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연설 이후 나선 '대외 총괄' 김여정..'대적' 투쟁으로 결속 강조

이설 기자 2022. 8. 1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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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코로나19는 南 탓..강력한 보복 대응"
구체적 행동 보다는 대남 적개심 강화가 목적일 것이란 분석도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10일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코로나19 유입 경로로 남한에서 넘어 온 '대북전단'(삐라)을 지목하며 "이번 국난은 적들의 반공화국 대결광증이 초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도 이제는 대적, 대남의식을 달리 가져야 할 때"라며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시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발생 원인이 남한에 있다며 대남 대적 투쟁 의지를 재차 다졌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메시지를 이어받아 대남 적개감을 고조하면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전날인 10일 열린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에서 토론자로 나서 "우리가 이번에 겪은 국난은 명백히 세계적인 보건위기를 기회로 우리 국가를 압살하려는 적들의 반공화국(반북) 대결광증이 초래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부장은 "남조선 것들이 삐라(대북전단)와 화폐, 너절한 소책자, 물건짝들을 우리 지역에 들이미는 놀음을 하고있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북한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침투한 것은 남한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및 물품 살포 탓이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1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역학조사 발표를 통해 코로나19가 남북 접경지인 강원도 지역에서 처음 발생했으며 남한으로부터 유입된 대북전단 등 '색다른 물건'을 접촉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리 정부는 '전단 등을 통해 북측에 코로나19가 유입될 가능성은 없다'는 입장을 내며 반박했었다.

김 부부장은 이 같은 우리 측 반박을 의식한 듯, 이날 연설에서 자신들 주장의 정당성 확보에 주력했다.

그는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각이한 물체 표면에서의 비루스(바이러스) 생존 기간을 연구하고 사람들이 비루스로 오염된 식품이나 물품, 물체표면이나 포장지를 만진 후 눈과 코, 입을 만질 때 감염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면서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비루스 유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대내외적으로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이 남한에 있음을 공고화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코로나19에 대한 방역이 뚫렸다는 내부 책임론을 희석하고 동시에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는 효과를 위해서라는 것이다.

김 부부장은 특히 이날 대남 '대적 투쟁'의 본격화를 예고하면서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가해야 한다"는 위협적인 메시지를 내기도 했다. 이는 김 총비서가 지난달 27일 한국전쟁 '전승절(정전협정체결일)' 연설에서 한 대남 비난 기조를 김 부부장이 어어받아 재차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김 부부장이 "적들이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 행하는 경우 우리는 바이러스는 물론 남조선 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향후 대남 적대 행위를 가시화하기 위한 명분을 쌓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부부장의 '여러 가지 대응안들 검토',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 등 언급으로 봤을 때 북한이 남쪽으로부터 바이러스 유입이나 한미연합훈련, 군사적 움직임을 명분으로 대적 행동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향후 전단지 살포는 남북한 충돌의 발화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라고 우려를 표했다.

북한은 지난 2020년 6월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대남 '대적 사업'을 전개하면서 그 상응조치로 △금강산 관광 폐지 △개성공단 완전 철거 △남북연락사무소 폐기 △9·19남북군사합의 파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후 북한은 실제로 남북간 통신연락선을 완전히 차단하고 개성 소재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일방적으로 폭파했다.

반면 이번 김 부부장의 토론에서의 언급은 코로나19의 책임을 남한에 돌리고 대적 투쟁으로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데 더 방점을 둔 만큼, 구체적인 행동까지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임 교수는 "우리가 전단지 살포 등과 같은 불필요하게 북한을 자극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북한도 내부적으로 경제 건설과 주민생활 향상에 집중하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인 만큼 북한이 먼저 무리수를 둘 것으로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양무진 북한대학교대학원 부총장도 "이번 김 부부장의 토론은 비상방역과 관련된 것이어서 남북관계 전반에 대한 입장 표명보다는 삐라 등 선전물 유입에 대한 경고 차원으로 한정된다"라고 말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이 소집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10일 평양에서 진행되었다"고 전했다. 김정은 총비서는 회의에서 "방역 전쟁이 바야흐로 종식되고 오늘 우리는 마침내 승리를 선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아울러 김 부부장의 이날 연설은 김 총비서의 '전승절' 연설 이후 선전매체를 중심으로 해왔던 대남 비난 의지를 재차 부각하면서 대남 적개심을 활용해 주민을 각성하려는 의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연설에서 "동족대결에 환장이 된 저 남쪽의 혐오스러운 것들을 동족이라고 착각하면 이는 무서운 자멸행위"라며 '계급의식'을 통한 '혁명투쟁의 승리'를 위한 선전전의 강화 방침을 시사하기도 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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