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美서도 본다..윤성용 중앙박물관장 "국외 전시 협의 중"

조재현 기자 2022. 8. 11.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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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시카고박물관·메트로폴리탄과 논의
"한국실 부족한 전시품 확보 방안".."고려청자실, 대표 공간으로 조성"
윤성용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이건희 기증품'을 해외에서 전시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이른바 '이건희 컬렉션'이 이르면 2025년 미국에서도 전시될 것으로 보인다. '국외로 나아가는 박물관'을 표방하는 윤성용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다.

윤성용 관장은 11일 서울 용산구 중앙박물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건희 기증품'의 관리·활용 방안을 설명했다.

현재 중앙박물관은 기증품 중 93%에 해당하는 2만1613점을 관리하고 있다.

윤 관장은 "기증품을 얼마나 빨리 국민에게 공개하느냐가 관건인데, 연내에 각 기증품을 유물 관리 전산 시스템에 입력하는 '등록' 절차를 마칠 예정"이라며 "등록 절차가 완료되는 내년 1월부터는 'e-뮤지엄'을 통해 국민들이 손쉽게 기증품을 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 세계 주요 박물관의 한국실을 활용해 기증품을 선보이는 방안도 추진 중인데, 몇 개 박물관에서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중앙박물관 측은 현재 외국 박물관과 기증품 전시를 협의 중이다.

지난 6월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매표소 앞에서 관람객들이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故)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 입장권을 구매하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는 모습. (뉴스1 DB) 2022.6.29/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윤상덕 전시과장은 "미국 시카고박물관에서 오는 2026년 대규모 전시를 준비 중"이라며 "2025년에는 미국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에서 시카고박물관보다는 작은 규모로 전시를 꾸미려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인 전시 내용이나 물품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는 중앙박물관의 올 하반기 역점사업 중 하나인 '세계와 함께하는, 세계로 나아가는 박물관'과 연계돼 추진된다.

그간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던 한국실 지원 사업을 이관받은 중앙박물관은 올해 시카고박물관을 비롯, 북미·유럽·동남아시아의 박물관 6곳에 한국실을 신규 개설하고 특별전을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중앙박물관 측은 "'이건희 기증품'은 해외 박물관 한국실 운영에 부족한 전시품을 확보하는 훌륭한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앙박물관에서 진행 중인 '어느 수집가의 초대-고 이건희 회장 기증 1주년 기념전'에는 지금까지 18만7000여명이 다녀갔다.

이달 28일 기념전이 끝나면 하반기 국립광주박물관(10월4일~23년 1월29일)을 거쳐 내년 국립대구박물관(4월11일~7월9일), 국립청주박물관(7월25일~10월29일)에서도 '이건희 기증품' 특별전이 열린다. 해당 지역의 특성을 반영해 중앙박물관의 전시와는 차별성을 둘 예정이다.

윤 관장은 "특별전뿐 아니라 13개 소속 국립박물관에서도 '이건희 기증품'을 상설전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윤성용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뉴스1

지난 7월 중순 취임한 윤 관장은 이날 하반기 주요 업무 계획도 전했다.

우선 고려청자 전시 공간을 한국 문화의 아름다움을 대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한다.

윤 관장은 "현재 박물관의 전체 소장품 40여만점 중 4분의 1가량이 도자기고, 이 가운데 우리 문화를 대표하는 수준 높은 청자 유물이 많다"며 "청자 전시 공간을 지난해 공개한 '사유의 방'에 버금가는 박물관의 명소로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유물뿐만 아니라 해외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도 꾸준히 연다.

오는 10월에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기념해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을 개막한다.

전시품 중엔 대한제국 고종 황제가 오스트리아 황제 프란츠 요제프 1세에게 선물한 조선 투구와 갑옷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6월에는 세계도자실을 잇는 후속 전시실로 '그리스·로마실'을 개관할 예정이다.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 계층이 박물관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장애인 특화 교육 공간도 연말까지 만든다. 상설전시관 내 점자 전시해설서와 안내판을 마련하고 촉각전시품도 확대한다.

윤 관장은 "박물관이 차별 없이 누구나 다 관람할 수 있고, 감동을 줄 수 있는 장소가 됐으면 한다"며 "국내만 머물지 않고 국외로 나아가는 중앙박물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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