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문장] "총을 쥔 자가 살아 있는 인간이므로 총구는 늘 흔들렸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
이토 히로부미는 자신이 생의 종착역에 도착한 것을 몰랐고, 안중근은 이토의 얼굴을 몰랐다.
그날 아침, 안중근은 움직이는 표적을 따라 걸으며 삶과 죽음, 성공과 실패의 불확실성 사이에서 조준선을 정렬하고 또 정렬했을 것이다.
집안의 장남이자 세 아이의 아빠이며 천주교 신앙인인 자신을 지우고 오직 표적만이 선명하도록.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훈 <하얼빈> (문학동네) 中 하얼빈>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 이토 히로부미는 자신이 생의 종착역에 도착한 것을 몰랐고, 안중근은 이토의 얼굴을 몰랐다. 그날 아침, 안중근은 움직이는 표적을 따라 걸으며 삶과 죽음, 성공과 실패의 불확실성 사이에서 조준선을 정렬하고 또 정렬했을 것이다. 집안의 장남이자 세 아이의 아빠이며 천주교 신앙인인 자신을 지우고 오직 표적만이 선명하도록. 설령 총구가 흔들리더라도 자신은 절대 흔들리지 않도록.
김훈 작가는 ‘작가의 말’에 이렇게 썼다. “안중근을 그의 시대 안에 가두어놓을 수는 없다.” 어떤 이야기는 끊임없이 새로 쓰여야 한다. 변하지 않는 역사적 사실과 오래도록 전해져야 할 신념 사이에서 우리는 그들을 먼지 쌓인 역사 책의 한두 문장 속에 묻어두어서는 안 된다. 누군가 우리를 위해 피를 흘렸다는 것, 아니 자신의 삶을 온전히 바쳤다는 것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아득한 역사 속의 인물이 아니라, 언제나 우리 곁에 살아 숨 쉬는 이야기 속의 누군가가.
소설가 허남훈(2021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경제지 네이버 구독 첫 400만, 한국경제 받아보세요
▶ 한국경제신문과 WSJ, 모바일한경으로 보세요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마켓PRO] 삼성전자보다 더 많이 샀는데…'S-OIL' 줍줍한 개미들 어쩌나
- '내 몸에 맞춘 듯' 편한 의자에…30대 직장인들 지갑 열었다
- "조국, 女배우 후원" 퍼뜨린 김용호 1심서 8개월형
- 2030 '패닉바잉'에 집값 상승 1위였는데…1년 새 2억 '추락'
- 역대급 실적 찍고도 '울상'…폭우에 1300억 손해 본 곳
- 화사, 살 많이 빠졌네…래쉬가드 속 드러난 쇄골+베일듯한 턱선 ('나혼산')
- 유깻잎, 가슴 성형·지방 이식하더니…NEW 헤어스타일 자랑 "바로 질렀다"[TEN★]
- '금융맨♥' 강수정, 5성급호텔 격리가 우울한 홍콩 사모님 "12시에 나갈 줄 알았는데"[TEN★]
- 그리, 술 마시고 대리보단 버스가 편하다...8년만에 타봐요[TEN★]
- 이상순, 제주 카페 논란에 "이효리와 무관…온전히 제 카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