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지자체 금고 쟁탈전, 디지털 역량이 승패 갈랐다

정민하 기자 2022. 8. 11.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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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금고를 맡을 은행을 선정할 때 중점을 두는 요소가 출연금에서 디지털 역량·금리 경쟁력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수원시, 서울 25개 자치구 등의 '금고지기'를 정하는 일정이 예정된 만큼 시중은행도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지자체 금고지기에 선정되면, 은행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서울시 금고 관리 은행 선정에서 4000억원(1금고 신한은행 3050억원, 2금고 우리은행 1000억원)이 넘는 출연금이 지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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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금 위주에서 IT 기반 對시민 서비스 역량 비중 높아져

지자체가 금고를 맡을 은행을 선정할 때 중점을 두는 요소가 출연금에서 디지털 역량·금리 경쟁력으로 바뀌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수원시, 서울 25개 자치구 등의 ‘금고지기’를 정하는 일정이 예정된 만큼 시중은행도 관련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시는 연간 14조원대 예산을 오는 2026년까지 운영할 금융기관으로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을 각각 1, 2금고에 선정했다. 올해 본 예산 기준으로 1금고(일반회계·공기업특별회계·기금운용)는 약 12조3908억원, 2금고(기타특별회계)는 2조63억원 규모다. 이번 결정에 따라 이들 은행은 2007년 이후 20년 연속 시 금고 운영을 이어가게 됐다.

(왼쪽부터)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농협은행 사옥 전경. /각 사 제공

이번 인천시 금고 쟁탈전에선 ‘금고 업무 관리 능력’이 관건이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이 지난 16년간 시금고 운영을 맡으면서 개발한 각종 맞춤형 전산시스템 등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특히 내년 1월 인천시의 세금 납부 시스템인 이택스(ETAX)가 행정안전부의 통합시스템으로 바뀔 예정인데, 신한은행은 이를 2년 전부터 준비해온 점이 승부처가 됐다고 알려졌다.

지자체 금고지기에 선정되면, 은행은 브랜드 가치를 제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안정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에 은행들 사이에선 금고 선정을 위해 과도한 출혈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서울시 금고 관리 은행 선정에서 4000억원(1금고 신한은행 3050억원, 2금고 우리은행 1000억원)이 넘는 출연금이 지급됐다. 이에 신한은행은 정상적인 수준을 초과한 재산상 이익을 제공했다는 이유로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이에 올해 지자체 금고 유치전의 경우 출연금이 아닌 디지털 역량 평가나 금리 경쟁력 등이 성패를 가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는 4월 있었던 금고 심사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시민 편의 증진방안 등 디지털 역량에 초점을 맞췄다. 시는 평가항목에서 ‘협력사업계획(출연금)’ 평가 배점을 4점에서 2점으로 줄이는 대신 ‘서울시에 대한 대출·예금 금리 배점’을 18점에서 20점으로 높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의 서울시 1, 2금고 쾌거에 이어 인천시 1금고 수성의 비결 역시 이런 변화를 인식하고 철저하게 준비해왔던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통상 지자체 금고 유치는 수익성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며 “하반기에도 기관의 금고 운영권을 선정하는 일정이 잇달아 기다리고 있어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일러스트=정다운

인천시에 이어 오는 18일엔 수원시 금고 은행 입찰 결과가 발표된다. 수원시 금고는 기업은행이 1964년부터 58년째 맡고 있는데, 이번 입찰엔 지난해 경기도 2금고 사업자로 선정된 KB국민은행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달 말까지 선정 절차가 마무리될 서울시 산하 25개 구금고를 둘러싼 경쟁 역시 불이 붙었다. 현재 금고지기는 우리은행(1금고 18개·2금고 4개), 신한은행(1금고 5개·2금고 1개), 국민은행(1금고 2개·2금고 1개)이 나눠 맡고 있다.

1000조원 규모에 달하는 국민연금공단 주거래은행 경쟁 입찰도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2일 주거래은행 선정 관련 공고를 냈는데, 이르면 10월쯤 우선협상 대상 선정 등 최종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입찰엔 5년 전 우리은행에 금고지기를 내준 신한은행을 비롯해 국민·하나은행 등이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우리은행도 지난 7월 기관공금 고객과 연기금, 공제회 대상 영업을 총괄하는 ‘기관공금고객본부’를 신설하는 등 수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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