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서울만 반지하 20만..주거 빈곤 틀에서 고민해야"

YTN 입력 2022. 8. 11. 12:49 수정 2022. 8. 1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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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박상연 앵커

■ 출연 : 최은영 / 한국도시연구소 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이슈'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수도권에 내린 폭우로 반지하에 살던 일가족이 숨지면서 우리가 사는 '집'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곧장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앞으로는 반지하를 주거용으로 허가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이 대책까지 전문가와 함께 이 문제 풀어보겠습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나오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저희가 신림동의 일가족 사고를주로 전해 드리고는 있지만 상도동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더라고요. 아마 이 문제를 많이 연구하셨기 때문에 좀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최은영]

기초생활수급자분들께서 계속 이런 화재나 수해로 돌아가시는 일이 계속되고 있어서 이것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런 죽음, 지금 주거권이라는 게 생명권하고 같다는 걸 계속 보여주고 있는데도 우리 사회가 이에 대해서 대응을 잘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강하게 듭니다.

[앵커]

많이 안타까운 상황인데 우리나라에 반지하가 유독 많다고 하더라고요. 이건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최은영]

일단은 1970년에 북한과의 대치가 굉장히 심한 상황에서 방공호를 의무화했거든요. 그때 당시에 지하를 주거용으로 의무화한 건 아니었는데 결국 서울로 몰려드는, 도시에 몰려드는 도시빈민들이 주거공간이 부족하다 보니까 지하를 주거용으로 살면서 많아진 거죠.

[앵커]

당연한 얘기이기는 하겠습니다마는 사람이 사는 용도로는 적합하지 않은 거죠?

[최은영]

살아보신 경험이 있는 분들은 다 아실 텐데 햇빛도 안 들고 습하고 벌레도 많고 쥐, 이런 문제들도 있고 그다음에 이렇게 침수 피해에 취약한 게 무엇보다도 가장 큰 문제라고 하겠습니다.

[앵커]

이게 다른 나라에도 이런 형태의 거주시설이 있기는 한 거죠?

[최은영]

있지만 거의 없고 저는 주로 보는 건 아주 옛날 사진들입니다. 20세기 초반의 독일, 그런 옛날 사진이지 우리나라처럼 사실은 잘 눈여겨서 안 봐서 그렇지 우리는 너무너무 많은 반지하가 있거든요. 서울 같은 경우에는 강남, 어디를 가도 있는 형태인데 눈에 잘 안 띌 뿐인데 다른 나라에 비해서 굉장히 많은 상황입니다.

[앵커]

저희가 경제대국 선진국 이런 얘기를 많이 합니다마는 그 이면에는 이런 부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결국 이제 주거 빈곤 문제로 이어지는 것 같은데 이 말이 사실 추상적으로는 이해가 되는데 확실하게 개념이 잡히지는 않습니다. 설명을 좀 해 주시겠습니까?

[최은영]

최저 주거 기준이라고 주거기본법에 정해져 있는 기준이 있습니다. 면적이나 시설, 그다음에 방의 개수로 돼 있는 기준이 있고. 그런데 이건 주택에 대해서만 규율을 하기 때문에 이렇게 반지하처럼 지하나 옥상 같은 걸 포함하고 있지 않고요.

그리고 또 특히나 고시원처럼 주택 외의 거처를 포함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이거를 좀 포괄해서 주거빈곤이라는 개념으로 보는 거죠. 이게 필요한 건 이런 정책적인 함의 때문인데 우리가 고시원에서 화재가 나면 고시원 대책을 마련하고 지하에서 수마로 사람이 생명을 잃으면 지하 대책을 하고 이렇게 하지 않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틀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지하가 줄어들 때는 고시원이 늘어나거든요.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좀 종합적으로 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주거빈곤이라는 틀로 보고 있습니다.

[앵커]

아마 모르시는 분들 있어서 이거 하나만 확인하겠습니다. 최저주거기준이라는 게 법에 정해져 있는 거죠?

[최은영]

주거기본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주거기본법에 위임을 해 놨고 국토부 장관이 시행령으로 공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1인 가구 같은 경우에는 14제곱미터입니다.

[앵커]

소장님께서 보시기에 최저 주거기준과 주택 외 거처 그리고 반지하, 옥상 이것까지 다 포함해야 된다고 보시는 거죠?

[최은영]

그렇습니다. 이런 것들을 사실 UN이나 외국에서 비적정 거처라고 해서 대책을 마련하라고 하고 있고요. 아까 제가 독일이나 미국의 옛날 집들에 관해서 이런 것들을 비적정거처라고 하고 해결하는 역사가 굉장히 길어요. 100년 이상 됐는데 우리는 사실 급하게 산업화가 되고 선진국으로 진입하다 보니까 이런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좀 뒤에 두고 온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어떤 대책이 더 필요할지 잠시 뒤에 더 짚어보도록 하고요. 서울의 주거빈곤 비율이 어느 정도나 되는 겁니까?

