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길 감독 "'카터'가 나를 키우고, 안전하게 마칠수 있게 이끌었다" [인터뷰M]

김경희 2022. 8.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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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카터'로 동양적 색채가 가득한 원테이크 액션을 선보인 정병길 감독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정병길 감독은 '악녀'로 통념을 깨는 액션과 연출로 호평받은 바 있다. 그의 차기작 '카터'는 주원을 원톱으로 내세워 액션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OTT에 도전한 정병길 감독은 "액션 장면이 스펙터클해서 극장에서 공개되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한데 많은 분들이 볼 수 있는 OTT도 매력적이겠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아쉬움과 장점을 언급했다.

'카터'를 만들게 된 배경에는 영화 '존 윅' 시리즈로 유명한 액션 감독이자 배우이기도 한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이 있다는 이야기도 정병길 감독은 했다. 정병길 감독이 영화 '악녀'에서 오토바이 신을 공개한 이후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이 '존 윅 3'을 만들기 전 정병길 감독에게 그 장면을 오마주 하고 싶은데 괜찮냐고 물어봤다는 것. 정 감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분이 그냥 찍으셔도 되는데 허락받는 듯 이야기하셔서 놀랍고 감사했다. 나중에 공식 인터뷰에서도 '악녀'에 헌정하는 영화라고 말해주셨고, 키아누 리브스도 인터뷰에서 '악녀'의 이야기를 해줬다. 그때부터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과 친해졌고, 미국에서 장기 체류할 때 영화 관련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런 중 저에게 할리우드 영화 연출의 제안도 들어왔었는데 채드 감독은 너무 유명한 영화의 리메이크작이고 블록버스터인데 할리우드는 너무 냉정한 곳이니 안 하는 게 좋겠다고 조언을 하더라. 그래서 '카터'의 시나리오를 보여줬는데 이걸 먼저 찍으면 좋겠고, 그 이후에 다른 영화를 하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이야기해 주더라. 그래서 자신감을 가지고 '카터'를 하게 되었다"라며 이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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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길 감독은 '악녀'에서도 그렇고 '카터'에서도 용감하게 독특하고 처음 시도하는 액션을 선보였다. 그는 "남들이 안 하는 걸 할 때의 쾌감이 있다. 그리고 관객들이 제게 새로운 걸 만들길 바란다는 믿음도 있다. 그래서 힘들고 어렵지만 설렘을 가지고 새로운 걸 만들어 낸다."라며 매 작품마다 신기원을 쓰는 액션을 만들어내는 이유를 이야기했다.

정병길 감독은 왜 액션이라는 장르에 이렇게 열심인 걸까? 어릴 때 그림 그리고 만화책을 보거나 영화를 보는 게 좋았다는 정병길 감독은 "어릴 때는 영화관람비도 부담스러워서 영화관 가는 게 부담스럽지 않은 경제력을 가지는 게 꿈이었다. 영화를 너무 좋아했는데 많이 볼 수 없으니까 만화책을 보고 그림을 그리며 영화를 꿈꾸는 걸로 만족했던 어린 시절이었다. 그러다 '내가 살인범이다'라는 시나리오를 썼는데 정말 스릴러물이었다. 그런데 투자자가 돈을 더 줄 테니 액션물로 만들어보면 어떻겠냐고 하더라. 보통은 투자금을 깎으려고 하는데 돈을 더 주며 믿어주시는 게 고마워서 액션을 하게 되었다. 그 작품 이후로 95% 이상이 액션 장르의 연출 제안만 들어오더라"라며 우연한 기회에 액션 장르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렇다고 해서 액션 장르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거나 부담스러워했던 건 아니라고. 대학입시에 실패해 삼수를 했다는 정 감독은 "집에는 노량진에 입시 학원을 다닌다고 하고 저는 학원 대신 노량진의 동시상영 극장에서 영화를 많이 봤다. 입시 공부는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영화를 보는 동안은 다른 생각을 안 하게 되고 특히 액션 영화를 보는 동안에는 머릿속이 하얘지더라. 그 시간 동안 저를 극장에 가둬놓고 잡념을 사라지게 해주는 매력이 있는 게 액션 장르였다"라며 액션 장르의 매력을 처음 알게 된 시절을 이야기하며 "누군가의 고민이나 잡념을 덜어주려는 바램으로 '카터' 같은 액션 영화를 기획했다"라며 영화를 기획한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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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에 대한 엄청난 호평을 받은 '카터'인데 반면 설득력이 없다는 서사 때문에 아쉽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정병길 감독은 "'악녀'를 만들었을 때도 호불호가 있었고, 비주얼로 뭔가를 보여주면서 시나리오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 있었다. 어제도 영화를 다시 보면서 잘못했던 부분과 아쉬움이 남더라. 영화를 만들고 나서 할 만큼 해서 시원하다는 생각보다는 자책이나 반성이 더 들게 된다."라며 시청자들의 평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그러면서 "많은 감독들이 작품을 자식에 비유한다. 저도 다른 작품들은 제 자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카터'는 자식 같지 않고 생명체 같다. 오히려 제가 자식 같고 작품이 부모 같다. 열심히 했는데 또 후회가 남아서, '카터'라는 부모가 나를 키웠고, 우리가 큰 사고 없이 영화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는 생각도 문득 들더라. '카터'는 태어나서 제일 열심히 했던 영화 고 가장 힘들고 행복했던 영화다."라며 '카터'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카터’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리얼 타임 액션 '카터'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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