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주원 "촬영후 본 목욕탕 액션에 탄성.. 해낼 수 있다 확신"

이태훈 기자 입력 2022. 8. 11. 12:56 수정 2022. 8. 12.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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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톱10 비영어 영화 1위 '카터' 주연 배우 화상 인터뷰
/넷플릭스

“감독님이 촬영 때 완성된 장면을 잘 보여주지 않았어요. 근데 하루는 도입부의 목욕탕 액션 장면을 보여주셨거든요. 그 때 모두 한꺼번에 ‘이야!’ 소리 질렀어요. ‘우리가 그렇게 고생하며 찍었던 그림이 이렇게 완성되는구나’, ‘이거 해낼 수 있겠다’ 그렇게 한마음이 됐던 것 같아요.”

한국 제작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카터’의 주연 배우 주원(34)이 웃으며 말했다. 시종일관 무표정하게 끊임없이 뛰고 쏘고 찌르고 꺾던 액션 히어로 ‘카터’는 온데간데 없이, 11일 오전 화상 기자간담회로 만난 그의 얼굴엔 예전처럼 사람 좋은 미소가 한 가득이었다.

이 영화 도입부에 약 20여 분 이어지는 목욕탕 격투 액션 장면은 특히 보는 사람들의 호불호가 갈렸다. 개성적인 앵글과 카메라 움직임에 높은 점수를 주기도 했지만, 맥락없이 전시되는 사람들의 벗은 몸과 지나친 잔혹성에 비판적 반응도 많았다. 하지만 주원은 “모두가 해냈다는 성취감, 다른 장면도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다진 순간이었다”고 했다.

굳이 끈팬티를 입고 액션을 해야 했느냐는 지적도 나왔다. 주원은 “카터는 처음 깨어났을 때 아무 기억이 없고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 있는 건지 아무것도 모른다. 게다가 알몸이다. 그 상태에서 오는 감정이 어느 정도 카터를 움직이게 하는 힘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남자들은 군대에 가면 처음 단체로 발가벗고 샤워를 할 때 느끼죠. 내가 군대에 왔구나. 복종해야 한다, 따라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해요. 카터도 그런 기분 아니었을까요. 발가벗겨진 몸은 유일하게 들려오는 목소리를 따라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힘이었고, 처음부터 카터를 상황 속으로 몰아넣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그의 목표는 “카터를 최대한 단순하게 만드는 것”이었다. “내면이 아무리 복잡하더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이어서 찍은 듯한 원테이크(one take) 스타일의 극 속에서는 최대한 단순하게 표현해야 잠깐 카메라가 머물 때 감정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그 장면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감정만 표현하자고, 단순하고 1차원적으로 연기하자고 생각했지요.”

동시에 카터가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든든한 남자”로 보였으면 했다. “촬영하면서 내가 실제 이 상황이라면 어떨까 생각했죠. 이 악물고 버텨낸다면 카터처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몰입했어요. 가장 든든하고, 뭐든 다 견디고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남자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주원은 “컴퓨터그래픽(CG)이 너무 많다는 얘기도 있는데, 고생하며 실제 맨몸으로 찍은 장면까지 CG라고 할 땐 좀 억울하더라”며 웃었다. “물론 CG도 많지만 되도록이면 실사로 찍으려고 노력한 작품이에요. 정말 많은 공을 들이고 많은 이들이 고생했고요.” 그는 “배우로서 쉬운 선택을 하지 않으려 노력해 왔던 것,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고도 했다.

“모든 게 평범하지 않은 시대잖아요. 현장에서 감독님은 늘 ‘조금 더, 조금 더’ 하시며 어려운 촬영을 주문했어요. ‘이것도 어려운데 저렇게 찍는다고?’ 싶어서 ‘멘붕’이 올 때도 있었지만 결과물을 보면 우리가 시도한 새로운 앵글과 촬영에 자부심을 갖게 됩니다. 앞으로 다른 작품들이 따라올 것 같은, 그래서 일종의 선구자가 된 것 같다는 생각도 하게 돼요.” 주원은 “감독도 나도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 또 우리 스스로 아쉬운 걸 충분히 알고 있다”며 “그래서 후속작을 찍는다면 정말 더 잘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더 기대가 된다”고 했다.

지난 5일 공개된 ‘카터’는 8월 1~7일 일주일간의 전세계 시청시간을 공식집계한 넷플릭스 톱10 차트에서 2730만 시간을 기록, 단 사흘간의 누적 시청시간만으로 한 주 시청시간을 모두 더한 다른 작품들을 제치고 비영어 영화 부문 1위에 올랐다. 영어 영화를 통틀어 살펴 봐도 1위 ‘퍼플 하트’(1억259만 시간), 2위 ‘그레이 맨’(3890만 시간)을 잇는 3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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