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단일화 최후통첩에 강훈식 "어떤 효과가 있겠나"

김현우 2022. 8. 11. 17: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변수' 사라지는 민주 당권 레이스
14일 발표 국민 여론조사 최대 '승부처'
'어대명' 확인 땐 반전 계기 마련 어려워
시간 쫓기는 박 "결단 내릴 때 됐다" 압박
강 "활주로에 방지턱 설치하는 셈" 거부
양자 득표 25% 불과 '무용론' 만만찮아
박은 호남서, 강은 충청서 반등세 기대
이재명은 '사법 리스크' 논란 대응 고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1차 일반 국민 여론조사를 하루 앞두고 박용진 의원이 강훈식 의원에게 “민심과 당심을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라면 무엇이든 받겠다”며 후보 단일화 최후통첩을 날렸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25%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어떻게든 반전 계기를 만들어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강 의원은 “활주로에 방지턱을 설치하는 느낌”이라며 사실상 거절 의사를 밝혔다.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은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용진 당대표 후보(왼쪽)와 강훈식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박 의원은 1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 정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저와 강 의원은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민주당의 새로운 흐름을 함께 만들어 가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우리 모두 결단을 내릴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민심과 당심이 확인되는 방식이라면 어떤 방식이든 강 의원 제안대로 단일화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당대회가 민주당의 새로운 비전을 향한 출발점이 되기 위해 몇 안 되는 기폭제가 단일화”라며 재차 단일화를 촉구했다.

이날 박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한 배경에는 이번 주말이 전당대회 순회경선 반환점이라서다. 특히 오는 14일 발표되는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어대명 대세론이 확인된다면, 반전 계기를 마련하기 어려워진다. 또 박 의원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상승 추세를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를 이날 공유했다. 국민 여론조사, 또 권리당원 숫자가 많은 호남과 수도권 순회경선이 시작되는 경선 후반기, 단일화를 이룬다면 역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강 의원은 여전히 고개를 젓고 있다. 강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비전과 미래를 얘기하는 비행기를 활주로에 띄워야 하는데, 활주로에 단일화라는 방지턱을 설치하는 느낌”이라며 “지금 시점에서 단일화의 명분과 파괴력, 감동이 있는가. 어떤 기제도 없이 20% 후보가 5% 나온 후보를 합쳐 25%를 만든다고 해서 어떤 파급효과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전제한 ‘민심과 당심이 확인되는 방식’으로는 단순한 덧셈 혹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강 의원은 아직 시간이 좀 더 남아있고, 투표율 자체가 낮다는 점을 거론하며 “둘이 합친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 고향인 충청 지역 투표가 시작되지 않은 만큼 반전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강 의원은 “사표를 걱정하는 분들이 있는데, 냉정하게 보면 저와 박 의원이 지난주 얻은 득표는 권리당원 전체에서 1%가 채 되지 않는다”며 “충청과 부산·울산·경남 투표가 이번 주인데, 투표에 참여하지 않던 권리당원이 참여하면서 구도의 변화가 생길 때, (단일화) 논의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순회연설과 경선이 이어지면서 강훈식이 새로운 미래구나, 우리 민주당의 미래는 이런 것이어야 한다고 하는 관심들을 당원들이 갖기 시작했다”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민주 정책조정회의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운데)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당 안팎에서는 둘의 단일화 가능성을 점차 낮춰보고 있다. 또 둘의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이 25%로 낮은 데다 여론조사상 둘의 지지율을 합쳐도 이재명 의원에게 한참 밀리는 만큼 단일화 무용론도 제기된다. 비이재명계의 한 중진 의원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연배만 비슷하지, 둘의 생각과 비전과 목표는 모두 다르다”며 “단일화 말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도 양쪽이 다르다”고 말했다. 다만 대의원 투표(30%)와 일반 당원 여론조사(5%) 등이 남아있는 데다 선거권이 있는 전체 권리당원이 117만9000여명인 만큼 충청과 호남, 수도권 투표율을 높인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1강 주자, 이재명 의원은 박·강 단일화 여부와 관계없이 정책과 비전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경이 이달 중 수사 완료를 목표로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어 이 의원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 의원 측도 신경이 적지 않게 쓰이는 모양새다. 이재명 의원실은 앞서 지난 9일, 배우자 김혜경씨가 경찰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논란이 확산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노림수로 풀이된다.

김현우 기자 with@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