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 복구 시작하자 비..터전 잃은 이재민들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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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채 아물기도 전에 서울에 다시 비 소식이 들리면서 이재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큰 피해를 본 곳 중 하나인 관악구 일대는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또다시 드리운 비구름 때문에 주민들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다시 또 비가 온다고 해 빗물받이를 막고 있는 토사를 치우는 등 추가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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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군·민간 봉사자 등 수백 명 복구작업에 구슬땀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홍규빈 설하은 기자 = 수마가 할퀴고 간 흔적이 채 아물기도 전에 서울에 다시 비 소식이 들리면서 이재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서울에서 큰 피해를 본 곳 중 하나인 관악구 일대는 복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또다시 드리운 비구름 때문에 주민들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11일 반지하에 살던 발달장애인 가족이 침수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에는 주민들이 밤낮으로 꺼내놓은 물에 젖은 집기류 무더기가 가득했다. 일부 골목은 쓰레기 더미로 차량 통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간밤에 비가 내린 탓에 주택가에는 집기류에서 풍기는 악취와 더불어 우울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오전 9시께부터 구청 직원들은 포크레인과 트럭 등 중장비를 동원해 길가에 산더미처럼 쌓인 쓰레기를 수거했다.
반지하에 사는 노모(56)씨는 쓰레기 수거를 위해 온 구청 직원들을 보며 반색했다. 노씨는 "다시 비가 온다고 해서 걱정"이라며 "집 청소도 하고 쓰레기도 빼야 해 공사 현장 일을 못 나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신림동 주민 김모(73)씨도 침수 피해를 본 반지하 세입자들을 위해 일손을 거들고 있었다. 김씨는 "비가 또 올까 걱정되지만, 인간이 하는 일이 아니고 하늘이 하는 일이니 어떻게 할 수 있겠느냐"며 한숨을 쉬었다.
이번 수마로 집과 일터 둘 다 잃은 이재민들은 막막할 따름이다.
신림동에 있는 관악신사시장에서 20년째 닭집을 운영하는 신형준(61) 씨는 시장 인근 반지하 집과 가게 모두 침수 피해를 봤다.
신씨는 "집에서는 아무것도 못 꺼내고 몸만 나와 친척 집에서 머물고 있다"며 "가게에도 물이 차오르기 시작해 급하게 박스와 벽돌을 쌓아 냉장고를 위로 올렸지만 결국 물에 다 고장 났다. 물이 허리까지 차올라 아무것도 못 쓰게 됐다"고 했다.
그는 "당시 비가 좀 그쳤다가 다시 내리기 시작하니 다들 '그만 좀 오라'면서 절규했다"고 말했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정모(72)씨는 "시장 인근 지하에 사는데 물이 들이쳐 급하게 방충망과 방범창을 뜯어 탈출했다"며 "가게도 침수돼 젖은 과일은 다 버리고 그나마 멀쩡한 과일만 골라 팔고 있다"고 말했다.
신림동의 한 건물 지하 1층에 위치한 작은 교회의 한영주(71) 목사도 이번 폭우로 교회에 딸린 집과 교회 모두 침수 피해를 봤다.
한씨는 "남동생이 병원에 입원한 상황이라 이번 피해를 보지 못했다. 만약 봤으면 동생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이 컸을 것"이라며 "코로나로 안 그래도 힘든 상황에서 이런 일을 겪게 됐다. 너무 놀라 요즘 계속 청심환을 먹고 잔다"며 울먹였다.
신대방역 인근 상가 1층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신모(69)씨는 "가게와 집에 종아리까지 물이 차서 새벽까지 가게 안에 물을 빼내고 나서도 잘 곳이 없어 가게 의자에 누워 잠을 청했다"고 하소연했다.
이재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른 일상 복귀를 돕기 위한 복구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관악구청에 따르면 이날만 구청 직원 700여 명, 군 병력 500여 명, 민간 자원봉사자 등 500여 명이 현장에 투입돼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다시 또 비가 온다고 해 빗물받이를 막고 있는 토사를 치우는 등 추가 피해가 없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했다.
chic@yna.co.kr, rbqls1202@yna.co.kr,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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