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87% 줄인 쿠팡..흑자 전환 보인다

쿠팡이 상장 후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축소하는 등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면서 시장 우려를 불식시켰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추진하고 있는 수익성 관련 전략들의 효과가 올 하반기부터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투자기관 등에서는 쿠팡이 내후년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해 왔다.

11일 쿠팡이 공개한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쿠팡은 매출 6조3500억원(분기평균 환율 1261원 적용)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7%가량 증가한 수치다. 달러 기준으로는 12% 증가했다.

매출 성장률은 다소 둔화됐지만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847억원(6714만3000달러)을 기록해 전년 대비 87%가량 적자를 축소했다. 지난해 3월 상장 이후 분기마다 영업적자를 키워왔던 쿠팡이 올 2분기 처음으로 영업적자를 축소한 셈이다. 특히 영업적자를 1000억원 아래로 줄이는 데도 성공했다.

조정 EBITDA(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도 835억원(6617만2000달러)의 흑자를 냈다. 2014년 로켓배송 시작 후 첫 성과다. 지난 1분기 커머스 부문에서만 흑자 전환을 이룬 것과 달리 전체 분야에서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커머스 분야에서만 9784만달러 흑자를 내며 오퍼링 개발 부문 손실(3166만8000달러)을 메꾼 덕분이다.

거랍 아난드 쿠팡 Inc CFO는 "연초에 조정 EBITDA 손실 폭을 연말까지 4억달러 이하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며 "흑자를 낸 2분기를 시작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쿠팡에 입점한 중소기업 매출과 거래액도 코로나19(COVID-19) 기간(2020~2021년) 2배가량 증가했다. 국내 소상공인 매출 성장률이 2020년(-10.2%), 2021년(-1.7%)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쿠팡은 지난해에만 소상공인 지원으로 580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지난 2분기 쿠팡에서 상품을 한 번이라도 구매한 '활성 고객' 수는 전년 대비 5% 증가한 1788만5000명을 기록했다. 다만 전분기(1811만2000명)보다는 1.3%가량 감소했다. 로켓와우 회비 인상 영향으로 보인다. 활성 고객 1인당 구매액은 282달러로 전년 동기 263달러보다 7%가량 늘었다.

쿠팡은 지난해 말부터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쿠팡은 상장 직후에만 해도 '계획된 적자'를 슬로건으로 적자 확대에도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해왔지만 적자 불안에 주가가 급락하는 등 영향이 커지자 비용 통제 등에 나섰다. 김범석 쿠팡 의장도 실적컨퍼런스 콜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자신감을 수차례 보였다.

올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쿠팡이 기존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인상한 로켓와우 회원비가 지난 6월 10일 이후부터 적용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3분기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날 실적발표를 앞두고 뉴욕증시에서 쿠팡(CPNG) 주가는 전날보다 4.11% 오른 19.76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4월 이후 4개월 만에 장중 2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실적 발표 이후에는 장외 시장에서도 3%가량 주가가 상승해 20달러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뉴욕=AP/뉴시스]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첫날인 11일(현지시간) 쿠팡 배너가 정면을 장식한 뉴욕증권거래소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쿠팡은 종목 코드 CPNG로 뉴욕 증시에 입성했다. (뉴욕=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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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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