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시중에 풀린 돈 12兆..금리인상에 증가폭 둔화

시중 유동성 3개월 연속 증가
6월 M2 잔액 3700조 돌파
예적금에 자금 몰리는 역(逆)머니무브 지속

올해 6월 시중에 풀린 돈이 12조원 늘면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가계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정기예적금 등으로 옮겨가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되면서 시중 유동성이 불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대출규제와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증가폭은 전월보다 둔화된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2년 6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6월 시중통화량 평균잔액은 광의통화(M2) 기준 3709조3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원(0.3%) 늘었다. 시중 유동성이 3개월 연속 늘면서 M2 잔액이 처음으로 3700조원을 돌파했지만, 증가폭은 전월의 29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평잔·원계열) 증가율도 8.8%로 전월(9.3%)보다 둔화됐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중자금이 위험자산에서 이탈해 정기예적금으로 몰리는 현상이 이어지면서 6월까지 M2가 증가세를 이어갔다”며 “다만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상승해 이자 부담이 커진 데다, 정부의 대출규제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M2 증가폭은 이전보다 둔화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연말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면서 전년 동월 대비 M2 증가율도 서서히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경제주체별로 보면 6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M2는 14조7000억원 늘었다. 시장금리 상승, 안전자산 선호 등이 맞물리면서 주식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정기예적금으로 몰린 영향이 컸다. 이른바 ‘역(逆) 머니무브’ 현상이 지속되면서 전월(12조1000억원)보다 M2 증가폭이 확대됐다.

기타부문의 M2는 6조4000억원 증가했다. 소상공인 지원 등에 따라 재정자금이 유입되면서 정기예적금을 중심으로 시중 유동성이 늘었다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반면 기업의 M2는 2조1000억원 줄면서 감소 전환했다. 기타부문의 M2 역시 MMF를 중심으로 16조9000억원 감소했다.

상품별로 보면 정기예적금이 22조5000원 급증했다. 반면 MMF와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은 각각 10조2000억원, 2조7000억원씩 줄면서 감소 흐름을 이어갔다.

단기자금 지표인 M1(협의통화)은 1375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0.1% 늘었다. M1은 은행의 요구불예금,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등 언제든 현금화가 가능해 높은 수익률을 좇아 움직이기 쉬운 자금을 의미한다. M1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7.8%로 지난해 2월(26.0%)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