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피비파트너즈 전진욱 노조위원장 "파리바게뜨 문제, 정치권 간섭 안된다"

김동현 2022. 8. 1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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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제빵기사 90% 이상 사회적 합의 이행 긍정 평가…추가 논쟁 무의미
사회적 합의 미흡하다면 4자 검증위 구성해 다시 검증하면 될 일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개별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정치권이 간섭하면 안됩니다."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 5000여명 중 절대 다수인 4200여명이 가입한 피비파트너즈 노조 전진욱 노조위원장(사진)은 지난 10일 뉴시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최근 SPC그룹과 일부 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2018년 마련한 사회적 합의사항 이행 여부를 놓고 갈등을 빚는 것에 대해 "이해당사자들끼리 문제 해결을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노총 일부 조합원들이 사회적 합의 이행 여부를 놓고 정치권 등 외부 세력을 끌어들이는 것은 노조나 노조원들을 위해 바람직한 행동이 아니며 명백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만약 사회적 합의 이행에 부족한 측면이 있다면 단체 협상을 통해 개선하고, 그래도 이행이 안됐다고 생각한다면 대표 노조와 민노총, 사측, 점주협의회 등이 참여하는 4자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검증하면 된다"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5200여명 제빵기사들은 현재 한노총 산하의 전국식품산업노동조합연맹 소속과 민노총 산하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소속으로 양분돼 있다. 한노총 산하 조합원들이 4200여명에 달하는 반면 민주노총 산하 조합원들은 200여명에 그친다.

2017년 700명에 육박하던 민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조합 운영에 불만을 품고 하나 둘 씩 탈퇴해 현재 200여명으로 줄었다. 이에 한노총 소속 조합원은 4200명으로 교섭대표 노조로 활동하고 있다.

민노총 소속 제빵기사들은 SPC그룹 본사에 개별 교섭권과 함께 노조 전임자 근로시간면제제도(타임오프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한노총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자 사회적 합의 이행이 되지 않고 있다는 전혀 다른 명분을 내세워 SPC그룹을 압박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양재동 SPC그룹 본사 앞 장기농성은 물론 단식투쟁,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민노총 소속 제빵기사들은 최근에는 민노총을 지지하는 시민대책위로 구성한 검증위원회를 만들어 자체 검증에 나서고 사회적 합의에 참여했던 정당을 대상으로 사회적 합의 이행에 대한 책임을 촉구하는 등 연일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치권에서 나서서 이번 사태를 민노총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민노총의 이 같은 사회적 합의 미이행 주장에 대해 한노총 소속 조합원들은 수긍하지 못하겠다는 입장이다.

전 위원장은 "노조 차원에서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제빵기사들의 90% 이상이 사회적 합의를 통해 개선된 처우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과연 민노총 일부 조합원들이 주장하는 사회적 합의 불이행은 누구에게 무엇을 더 검증하라고 하는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는 "피비파트너즈 설립 이후 4차례 단체교섭을 통해 기본금 인상과 복리후생 증대, 모성보호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설을 끌어냈고 이로써 제빵기사들의 이직률과 사직률이 크게 낮아졌다"며 "이미 검증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자기들만의 기준으로 미이행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소모적 논쟁이다"고 강조했다.

전 위원장은 민노총이 이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몰고 간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그는 "전체 5000명중 4200명의 제빵기사들은 사회적 합의가 잘 이행됐다고 생각하는데 단 200여명에 불과한 민노총 노조원들만 미이행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과연 설득력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민노총이 정치권을 끌어들이려는 의도에는 '개별 교섭권' 획득 같은 계산된 목적이 담겨 있다고 분석한다.

전 위원장은 "민노총이 노조 존속과 유지에 꼭 필요한 개별 교섭권과 타임오프제 등을 얻기 위해 사회적 합의 미이행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이라며 "하지만 민노총의 이런 주장은 극소수의 목소리로, 이런 강경한 주장 때문에 다수의 조합원들은 더 피해를 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민노총은 사회적 합의 이행이 제대로 안됐으니까 구속력을 갖기 위해 개별교섭권을 달라고 요구하면서 본인의 힘이 아닌 외부 정치권 힘을 빌리려는 태도를 취한다"며 "하지만 표를 의식한 정치권 등 외부세력이 개별사업장에서 발생하는 노사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난센스고 명백한 불법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적 합의 이행이 불만족스럽다면 한노총, 민노총, 사측, 점주협의회 등 4자가 검증위원회를 만들어 다시 한번 검증을 하자"며 "정치권 같은 제3자가 개별사업장의 노사 문제에 개입하지 말고 노사가 자율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야 노사 문화가 더 건강해지고 더 발전한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그러면서 SPC그룹의 역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제빵기사라는 직종은 사무직과 달리 노동 강도가 굉장히 쎈 편인데 회사가 보장한 월 8회 휴무 등이 코로나 사태로 현재까지도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직원들에게 약속한 휴식권을 더욱 개선할 때이지 정치권 등 외부세력에 끌려다니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말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이 소소된 피비파트너즈가 시행한 '22년도 직원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은 급여나 복리후생 등에 대한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인사제도와 근무 여건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실제 민노총·한노총 구분 없이 전체 제빵기사들의 61%인 3252명이 참여한 만족도 조사에서 '종합 만족도' 점수는 71.2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 주요기업들의 직원 만족도 조사 점수가 평균 60점대인 것과 비교하면 10% 이상 높은 점수다.

이 직원 만족도 조사는 피비파트너즈가 외부 리서치 기관 도움을 받아 내부 소통 채널인 점포제조시스템을 통해 진행해 객관성을 담보했다는 평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oj10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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