고, 존재 가치를 빛낼 수 있다.

넷째, 협동의 묘(協同之妙)이다. 생명현상을 이끌어 가는 생체분자들에게 잘나고 못나고, 중요하고 사소하고의 차이는 없다. 모든 생체분자 하나하나가 생명현상에 절대적으로 중요한 필수요원이다. 모름지기 생명현상의 근간이 되는 대부분의 반응은 생체분자들이 평형에 이르려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그러나 생명현상에는 특별한 위상에서는 비가역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뿐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신속하게 대처하거나, 중요한 시스템의 방향을 변환시킬 필요가 있을 때에는, 생체분자들은 협동이라는 특별한 시스템을 설정한다. 생체의 중요한 제어 반응은 서로 뭉쳐서 새로운 차원의 힘과 방향을 갖추는 협동의 법칙을 순순하게 따랐을 때 비로소 온전하게 진행된다.

다섯째, 화생의 덕(化生之德)이다. 세포 내에서 활동하는 생체분자는 어느 것 하나도 원래 그대로가 아니다. 생체 내에 들어와 대사적으로 변환되어 생체에 맞는 필요한 형태로 바뀌어야 하며, 양적 조율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생체분자는 세포 내에서 변화함으로써, 삶에 필요한 존재로 화생(化生)하는 덕(德)을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은 화생은 바로 자기희생이며, 이를 바탕으로 생명이라는 공동선(共同善)을 가능케 해 주고 있다. 생체분자가 갖추고 있는 다섯 가지의 덕목(德目)은 생명이 유지되는 데 갖추어야 할 질서의 근원이며, 이를 생체 분자가 지켜야만 하는 오륜(五倫)이라고 정리해 본다.

생명이라는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하여 구성원인 생체분자에게 부여된 기다리고 만나고 헤어지는 삼강의 원리에는 그리움과 반가움과 아쉬움이라는 정(情)이 본체로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생체분자들은 만남을 씨줄로 하고 어울림을 날줄로 하여 생명이라는 아름다움을 빚고 있다. 그러면서 순서, 지조, 안분, 협동, 화생의 질서를 지키는 생체분자들의 행동규범은 생명의 거룩함을 견지하는 절대조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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