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패션 브랜드 화장품 기자가 직접 써 보니..
각종 패션 브랜드가 코즈메틱 신사업 확장에 나선 지 3년여가 지났다. 야심 찬 시도와 달리 뷰티 잔혹사라고 소문난 패션·유통사의 PB 뷰티 브랜드들. 무엇이 문제일까. 뷰티 포화 시장에서 단순 주목을 받지 못한 것인지, 제품력의 문제인지 기자가 대기업 유통사 4곳의 제품을 직접 써보고 그 이유를 밝혀보기로 했다.
두 달 전 코오롱 FnC가 전개하는 화장품 브랜드 '엠퀴리’의 '코어 파워’ 라인 샘플을 받아볼 기회가 생겼다. 평소 사용하던 스킨케어 제품이 똑 떨어져 새 제품을 구입하기 전까지 써볼 생각이었다. '신생 브랜드인가?’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라 테스트해보기 전까지 큰 기대가 없었으나 사용 후기는 한마디로 기대 이상. 며칠 사이에 피부가 맑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후 정품을 '내돈내산’할 생각으로 엠퀴리를 검색했는데 '코오롱 뷰티’ '코오롱 화장품’ 연관검색어가 줄지어 나왔다. 문득 패션 브랜드에서 론칭한 화장품들의 성적표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현대백화점 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의 '오에라’, LF의 '아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연작’까지 대기업 패션 브랜드의 뷰티 제품을 써보기로 했다.
총 4개 브랜드 제품을 두 달간 2주씩 사용해보고 제품력을 직접 비교했다. 결과적으로 제품력은 우수한 편!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갓성비·고렴이 그 어떤 뷰티 브랜드 제품과 견주어도 상위권이었다. 참고로 기자의 피부 타입은 '수부지(수분 부족형 지성)’다.
마스크 안에 향수를 뿌렸나?
#한섬 '오에라’ 멀티 베네핏 캘리브레이터
우선 제품 뚜껑을 열자마자 니치 향수와 같은 짙은 향료 냄새가 풍겼다. '화장품에 향수 기능을 더해서 가격에 센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처럼 흐르는 제형에 무척 가볍다. 효과적인 사용 방법 설명에 맞게, 동봉된 전용 패드에 적당량을 덜어 피붓결을 따라 부드럽게 닦아낸 뒤 필요한 부위에 소량을 덧발랐다.
해당 제품의 장점은 여러 번 발라도 가벼운 텍스처와 고급스러운 향. 미세하게 피부 톤이 밝아진 것 같기도 하다. 2주간 큰 변화는 없었다. 닦토(닦아내는 톤너)용으로 적합한 제품인데, 아침마다 이걸 바른 후 마스크를 쓰면 마스크 안이 제품 향으로 가득 차 계속 킁킁거리게 된다. 특히 잔향이 좋다. 강한 향을 즐기거나 뭘 발라도 괜찮은, 모공 하나 없는 타고난 피부라면 선택하는 데 고민의 여지가 없을 듯.
일주일만 써보세요, 피부가 달라집니다.
#LF '아떼’ 바이탈 씨 좀 라인과 비건 릴리프 선 에센스
비타민 C가 함유된 고기능 화장품을 처음 써봤다. 타사 제품을 먼저 사용한 후 참고 다시 도전했는데 웬걸! 인생 제품으로 꼽을 만큼 피부가 깨끗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겉만 그럴듯해지는 게 아니라 피부 속부터 건강해지는 느낌. 여전히 피부 트러블이 있는 부위에는 따끔했지만, 피부 톤이 맑아지고 진정 효과가 뛰어났다. 트러블은 며칠 사이에 금방 들어갔다. 유분기가 있지만, 피부에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줄 정도로 기름지진 않다.
촉촉, 보습 만능 세럼
#신세계인터내셔날 '연작’ 전초 컨센트레이트
밀키함 덕분에 영양감도 좋고, 꼽을 만한 단점이 별로 없다. 효과가 단번에 나타나는 편이 아니라, 전초 컨센트레이트 라인(토너, 크림, 클렌저)를 함께 사용하면 훨씬 좋겠다. 효삼, 치자, 침향이 들어가 미약한 한방 향이 난다. 다가올 가을·겨울에 세트로 사용해볼 만하다.
뷰티 알못은 이걸 쓰세요
#코오롱 FnC 엠퀴리 코어 파워 라인
가장 중요한 메이크업 단계에서도 흡수력이 빨라 화장이 밀리지 않는다. 촉촉한데 가볍고, 보습까지 알차다. 사용감이 산뜻한 편. 계절을 크게 타지 않을 듯하다. 에센스와 세럼의 경우 가벼우면 건조한 경향이 있는데, 살짝 흐르는 콧물 제형으로 수분이 꽉 차 있다. 크림의 영양과 탄력이 피부 기초 공사를 마무리해주는 느낌이다. 특히 크림 제형이 굉장히 독특한데, 생크림을 냉동실에 얼린 듯 부드러우면서 단단한 텍스처다. 최애 제품이기에 더욱 아쉬운 점은 양이 적다는 것. 빨리 없어질까 아껴서 쓰게 된다. 수분과 기능으로만 가득 채웠다는 느낌이 강해 수부지, 지성 피부 타입에게 강력 추천한다.
사진 박해윤 기자 홍태식
사진출처·제품협찬 아떼 연작 오에라 엠퀴리
이진수 기자 h2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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