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태용 김해시장 "무지해 세계 최대 고인돌 훼손했다" 사과

김준호 기자 2022. 8. 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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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가 지난 6월 구산동 지석묘 유적 정비 공사를 하는 모습. 공사 과정에서 전문가 입회 없이 왼쪽 상석(무게 350t) 아래 보이는 수많은 박석(바닥돌)을 모두 들어내고 그 아래 문화층을 파내 유적을 훼손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해시

세계 최대 고인돌 유적으로 평가받는 경남 김해시 구산동 지석묘(경남도기념물280호) 훼손과 관련해 홍태용 시장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홍 시장은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절차에 관심을 덜 가졌고 무지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세계 최대 고인돌 정비 사업을 하면서 고인돌 주변 박석(얇고 넓적한 돌)의 중요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며 “문화재여서 문화재청과 의논하고 허락을 받았어야 했는데 김해시가 임의로 해석해 그렇게(훼손)됐다”고 행정상 실수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훼손 여부 등을 확인해 재정비 결정이 난 뒤에 국가사적 신청을 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해 구산동 지석묘 국가사적 지정 신청을 철회했다”고 덧붙였다.

김해시는 현재 경남도지정기념물인 구산동 지석묘를 국가 사적으로 승격하기 위해 지난 1월 신청서를 제출한 바 있다.

홍태용 경남 김해시장이 11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추석 전 모든 시민에게 10만원씩 희망지원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기자회견 직후 홍 시장은 최근 구산동 지석묘 훼손 논란과 관련해 사과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홍 시장은 이어 “박석이 제거된 상태니까 (박석) 밑 부분 발굴을 더 해보자는 것이 문화재청, 경남도 문화재위원 입장이다”며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달 말 구산동 지석묘 정비를 마무리하는건데 수개월에서 1년 정도 재정비·재발굴을 더 진행해야할 것 같다”고 했다.

또 “김해시가 실수한 부분이 있으니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겠다. 이번 일이 뼈아픈 교훈이 됐다”고 했다.

한편, 구산동 지석묘는 2006년 김해 구산동 택지지구개발사업 당시 발굴된 유적이다. 학계는 상석(윗돌) 무게 350t, 고인돌을 중심으로 한 묘역시설이 1615㎡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지석묘로 보고 있다.

발굴 당시 지석묘 규모가 매우 크고 예산 확보 등이 어려워 도로 흙을 채워 넣어 보존했던 김해시는 16억여원을 예산을 확보해 2020년 12월부터 구산동 지석묘 정비 사업을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시공사가 묘역의 박석을 빼 강화처리 후 다시 박아 넣고, 하부 문화층(文化層·유물이 있을 수 있어 과거의 문화를 아는 데 도움이 되는 지층)을 건드려 원형을 훼손한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관련법 상 매장문화재가 있는 지역은 원형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 특히 매장문화재의 경우 문화재청과 협의를 통해 별도의 문화재 보존대책을 수립하고 이행해야 하지만 김해시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아 논란이 가중됐다.

이에 대해 김해시는 “구산동 지석묘가 경남도기념물이어서 경남도의 현상변경 허가만 받고 정비공사에 착수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문화재청은 훼손 등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조사를 하고,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법적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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