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축" "원쑤" "너절한 것들"..김여정, 코로나 남측서 유입됐다며 맹비난

손덕호 기자 입력 2022. 8. 11. 12:40 수정 2022. 8. 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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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국난, 적들의 반공화국 대결 광증이 초래"
"남조선 것들, 삐라와 화폐, 너절한 소책자,
물건짝들 들이미는 놀음 하고 있는 것 매우 우려"
4월 25일 대규모 열병식 후 전국에 코로나 확산
김정은 정권 책임 남측에 돌리려는 듯

“귀축(鬼畜·귀신과 짐승)”, “원쑤(원수)” “너절한 것들” “불멸의 주적”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0일 남측을 겨냥해서 쏟아낸 비난 표현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한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공개한 지 세 달 만인 이날 ‘코로나 방역전’에서 승리했다고 선포한 날, 코로나 바이러스가 남측에서 날라온 대북전단으로 유입됐다면서 한 말이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0일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서 공개 연설을 통해 남측에 의해 코로나19가 북에 유입됐다고 주장하며 강력한 보복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위협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김정은은 이날 평양에서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 토론자로 나서 “우리가 이번에 겪은 국난은 명백히 세계적인 보건위기를 기화로 우리 국가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반공화국 대결 광증이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김여정은 코로나 바이러스 유입 경로로 탈북민 단체가 날려보낸 대북전단을 지목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0년 “광대놀음을 저지할 법이라도 만들라”는 김여정의 호통에 일명 ‘대북전단 금지법’(개정 남북관계발전법)을 당시 야당의 반대 속에 국회에서 강행처리하고,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해 왔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 당선 후 탈북민 단체는 대북전단 살포를 재개했다. 북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후에는 의약품이 부족한 북한 주민들을 위해 전단지 대신 타이레놀과 마스크를 대형 풍선에 실어 북쪽으로 날려보냈다.

김여정은 남측을 향해 “우리 국가의 생존, 우리 인민의 생명을 노리며 칼을 벼리는 원쑤가 매일 매 시각 바로 우리 눈앞에서 책동하고 있다”며 “그 비렬하고 악랄한 수법에는 한계가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이번에 겪은 국난은 명백히 세계적인 보건위기를 기화로 우리 국가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반공화국 대결 광증이 초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가 지난 6월 5일 경기 포천에서 북한으로 타이레놀 등 코로나19 감염자를 위한 의약품을 대형 풍선에 실어 북쪽으로 날려보냈다. /자유북한운동연합 제공

그러면서 대북전단을 문제삼았다. 김여정은 “현 괴뢰정권(윤석열 정권)은 2020년에 우리가 북남(남북)공동련락사무소까지 통채로 날려보내면서 초강경으로 대응하는데 질겁하여 당시 괴뢰정부(문재인 정권)가 걷어들였던 삐라(대북전단) 살포기구를 인간추물(탈북민 단체)들에게 되돌려주었다”면서 “형식적으로나마 제정하였던 ‘대북삐라살포금지법’을 페기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고 했다.

김여정은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람들이 비루스(바이러스)로 오염된 식품이나 물품, 물체표면이나 포장지를 만진 후 눈과 코, 입을 만질 때 감염될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며 “남조선(한국) 것들이 삐라와 화페, 너절한 소책자, 물건짝들을 우리 지역에 들이미는 놀음을 하고 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전선 가까운 지역이 초기 발생지라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남조선 것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며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비루스(코로나 바이러스) 류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항일빨치산' 창설 90주년(4·25) 기념 열병식에 참가했던 평양 청년들을 격려하며 5월 1일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그 뒤 김여정은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는”이는 명백한 반인륜적인 범죄”라며 “문제는 괴뢰들이 지금도 계속 삐라와 너절한 물건짝들을 들이밀고 있다는 데 있다”고 했다. 또 “이 나라 수백만 부모들에게 끝끝내 불안과 고통을 들씌운 주범이 바로 남쪽에 사는 귀축 같은 너절한 것들”이라며 “우리 인민들은 그때를 생각하며 원쑤들에 대한 솟구치는 분노로 치를 떨고있으며 복수의 주먹을 억세게 틀어쥐고 있다”고 했다.

대북전단 살포 중단을 남측에 요구하기도 했다. 김여정은 “만약 적들이 우리 공화국에 비루스가 류입될 수 있는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 행하는 경우 우리는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 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이 코로나 발생 원인을 남측으로 돌리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 코로나를 전국에 확산시켰다는 비판 여론을 무마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 4월 2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벌였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의 소식통을 인용해 열병식에 참가한 군인들에게 지급한 중국산 식품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됐으며, 평양에 모였던 군인들이 지방으로 복귀하면서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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