[최은영]

2015년 기준만 가장 최근 자료인데 18.8%로 거의 20% 정도 되니까 다섯 가구 중의 한 가구는 면적이 너무 좁은 집에 살거나 아니면 지하, 옥상에 살거나 고시원 같은 데서 살고 계시는데 고시원에 사시는 가구가 20만 가구이고 지하가 20만 가구 이 정도 됩니다.

[앵커]

이게 줄어서 이 정도인 거죠?

[최은영]

그렇죠. 굉장히 오랫동안 줄어서.

[앵커]

거의 20%에 육박하고 있는데, 서울 같은 경우에. 이렇게 서울 비율이 높은 이유가 있을까요?

[최은영]

서울의 주거비가 높고 그리고 면적의 문제가 심각하거든요. 그러니까 굉장히 좁게 사는 가구가 많은데 이 문제는 화장실이나 욕실 같은 문제보다 훨씬 더 해결하기가 어려운 거죠. 그러니까 추가적인 주거공간이 필요한 일이니까.

그래서 다른 시도 같은 경우에 경북도 굉장히 주거빈곤 문제가 심각했는데 화장실, 욕실을 재래식에서 수세식으로 고치고 이런 개조는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에 면적이 좁은 곳에 사는 우리 고시원이나 쪽방이나 굉장히 좁은 곳에 사시는 분들은 넓게 하는 건 상대적으로 굉장히 많은 자원이 투입되는 것이기 때문에 개선이 어렵죠. 그러다 보니까 2010년부터 경제대국의 수도 서울이 주거빈곤 비율이 가장 높은 걸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2015년, 2016년, 2020년.

[앵커]

갑자기 생각나서요. 최저 주거 기준이 저도 이걸 자료를 보면서 알았는데 평수가 높지가 않더라고요. 어떻게 됩니까, 4인 기준으로.

[최은영]

1인 가구는 14이고 2인이 26, 4인 가구는 43제곱미터입니다.

[앵커]

43제곱미터면 10평 갓 넘는 면적인 거죠?

[최은영]

그렇습니다. 면적보다 제가 보기에 더 심각한 문제는 최저주거기준이 강행규정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켜도 그만이고 안 지켜도 그만인 것이지 법에 정해져 있기는 하지만 이게 사실 어떻게 작동하는 것인지에 관해서 강행규정이 아니거든요. 다른 나라들은 강행 규정입니다, 이런 것들이.

[앵커]

우리도 그럼 강행이 돼야 하는 것이죠?

[최은영]

강행이고 누군가는 나가서 봐야 되는 것이죠. 이런 반지하가 너무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집에 관해서 그렇게 실태를 어떻게 파악하겠습니까? 사람이 나가봐야죠. 그래서 주거 감독관 같은 제도들은 다른 나라들은 가지고 있습니다.

[앵커]

주택이라는 개념을 일단 조금 더 확대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서울에서만 20만 명 넘는 아이들이 주거빈곤으로 분류가 되는 것 같더라고요. 아이들은 특히 더 중요하지 않습니까, 사는 곳이?

[최은영]

그렇죠. 이번 관악구에도 초등학교 6학년 아동이 포함되어 있어서 더 가슴이 아픈데요. 서울에만 23만 명이 이런 주거 빈곤상태에 살고 있습니다. 고시원, 쪽방, 여관, 여인숙 그리고 좁은 집, 화장실과 시설, 욕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집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 서울에서만 23만 명이나 됩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부터 대책을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저희가 준비한 그래픽이 있는데요. 함께 보면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서울시가 어제 발표한 대책입니다.

간단하게 요약을 해 보자면 앞으로 지하나 반지하는 주거용으로 허가를 하지 않는다는 거고 지금 있는 반지하는 최대 20년에 걸쳐서 없애고 기존 세입자에게는 공공주택 입주를 지원한다라는 그런 내용입니다. 이 대책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최은영]

일단은 너무 새로운 내용이 없다고 판단합니다. 2010년, 2011년에 서울에 홍수가 났을 때도 이런 대책이 발표가 되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건축법에 침수 피해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건축위원회의 허가를 통해서 그 집을 신규로는 못 짓게 할 수 있는데요.

그런 대책이 이미 발표된 바 있는데 그런데 문제는 이런 주거정책과 관련해서 항상 문제가 되는 건 아까 독일이나 미국의 사례도 말씀드렸지만 기존 주택을 어떻게 할 것인가거든요. 이미 있는 집들, 그러니까 지금 앞으로 잘할게, 앞으로 짓는 집을 지하로 못 짓게 하는 문제로는 기존에 있는, 우리가 지금 수해 피해를 입는 가구에 대한 대책이 다 되지 않지 않습니까?

그런 점에서 좀 대책이 되기 힘들다고 보고 그리고 특히 지하가 20만 가구이고 고시원이 20만 가구인데 이게 20만 가구라는 것의 무거움을 좀 정책당국에서 고민을 하셔야 되는데 강남구 전체 가구 수가 20만 가구 정도 되거든요.

