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살지 막막해요"..침수피해 반지하 거주 82살 기초수급자

이우성 2022. 8. 1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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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박스를 주워 내다 팔아서 먹고사는데 밥솥이고 냉장고, TV고 죄다 못쓰게 됐어.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제발 도와주세요."

경기 광주시 경안동 2층짜리 다세대주택의 반지하에 사는 김순이(82) 할머니는 지난 8일 밤 수도권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 당시 손쓸 겨를도 없이 집안으로 들이닥친 빗물에 침수 피해를 봤다.

이번 폭우로 김 할머니 집을 포함해 인근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사는 20가구(45명)가 침수 피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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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박스 주워 생계에 보태..부양가족 없어 도움 손길 절실
할머니 포함 경기 광주시 경안동 다세대 반지하 20가구 피해

(경기 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종이박스를 주워 내다 팔아서 먹고사는데 밥솥이고 냉장고, TV고 죄다 못쓰게 됐어. 어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 제발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경기 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지난 8일부터 수도권을 강타한 폭우로 경기 광주시 경안동 2층짜리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사는 김순이(82) 할머니가 침수 피해로 못쓰게 된 가전제품 들을 보여주고 있다. 2022.8.11. gaonnri@yna.co.kr

경기 광주시 경안동 2층짜리 다세대주택의 반지하에 사는 김순이(82) 할머니는 지난 8일 밤 수도권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 당시 손쓸 겨를도 없이 집안으로 들이닥친 빗물에 침수 피해를 봤다.

반지하 집 현관이 바로 앞 골목길보다 1m가량 낮아 빗물이 집안으로 순식간에 밀려 들어와 피해가 컸다.

11일 오전 찾아간 할머니 집안에서는 할머니와 함께 적십자사 회원 1명이 젖은 장판을 쓸거나 걷어내고, 변질 우려가 있는 냉장고 안 음식들을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물을 흠뻑 머금은 가재도구는 집 밖에 꺼내 말리거나 내다 버리고, TV 서랍장과 장롱문은 열어 말리고 있었다.

김 할머니는 노령연금을 포함해 매달 83만원의 생계비를 지원받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다.

구부러진 허리에 양손에는 관절염까지 있어 거동이 불편한데도 매일 종이박스를 주워 팔아 생계에 보태왔다.

"하루에 2천원도 벌고 운 좋으면 1만원도 벌어…근데 어떡해 전기밥솥도 냉장고도 죄다 못 쓰게 돼 밥은 어떻게 해 먹을지 걱정이야. 오늘 아침은 이웃집이 죽을 쒀줘 겨우 한술 떴는데…"

김 할머니는 "사업하다 사기를 당해 형편이 어려워졌는데 그러다 보니 결혼도 못 했고 자식도 없다"며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제발 밥이라도 먹고 살게 중고 냉장고라도 넣어달라"고 상황을 살펴 보러온 동사무소 직원에게 호소했다.

김순이 할머니의 반지하 집 입구 (경기 광주=연합뉴스) 이우성 기자 = 8일부터 수도권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우로 경기 광주시 경안동 2층짜리 다세대주택에서 반지하에 사는 김순이(82) 할머니는 속수무책으로 들이닥친 빗물에 침수피해를 봤다. 집 입구가 골목길 지대보다 1m가량 낮아 피해가 더 컸다. gaonnri@yna.co.kr

젖은 가재도구를 함께 치우던 적십자사 회원 강순옥(68) 씨는 "앞집에 사는 고모 집에 왔다가 할머니 사정을 듣고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이틀째 도와드리고 있다"며 "쌀도 젖었고,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도 상해 모두 버려야 하는데 '다 먹을 수 있다'고 고집을 부리신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폭우로 김 할머니 집을 포함해 인근 다세대주택 반지하에 사는 20가구(45명)가 침수 피해를 봤다.

경안동사무소 이병길 팀장은 "재난기금으로 최대 200만원 한도에서 지원해도 도배, 장판 교체 정도가 가능할 텐데 절차가 있어 지원받으려면 한 달가량 걸린다"며 "부양의무자가 없는 할머니는 사정이 딱해 자원봉사센터 연계 등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많은 연세에 거동도 불편한데 자식도 없어 더 안타깝다"며 "당장 쌀 등은 지원하려고 한다"고 했다.

지난 8일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광주시에는 평균 639.5㎜의 폭우가 쏟아졌으며, 8∼9일 이틀 사이에만 430㎜ 이상의 비가 내렸다.

침수 피해를 본 김순이 할머니의 냉장고 안 음식들 [촬영 이우성]

gaonnu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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