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떠나면 안 되는 나의 생활아" 이육사 편지, 문화재 된다

박주연 2022. 8. 1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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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항시인 이육사(1904~1944)의 친필 편지와 엽서가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앞두고 있다.

문화재청은 11일 '이육사 친필 편지 및 엽서'와 '서울 구 천도교 중앙총부 본관'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하고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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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충무공 묘소보존·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자료, 문화재 등록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이육사가 친척 이원봉에게 보낸 엽서. (사진=문화재청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늘 폭풍 같은 나의 생활이야 별로 이상스러울 것도 없지만 이번이야말로 십년의 그리운 얼굴을 바람 같이 가서 꿈같이 만나고 또 번개 같이 떠나올 때 보내는 그대의 마음도 섭섭한 줄 알았다만은 떠나는 나의 마음은? 아니 떠나면 안 되는 나의 생활아! 이것을 현대인의 아니, 샐러리맨의 남 모르는 비애라고나 하여둘까?"(이육사가 1931년 11월 친척 이원봉에게 보낸 엽서)

저항시인 이육사(1904~1944)의 친필 편지와 엽서가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앞두고 있다.

문화재청은 11일 '이육사 친필 편지 및 엽서'와 '서울 구 천도교 중앙총부 본관'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하고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했다.

등록 예고된 '이육사 친필 편지 및 엽서'는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이육사가 일상적인 안부, 생활고에 대한 걱정, 건강을 기원하는 내용 등 1930년대 당시 근황을 담아 친척, 친구에게 보낸 친필 편지와 엽서다.

한문으로 작성한 친필 편지에서는 중외일보 대구지국 근무시절 당시 그가 겪었던 생활형편을 짐작할 수 있다. 2점의 친필엽서에는 시인 신석초와의 우정과 고향을 자주 찾지 못하는 아쉬움, 친척간의 정을 그리워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육사의 인간적인 면을 파악할 수 있는 친필자료로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는 평가다.

이육사가 한문으로 작성한 친필 편지. 중외일보 대구지국 근무시절 당시 그가 겪었던 생활고를 짐작할 수 있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이육사는 '광야','절정', '청포도', '교목' 등을 지은 저항시인이다. 경북 안동에서 출생해 1925년 독립운동단체 의열단에 가입했다. 1927년 조선은해 대구지점 폭파사건에 연루, 3년간 옥고를 치렀다. 당시 수인번호 264를 따서 호를 '육사'로 지었다. 1944년 베이징 감옥에서 옥사했다.

함께 등록 예고되는 '서울 구 천도교 중앙총부 본관'은 1921년 서울 종로 천도교 중앙대교당과 함께 건립돼 일제강점기에 독립운동과 사회계몽 활동이 이뤄진 장소다.

1969년 기존 소재지 일대의 도시개발사업으로 인해 철거 위기에 놓였으나 해방전 천도교가 수행했던 민족운동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보존하려는 의지로 건물을 철거하지 않고 서울 강북구 삼양로(우이동)에 위치한 천도교 봉황각 옆으로 이전했다.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된 서울 구 천도교 중앙총부 본관. (사진=문화재청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문화재청은 "당대 건축술의 한계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민족종교 활동 및 민족운동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은 '이육사 친필 편지 및 엽서'와 '서울 구 천도교 중앙총부 본관'에 대해 30일간의 예고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문화재로 최종 등록할 방침이다.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는 1931년 5월 충남 아산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소와 위토(제사 등을 집행하는 데 드는 비용을 충당하기 위한 토지)가 경매로 팔릴 위기에 처하자, 국내와 해외동포로부터 민족 성금이 모금되는 과정에서 작성된 편지와 기록물이다.

이충무공 유적 보전 성금 대장. (사진=문화재청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1932년 3월까지 1년여 동안 1만6000원의 성금이 모였고, 국내·외 2만 여명과 400여 개의 단체가 동참한 민족운동의 성격을 지녀 일제강점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우리 민족의 감정과 역사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문화재청은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협력해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를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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