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대' 체험 동물원 넘어갈 위기, 침팬지 광복·관순이 '반출 철회'

김지숙 2022. 8. 11.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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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침팬지를 인도네시아 체험동물원으로 반출하려던 서울대공원의 계획이 취소됐다.

11일 서울대공원과 동물단체들에 따르면, 서울대공원은 침팬지 광복이, 관순이를 인도네시아의 체험동물원 '따만 사파리'로 반출하려는 계획을 철회했다.

서울대공원은 또한 침팬지 광복이 관순이의 반출처는 현재 서울동물원이 가입되어 있는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의 침팬지 종복원프로그램(SSP) 기준에 부합하는 곳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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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멀피플]
'비판 여론' 의식 동물중개업체가 계약철회 요청
서울대공원 "반출입 가이드라인 정비뒤 새 계획"
침팬지 관순이는 새끼 때 인공포육 중인 모습이 2013~2014년 여러 차례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방송돼 사랑을 받았다. 티브이 화면 갈무리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침팬지를 인도네시아 체험동물원으로 반출하려던 서울대공원의 계획이 취소됐다.

11일 서울대공원과 동물단체들에 따르면, 서울대공원은 침팬지 광복이, 관순이를 인도네시아의 체험동물원 ‘따만 사파리’로 반출하려는 계획을 철회했다. 주된 사유는 침팬지의 이송을 중개한 동물중개업체가 지난 2019년 맺은 동물교환계약을 포기하겠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김세곤 서울동물원 동물기획과장은 “중개업체와는 2019년 5월 계약을 맺은 뒤 검역을 진행해 왔는데 코로나19 영향으로 인도네시아 쪽 검역 절차가 복잡하고 까다로웠다. 일정이 계속 지연되고 언제 이송할 수 있을지 모르니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내적으로 여론이 좋지 않으니 업체가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침팬지 광복이, 관순이의 반출은 지난 3월 서울대공원이 국제 인증을 위반한 채 멸종위기종인 침팬지를 반출하려고 한다는 한국일보의 보도 를 통해 처음 알려졌다. 이후 서울대공원은 동물 반입·출입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동물 중개업체를 낀 동물거래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광복이 관순이의 반출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됐다.

14일 동물단체와 ‘침팬지 광복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대공원 침팬지 광복·관순이의 체험 동물원 반출 중단을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어웨어 제공

그러나 어린 시절 인기 예능프로그램인 ‘TV 동물농장’에 출연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던 관순이가 외국의 체험동물원으로 옮겨진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의 반대 여론이 일었다. 지난 5월부터는 시민들이 직접 ‘침팬지 광복 관순이를 사랑하는 시민들’을 꾸려 서울대공원과 서울시청 앞에서 매주 반출 반대 집회를 벌이며 침팬지들의 현실을 알리기 시작했다.

서울시의원까지 본회의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침팬지 반출을 재검토 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이후에도 서울대공원은 유튜브 채널 ‘오세훈TV’를 통해 침팬지 반출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이번 동물중개업체의 계약파기 요청으로 결국 반출 계획이 무산된 것이다.

그동안 광복이 관순이의 반출을 반대해왔던 동물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단체들은 “종보전과 동물복지를 이유로 반출하려던 계획이 철회된 것은 번식용으로 수출될 뻔했던 두 마리 침팬지들에게, 그리고 기준 없이 거래 대상이 될 운명에 처했던 수많은 동물원 동물들에게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대공원은 시민들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침팬지 광복이 관순이의 반출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오세훈TV 갈무리

그러면서 “서울대공원은 처음부터 동물복지를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계약임을 많은 사람들이 지적했음에도 쟁점을 피하려고만 했다. 서울시장까지 자신의 유튜브에 출연해 보전과 관계없는 증식을 의인화하여 ‘시집, 장가’로 포장하면서 반출을 정당화 할일이 아니었다”고 꼬집었다.

서울대공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시민, 동물단체와 협력해 논의기구를 만들고 ‘동물반출지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세곤 과장은 “2019년 계약 당시와 다르게 현재는 시민들의 동물복지 인식이 많이 향상됐다. 동물원도 이러한 눈높이에 맞춰 시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복지를 갖춘 사육시설로 광복이 관순이를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서울동물원에 있는 동안만이라도 사육환경, 먹이, 동물행동풍부화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대공원은 또한 침팬지 광복이 관순이의 반출처는 현재 서울동물원이 가입되어 있는 미국동물원수족관협회(AZA)의 침팬지 종복원프로그램(SSP) 기준에 부합하는 곳으로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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