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아지는 대기업 채용문.. 10곳 중 4곳은 올해 채용인원 '한 자릿수'

송복규 기자 입력 2022. 8. 11.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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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임모(25)씨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기업 대부분이 올해 하반기 한 자릿수, 이른바 '0명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힌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11일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발표한 국내 기업 835개(대기업 102개사, 중견기업 164개사, 중소기업 569개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80.4%(82개사)는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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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한 자릿수 채용', 전년보다 13.1%P↑
전체 기업 수시채용 비율, 전년 대비 38.4%P↑
취준생 "대기업 채용 인원 매년 줄어 부담"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임모(25)씨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기업 대부분이 올해 하반기 한 자릿수, 이른바 ‘0명 채용’을 늘리겠다고 밝힌 조사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기공채 대신 수시채용을 선택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취업 준비를 계획적으로 할 수 없다는 문제도 생겼다.

임씨는 “경기침체 때문인지 기업들의 채용인원 규모가 계속 줄어드는 듯한 느낌을 조금 받고 있었다”며 “최근에는 채용인원이 많지 않다 보니 경력이나 자격증이 많은 ‘고(高)스펙자’가 많아져 최종까지 올라가더라도 경쟁률이 만만치 않다고 하더라”고 하소연했다. 특히 “다들 열심히 대학 나오고 공부했는데, 대기업을 들어가고 싶지 않겠냐”며 “대기업 채용문이 좁아지는 건 청년들에게 큰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그래픽=손민균

기업들이 올해 하반기 신입 채용계획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한 자릿수 채용’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부터 중견기업까지 대부분 채용인원을 줄이고 있는 데다 정기적인 공개채용을 폐지하면서 취업준비생들 시름은 더 깊어지고 있다.

11일 HR테크기업 인크루트가 발표한 국내 기업 835개(대기업 102개사, 중견기업 164개사, 중소기업 569개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80.4%(82개사)는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72.5%)보다 약 8%P 높은 수치로, 하반기 채용계획이 없는 대기업은 8.8%였다.

하지만 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전체적으로 축소됐다. 올해 하반기에 채용을 진행한다고 밝힌 대기업 가운데 한 자릿수 채용을 계획하고 있는 곳은 38.5%를 차지했다. 채용인원별로 두 자릿수 채용은 59.0%, 세 자릿수는 2.5%에 그쳤다. 대기업 채용인원은 지난해보다 한 자릿수는 13.1%P 올랐고, 세 자릿수는 15.2%P 급감했다. 채용하겠다는 기업이 늘어났지만 전체적인 채용 규모는 줄어든 것이다.

지난달 14일 열린 '2022 조선업 채용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기업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기업들이 정기공채가 아닌 수시채용을 선택하고 비율을 늘리는 것도 취업준비생들에게는 부담이다. 올해 하반기 채용계획이 있는 전체 기업 가운데 수시채용 비율은 69.1%, 정기공채 비율은 12.1%로 조사됐다. 2019년에 진행한 같은 조사에서는 수시채용이 30.7%, 정기공채가 49.6%로 나타났다. 수시채용이 3년 사이 절반을 훨씬 넘는 비율을 차지하게 된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이 모이는 학원가는 수시채용 전환이 채용 규모 축소라고 판단하고 있지 않았지만, 희망 직무를 미리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에듀윌 관계자는 “취업 아카데미를 찾는 수강인원은 전년과 계속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며 “대기업 채용이 수시채용으로 전환되는 만큼, 취업준비생들 역시 명확한 취업 의망 직무를 정하고 취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물가 상승과 경기침체가 동시에 들이닥친 상황에서 민간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 정규직과 같은 양질의 일자리는 결국 민간 섹터 투자에서 시작된다”며 “내년까지는 경기 불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데, 인플레이션이 억제되고 성장이 회복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30세대 청년층들 새로운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전문성이 강한 학과를 만드는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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