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 "김정은, 고열 속에 심히 앓았다" 언급..'코로나19' 걸렸었나

'코시국'에도 광폭 행보 펼치다 지난달 '19일 잠행' 다시 주목
"확진 또는 비슷한 증상 겪었다고 보여주는 대목" 분석 제기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이 소집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10일 평양에서 진행되었다"라고 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회의에서 "방역 전쟁이 바야흐로 종식되고 오늘 우리는 마침내 승리를 선포하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서연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전쟁'을 지휘하며 "고열로 앓으면서도 한순간도 쉬지 못했다"라고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이 밝혔다. 이를 두고 김 총비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앓았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11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10일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 토론을 통해 "이 방역전쟁의 나날 고열 속에 심히 앓으시면서도 자신이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인민들 생각으로 한순간도 자리에 누울 수 없었던 원수님(김정은)"이라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심히 앓았다'는 김 총비서의 병명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이 코로나19 유증상자를 '유열자(발열자)'로 불러왔던 것을 감안하면 김 총비서의 코로나19 확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5월12일 내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공식 발표했고 김 총비서는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를 시작으로 일주일 동안 '코로나 광폭 행보'를 펼쳤다.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발열자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두 개 겹쳐 쓰고 의약품 공급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평양의 약국을 직접 찾는 현지지도에 나서기도 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김 총비서가 '앓았던' 구체적인 시점과 기간도 언급하지 않았다.

가장 주목되는 시점은 지난달 김 총비서가 19일간 잠행했을 때다. 김 총비서는 지난달 27일에 열린 한국전쟁(6·25전쟁) '전승절' 기념행사 직전까지 19일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한에는 코로나19 변이 중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했다고 북한이 공식 발표한 바 있는데, 김 총비서가 만일 오미크론 변이에 걸렸다 회복했다면 감염에서 회복까지 총 19일이라는 기간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는 김 총비서가 백신을 접종했을 때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백신 미접종 상태에서 코로나19에 걸렸을 경우 위중증 상태까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총비서의 백신 접종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정보 당국은 이에 대해 "김정은 일가와 주변(측근)의 방역 상황은 비교적 안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는 판단만 국회에 보고했다.

때문에 김 총비서가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병을 앓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북한에는 최근 수개월 사이 수인성 질병인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고열을 동반하는 증상을 나타내기도 한다.

김 부부장이 굳이 '최대 보안 사항'인 최고지도자의 건강 상태와 관련된 언급을 내놓은 것 자체가 역설적으로 그의 질병이 위중하지 않았음을 보여 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김 부부장은 이날 토론에서 김 총비서가 코로나19 '전선'에서 직접 각종 사안을 챙겼음을 부각하는 발언들을 쏟아냈다. 따라서 김 총비서가 아팠던 사실을 공개하는 것이 주민들을 상대로 '최고지도자의 은덕'을 강조하기 위한 선전의 목적이 더 컸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14년 김 총비서가 발목 수술을 받아 40일간 잠행한 뒤에도 기록영화를 통해 "불편하신 몸을 이끌고"라는 표현으로 최고지도자가 아픈 몸을 이끌고도 인민을 위해 일했음을 부각했다.

지난해 6월 김 총비서가 다이어트(식이요법)를 한 뒤 공식석상에 나서자 조선중앙TV는 '주민 인터뷰'를 통해 "수척하신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라는 언급을 내보내기도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도 이날 김 부부장의 언급이 '지도자의 영도와 희생 리더십(지도력)'을 부각한 것이라면서 "김 총비서가 코로나19에 확진됐거나 확진된 주민들과 같은 고통을 겪었음을 의도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분석했다.

s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