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지구 생명의 출발..고래의 꿈은 무엇일까

2022. 8. 1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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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법률, 소송, 자폐 스펙트럼 등 현대 사회에서 주목받는 모티브들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그런데 작가는 극을 이끌어 가는 요소 가운데 ‘지구의 화석’들을 등장시켜 시청자들을 몽환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 팽나무가 그랬고, 고래들이 그렇다.

향고래 모녀 사진 Gabriel Barathieu by 위키미디어

학설에 의하면 지구가 생긴 지 10억 년 후쯤인 35억 년 전에 생명체가 탄생하기 시작했다. 35억 년 전 당시의 생명체는 주로 바다 속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어느 날 바다에는 너무 많은 생명체가 살게 되었다. 약육강식이 시작되자 약한 생물들이 바다와 육지의 중간쯤인 갯벌에 살게 되었고, 어떤 동물들은 아예 육지로 올라갔다. 고래도 그중 하나다. 고래는 거대한 몸을 무기로 천적이 없는 포유류로 진화했다. 육지에서 자리를 잡은 고래가 다시 바다로 돌아간 것은 중력 때문이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덩치가 큰 사람들은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그게 다 중력 때문이다. 하지만 그 덩치가 물 속으로 들어가면 몸이 둥둥 떠버린다. 고래도 그래서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호흡기는 변하지 않았다. 해서 숨 참기 세계 챔피언이 되었고, 숨을 몰아 쉬어야 할 때는 수면으로 올라와 그 커다란 덩치를 하늘로 날려버리는 신비함을 보여주곤 한다.

물고기가 아닌 포유류라서 알을 낳지 않고 출산을 하니 고래의 신비는 끝도 없다. 고래의 출산은 주로 해안선에서 이뤄진다. 그래야 호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돌고래의 경우 임신 기간이 1년 이상이고, 수유와 양육에 필요한 기간도 최소 2년이다. 수족관, 해안도시 근처에서 사는 고래의 경우 설사 태어난다 해도 생명을 지속하지 못하고 죽어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저런 이유로 수족관이나, 인간이 많이 살고 있는 해안가의 고래들은 출산을 자주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고래가 멸족할 것이라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는 우주만큼도 바다를 알지 못한다. 인간과 완전히 무관하게 고래는 자신만의 세계를 펼쳐가고 있다.

고래는 고전적 디자인의 주전자를 닮았고 머리가 커다란 향유고래(향고래)는 현존하는 고래 가운데 가장 큰 녀석이다. 다 자란 수컷의 경우 길이가 14~20m, 몸무게 45~50t에 이른다. 암컷도 10~15m, 14~17t에 이른다. 한국을 포함 전 세계에서 발견되는 지구의 화석인데, 한 시간 반 정도까지 최저 2200m 이상 잠수 가능하다. 향유고래는 연대 의식이 높다. 그들은 무리 생활을 하다 한 마리라도 낙오를 하거나 육지로 밀려 올라가 낭패에 빠지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공동체 정신을 나누기도 한다. 드라마에는 혹등고래도 간혹 등장하는데, 역시 12~16m, 30t급 대형 포유류이다. 혹과 수염이 엄청 많고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모습이 환상적이다. 고래의 수명은 종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호주의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사이언스(Science)』지를 통해 종별 고래 수명을 연구 발표한 적이 있다. 일각돌고래(Narwhal) 52년, 향유고래(Sperm Whale) 92년, 혹등고래(Humpback Whale) 93년, 그리고 북극수염고래(Bowhead Whale)는 268년까지 산다. 268년 전에 태어난 수염고래가 아직 살아있다면, 그 고래는 조선 중기인 1754년에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존재한다면 매우 보고 싶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이 고래를 관광하듯 보는 방법은 사실은 없어야 한다. 관광 선박이나 제트스키를 타고 돌고래 유영 지역을 휘젓는 것도 마찬가지. 고래의 삶은 고래의 삶으로 남도록 무심히 생각하는 게 맞다. 단 포유류로서 실수로 육지 깊은 곳까지 올라올 경우 치명타를 당할 수도 있고, 해저케이블 사이에서 장난치다 몸이 장치에 포획되어 호흡을 못해 죽는 경우도 있다. 인간이 지구의 모든 생명을 책임질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인간에게 끝없는 상상력을 던져주는 인간의 조상 고래의 삶에 훼방 놓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는가. 드라마에서 우영우 변호사가 던진 고래의 세상과 꿈, 당신은 고래를 통해 어떤 꿈을, 어떤 영감을 받고 있는가.

[글 아트만 사진 위키미디어]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41호 (22.08.09)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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