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특별히 선택한 것은 잘난 자들이 아니다

한겨레 2022. 8. 11.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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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는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가복음 14장36절)라고 기도하셨다.

기도는 자신의 '육체적 욕망'(거짓 나)을 충족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텅 빈 마음으로 모든 것을 하나님의 손(참나, One)에 완전히 맡겨서 복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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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심정] 구자만의 종교회통]

사진 픽사베이

순복(順服·헌신)은 불행을 벗어나 영생의 삶으로 인도한다

예수는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가복음 14장36절)라고 기도하셨다. 이러한 기도는 ‘당신이 모든 것입니다’의 의미인 완전한 순복(헌신)이며, 스스로 진리가 되었을 때 이루어지는 ‘텅 빈 마음의 상태’(무위자연·無爲自然)로서 진정한 평안이다. 하나(One)인 진리에서 나오는 완전한 순복 즉 헌신(신뢰)이 이루어지려면 선과 악, 희(喜)와 비(悲), 이익과 손해의 이원성(ego)을 벗어나야 한다. 기도는 자신의 ‘육체적 욕망’(거짓 나)을 충족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텅 빈 마음으로 모든 것을 하나님의 손(참나, One)에 완전히 맡겨서 복종하는 것이다. 따라서 분별에 의한 욕망은 선악과를 먹고 에덴에서 추방된 결과와 같이 고통(속박)을 초래한다.

우리는 집착이 사라진 무심이 되어 전체로서 하나(One)인 하나님 나라가 이미 임재하고 있으며, 구원을 받은 사실을 자각할 수 있도록 기도하여야 한다(마태복음 6장10절). 이러한 ‘하나 됨’(One)은 시공을 초월하여 있음과 없음이 각각 별개의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이 없는 것이며, 없는 것이 있는 것’으로 모든 차별이 소멸된 경지이다. 따라서 무한한 능력의 하나님(부처님)은 ‘조화롭게 하는 더 큰 힘’이고, 인간은 단지 도구에 지나지 않으므로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복은 고통과 불행에서 벗어난다. 이러한 경지가 개체적인 삶(ego)에서 나타나는 괴로움과 죽음의 자연현상을 초월한 보편적인 영생의 삶(One)이다.

우리가 주관과 객관으로 나누는 에고(ego·거짓 나)로서 취하고 있는 물질적 요소와 정신적 요소 즉 오온(五蘊,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이 모든 괴로움의 근원이다.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참나, 요한복음 1장13절)들은 허상인 이원성의 거짓 나(ego)를 제거하고 실상인 비이원성의 참나(영·靈)를 발견하여, 죄(무·無知)와 고통이라는 것은 본래 없다는 것을 알게 된 자이다. 이들은 차별이 평등이며 모순이 조화인 아름다운 ‘본래적 상태인 하나님 나라’(One)를 체험하였다(범성일여·凡聖一如). 또한 그동안 종이 위에 인쇄된 글자(ego)들은 읽었지만, 그 전체배경인 종이 즉 조화 속에 있는 하나(One)의 진리를 도외시한 것을 자각한 것이다.

장자는 눈앞에 보이는 차이만 알고 결과가 같은 것을 모르는 어리석음을 비유한 ‘원숭이의 비유’인 조삼모사(朝三暮四)를 통해 주객은 하나(One)이므로 자연과의 조화 속에 어울려 같이 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불경에서 진리(One)인 법신(法身)은 평등하여 모든 곳에 두루 편재하고, 의식적인 노력이 없기 때문에 자연(自然)이라 하며, 중생심에 때(ego)가 없으면 나타난다(대승기신론). 노자는 하나(One)의 진리를 “날카로움을 무디게 하고, 얽힌 것을 풀며, 그 빛을 부드럽게 하여 그 티끌과도 함께한다”(도덕경 4장)고 하였다. 마찬가지로 바울도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비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을 택하셨으니 곧 잘난 것들을 없애시려고 아무것도 아닌 것들을 택하셨다”(고린도전서 1장28절)고 하였다.

글 구자만/개신교 장로·신학 박사·신흥지앤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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