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계+인 1부'..신박한 설정 헐거운 서사

2022. 8. 1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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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외계+인’은 인간의 몸에 가둬진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 그리고 631년 전 고려의 얼치기 도사와 신선들이 외계인에 맞서 신검을 차지하려는 이야기다. 영화는 예고편을 통해 높은 기대감을 끌어올렸지만,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설정과 입체적이지 못한 캐릭터는 최동훈이라는 브랜드 네임에 비해 아쉬운 느낌을 선사한다.

‘가드’(김우빈)’와 ‘썬더’는 인간의 몸에 가두어진 외계인 죄수를 관리하는 간수 로봇으로 지구에 살고 있다. 과거인 1300년대로 돌아가 탈옥한 죄수를 잡아온 그는 그곳에서 데려온 아이와 삶을 꾸려간다. 10년 후, 서울 상공에 외계 죄수들을 싣고 온 우주선이 나타나고 그 자리에 있던 형사 ‘문도석’(소지섭)은 몸에 촉수가 꽂혔던 다른 이들과 함께 깨어난다. 630년 전 고려 말로 바뀐 배경,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은 현상금이 걸린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천둥 쏘는 처자 ‘이안’(김태리)과 결투를 벌이고, 역시 신검을 찾으려는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 가면을 쓴 밀본 조직의 수장 ‘자장’(김의성)도 쟁탈전에 나선다.

외계와 전통 도술, 로봇과 현대. 이와 같은 재료가 섞여 도대체 어떤 영화로 나올까 하는 기대감을 모았던 ‘외계+인 1부’가 개봉했다. 한국형 케이퍼 무비의 장을 연 ‘범죄의 재구성’으로 데뷔, 장르 영화의 신기원을 보여준 ‘타짜’와 한국형 히어로 무비 ‘전우치’, 천만 흥행을 기록한 ‘도둑들’, ‘암살’을 만든 최동훈 감독의 7년 만의 신작이다. ‘외계+인’은 5년 전부터 구상했다는 ‘한국형 마블’, ‘외계인 영화’에 대한 감독의 로망을 실현시켰다. 그런데 너무 많은 캐릭터와 사건, 장르가 섞여 있다. 도사들이 활약하는 고려 말과 인간의 몸에 외계인 죄수가 수감된 현대. 인간과 외계인, 우주선과 로봇까지. 산재한 사건들과 넘치는 인물들이 하나의 소실점으로 모으는 것은 그간 떼로 등장하는 캐릭터를 잘 변주해왔던 감독에게도 어려웠던 듯 보인다. 2시간 반 동안 말맛 넘치는 대사와 빠른 속도감 등 감독만의 장기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영화를 보다가도 인간의 뇌에 촉수를 꽂는 외계인은 ‘베놈’이나 ‘기묘한 이야기’가, 로봇은 ‘아이언맨’의 울트론이 떠오르고, 우주선의 지구 습격 장면은 ‘인디펜던스 데이’가, 코믹 도술 장면은 ‘쿵푸허슬’이 떠오른다. 익숙하게 본 외계의 지구 공격 장면은 ‘마블’에 익숙해진 한국 관객들의 눈에 신선하지 않게 느껴지는 데다, 복잡한 관계도를 인공지능인 ‘썬더’의 입을 통해 말로 다 설명한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 이해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특히 도사와 신선들이 등장하는 고려시대에 비해 김우빈과 소지섭 등 현재를 끌고 가는 인물들의 캐릭터는 다소 약하다. 로봇 격투와 우주선 체이스에 비해 도술과 맨몸 무협 액션이 펼쳐지는 고려 시대 액션 신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다. 직접 제작한 무기를 파는 삼각산의 두 신선 ‘흑설’(염정아)과 ‘청운(조우진)’, ‘무륵’의 부채 속에 사는 고양이 콤비 ‘우왕’(신정근)과 ‘좌왕’(이시훈)의 신정근과 이시훈이 보여주는 코믹 케미는 영화의 재미를 견인한다.

현 시점에서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것이 아니라, 현재 시점에서 과거를 설명했다가 다시 현재로, 또 과거로 옮겨가는 배경도 집중력을 잃게 한다. 물론 한국 영화가 시도하지 않았던 판타지 장르는 신선했다. 여기에 어디선가 본듯한 장면 대신 입체적인 캐릭터 묘사와 매끄러운 서사가 뒷받침해 주었다면 완벽히 새로운 한국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러닝타임 142분. 쿠키 영상은 1개다. ‘외계+인 2부’는 내년에 개봉한다.

[글 최재민 사진 CJ E&M]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42호 (22.08.1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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