종로, 중구, 용산구 다하면 20만 가구가 조금 넘습니다. 얼마나 많은 대책이 필요하겠습니까? 그런데 그런 사회적인 차원이 투입될 준비를 하고 대책이 마련되고 있다고 보지는 않고요. 그렇다면 결국 기존에 문제가 발생하면 또 앞으로 잘할게라는 것들이 반복될 우려가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말씀해 주신 것처럼 지금 반지하나 지하에 살고 계신 분들을 어디로 이동을 시켜드릴 거냐 하는 문제가 많이 걱정이 되는데 이게 반지하가 좋아서 가는 게 아니라 경제적인 여력이 안 되기 때문에 가는 거잖아요. 그만큼 지원이 많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최은영]

그렇습니다. 반지하가 열악한 것들은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고 사실 반지하는 수도권 현상이거든요. 서울과 수도권에 96%가 몰려 있는데 다른 시도에는 차마 반지하까지 살지는 않으시는 겁니다. 이럴 정도로 열악함에도 주거비 부담 때문에 감수하시고 사시는 건데 반지하는 정책적으로 좀 어렵기는 합니다. 왜냐하면 세입자 가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실주거용 목적으로 지금 관악구에서도 그랬던 것 같은데 자가 가구들이 더 많거든요.

[앵커]

그걸 매입해서 사는.

[최은영]

실거주 목적으로. 왜냐하면 아파트에 비해서 이런 빌라 같은 게 반 정도 싸고 그다음에 지하로 가면 또 반이 싸니까. 그래서 열악하기는 하지만 주거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세입자가 얼마나 주거가 불안정합니까, 우리 사회에서. 그렇지 않고 살 수 있다는 부분 때문에 선택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이 대책을 세우는 것은 좀 더 입체적으로 다뤄져야 되는데 그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앵커]

좀 더 입체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앞서 말씀해 주신 건축법 보면 상습침수가 우려되면 허가하지 않을 수 있는 법이 아직 있기는 한 거잖아요. 이걸 어떻게 더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보시는 건가요?

[최은영]

그러니까 저는 사실 건축법을 이미 있는 것을 더 강하게 하자라는 것은 대책이 되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이미 주차장법 같은 것들이 강화돼 있어서 신규 주택은 지하를 짓는 경우가 많이 없거든요. 그런 점에서 앞으로 짓는 걸 잘하는 것은 기존 건축법을 가지고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서 가능한 것이기 때문에 그게 핵심적인 대책은 아니라고 보고 그러면 20만 가구나 되는 지하, 고시원 가구, 이 비적정가구에 대한 이주대책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 공공임대주택, 주거비 지원. 이런 정책들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적이라고 봅니다.

[앵커]

아무래도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할 것 같은데 소장님께서 혹시 그런 대안을 좀 제안하시거나 계획하고 계신 게 있으십니까?

[최은영]

저는 이게 저뿐 아니라 UN 같은 곳에서도 이런 열악한 주거 문제를 2030까지는 해결하자, 10년 계획을 세우고. 이런 얘기들을 계속해 오고 있어서 지금 서울시 발표는 한 20년이잖아요. 이건 좀 너무 늦는 거고 한 10년 정도의 계획을 세우고 그러니까 아주 급한 분들도 계십니다. 이렇게 침수가 되는 곳들. 제가 굉장히 안타까운 것 중 하나는 자동차가 침수되면 그 차가 다시 팔릴까 봐 우려하시잖아요. 그런데 이 지하 침수된 주택은 회복이 잘 안 됩니다,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몇 년 있다가 가봐도 바닥이 젖어 있거든요.

그래서 이 침수주택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당장 급한 것은 급한 것대로 하고 그리고 5년, 10년 중장기, 단기 이렇게 계획을 나눠서 공공임대주택 공급, 주거비 지원. 그다음에 자가로 사시는 분들에 대해서는 그걸 개발해야 될 것은 개발하고, 아주 소수겠지만. 그런데 그런 것들을 또 무작위하게 개발을 하면 지하를 없애면 고시원이 늘어나요.

이런 문제를 다 같이 종합적으로 고민을 해서 그러니까 주거빈곤이라는 틀에서 고민해야 되는 거죠. 자꾸 고시원 화재나면 고시원 대책 만들고 지하가 문제가 생기면 지하 대책 만들고 이러지 말고 비적정주거라고 UN에서 규정을 하는데 이렇게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는 종합적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정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해 주시죠.

[최은영]

기생충으로 화제가 되었을 때 전 세계에서 우리 사회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을 때 대책을 이미 만들었어야 하는데 그때 정부가 조사를 하고 대책을 만들겠다고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거든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이렇게 소중한 생명을 많이 잃은 상황에서는 정말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 주셨으면 합니다.

[앵커]

꼭 그런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소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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