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시행령 개정해 '檢직접수사 범죄' 폭 늘려..검수완박 대응

김진아 입력 2022. 8. 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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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시행령 개정해 부패·경제범죄 재분류…성격 따라 해석
공직자범죄로 분류된 직권남용 등 '부패범죄'로 규정
마약 유통, 보이스피싱도 '경제범죄' 범위로 포함시켜
'중요범죄'에 무고·위증죄…검찰 고발 죄도 포함키로
모호했던 '직접관련성' 구체화…금액·신분 기준은 폐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에서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대한민국 국적증서 수여식에서 환영사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2022.08.11.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검찰의 수사권을 대폭 축소하는 일명 '검수완박법'(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시행에 대비해 법무부와 검찰이 시행령 개정을 통해 검사의 수사권 확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한다.

수사권이 유지되는 '부패·경제' 범죄의 개념 정의와 이에 해당하는 구체적 범죄들을 재분류했으며, 이외에도 검찰 수사가 열려있는 '중요 범죄'의 경우 현행 규정상 검찰 고발이 원칙인 범죄까지도 아우를 수 있도록 했다.

법무부 법령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는 1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검사의 수사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시행령 개정안을 공개하고, 오는 12일부터 29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오는 9월10일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그동안 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에 적용됐던 검찰 직접수사권은 부패·경제 범죄로 축소된다.

이에 대비해 법무부는 그동안 내부 TF팀을 구성해 하위법령 재정비를 추진해왔다. 시행령에 명시된 부패·경제 범죄의 범위를 확대해 수사권을 더욱 폭넓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부패·경제범죄 재분류…범죄 성격 따라 해석 여지

개정안은 기존의 법률 등에 정립된 부패와 경제범죄 개념에 근거해 통용 가능한 부패·경제 범죄의 정의를 규정하는 한편, 필요한 범위 내에서 중요 범죄에 한해 구체적으로 특정했다.

가령 현행 시행령상 공직자범죄로 분류된 '직권남용', ' 허위공문서작성' 등의 범죄는 개정법 시행과 함께 검찰의 수사 밖에 놓이지만, 이들 범죄가 부패 범죄의 전형적인 유형인 만큼 부패범죄로 규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같은 맥락에서 현재 선거범죄에 포함된 '매수 및 이해유도', '기부행위'도 금권선거의 대표 유형이라는 점에서 검찰은 부패범죄로 규정했다.

법무부는 시행령 개정 작업에 참고한 ▲부패재산의 몰수 및 회복에 관한 특례법(부패재산몰수법)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부패방지권익위법) ▲국제연합(UN) 부패방지협약에서 공직자의 직권남용 등을 부패범죄로 규정한 점 등을 이 같은 해석의 근거로 제시했다.

하나의 범죄가 여러 성격을 띄고 있어 2개 이상의 범죄 유형에 해당하는 경우, 기존 부패·경제 범죄에 속하지 않더라도 성격에 따라 재분류할 수 있도록 여지도 남겼다.

또 마약류 관련 범죄의 경우 현행 시행령상 '마약류 수출입 또는 수출입 목적의 소지·소유 범죄'로 제한하고 있는데, 단순 소지나 투약 등과 달리 마약류 유통의 경우 경제 범죄의 성격을 띠는 만큼 경제범죄로 규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민범죄의 전형적인 유형인 보이스피싱 등과 같은 조직범죄 역시 사안이 중대한 만큼 '경제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범죄'로 규정하고 경제범죄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법무부는 "범죄조직의 지능화, 전문화, 기업화에 따라 재개발비리, 금융 다단계, 주가조작 등 경제 영역에서의 불법행위에 가담해 대규모 범죄수익을 취하는 신종 조직범죄가 성행하고 있어 검찰의 직접수사가 필수적인 중요 범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2.07.28. photo@newsis.com


◇중요범죄 범위에 무고·위증죄…검찰 고발 죄도 포함

개정안은 경제·부패 범죄 외 검찰의 수사가 열려 있는 '대통령령으로 정한 중요 범죄'에 대해서도 구체적 대상을 명확히 했다.

앞서 지난 4월 개정법 심사 과정에서 검찰 수사가 가능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를 부패·경제 범죄 '중'에서 '등'으로 바꾸면서 이에 대한 확대 해석이 가능해진 것에 따른 조치다.

검찰은 무고·위증죄와 같이 국가질서를 위협하는 범죄의 경우 이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경찰이 불송치 결정한 사건에 대해 무고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에도 검찰 수사가 가로막힌 현행법상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 역시도 중요범죄의 유형으로 규정하기로 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검찰은 지난 2018년 검경수사권 조정 합의문 당시에도 검찰의 직접수사 영역에 무고 등이 포함됐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또 원 사건의 결정과 함께 혐의의 유무 판단이 가능한 무고죄의 성격상 통상적으로 검찰에서 인지수사를 해왔고,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 수사가 막히며 전체적인 무고 수사에 공백이 초래됐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아울러 개별 법률에서 국가기관이 검찰에 고발·수사를 의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 해당 범죄가 중요범죄에 포함된다고 봤다.

예를 들어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에서는 범죄 혐의가 인정되는 경우 이를 검찰총장에게 고발하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이 경우 검사를 고발 대상 기관으로 한정한 법률의 취지를 살리고 검사의 수사 의무를 보전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중 하나인 검찰청법 개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깃발이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2.05.02. xconfind@newsis.com


◇'직접 관련성' 구체화…경제범죄 신분·금액기준 폐지

개정안은 입법 국면에서 재차 지적됐던 '직접 관련성' 규정에 대한 보완책도 마련했다.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검찰은 경찰이 혐의를 인정한 사건에 대해서만 송치받고 있는데, 이때 '직접 관련성'을 가진 사건의 경우에만 검찰의 수사가 허용되고 있다.

이는 당초 무분별한 별건 수사를 막기 위해 도입된 개념이지만, 개념 자체가 모호하고 근거가 부족해 수사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계속돼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직접 관련성의 개념을 구체화해 수사 대상인 '범인, 범죄사실, 증거가 공통되는 경우' 검사의 수사를 허용하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

법무부는 "범인, 범죄사실 또는 증거가 공통되는 관련 사건은 기존 사건의 연장 선상에서 검사가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하되, 별건 수사 제한 조항을 활용해 검사의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는 방향으로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법무부는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 규정 시행 규칙상 신분·금액으로 경제범죄를 규정하는 내용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현행 시행규칙 상 뇌물죄의 경우 대상이 4급 이상 공무원인 경우에 한해 수사가 가능하다. 또 금액의 경우 3000만원 이상의 뇌물, 5억원 이상 사기·횡령·배임일 경우 수사가 가능한데, 이 같은 기준을 두고 경제 범죄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현행 시행규칙은 부패·경제범죄의 신분, 금액 등 요건을 합리적 근거 없이 부가해 국가적인 범죄 대응 역량의 약화를 초래했다"며 "신분, 금액 등으로 수사 개시 범위를 2중으로 제한하는 현행 시행규칙(법무부령)은 폐지하고, 검찰청법에서 위임받은 중요범죄에 관한 내용은 대통령령인 시행령에서 일원적으로 규정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ummingbir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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