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경통 심해지고 양도 많아졌다면? '자궁근종' 의심해야

헬스경향 유인선 기자 2022. 8. 1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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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임기 여성 3명 중 1명꼴로 흔하게 발생
크기·개수 많아지면서 다양한 증상 나타나
정기검진으로 조기발견해 적절히 치료해야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이 흔히 겪는 질환이지만 위치에 따라 증상이 있거나 없을 수도 있어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치료가 중요하다. 특히 월경통이 심해지거나 월경 양이 많아지면 산부인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 직장인 이원정(42)씨는 월경(생리) 양이 많아지고 통증도 심해져 걱정이 많다. 월경 양이 많은 날에는 외출할 때마다 여간 신경 쓰이고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과로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생각해 참고 지냈는데 최근 받은 건강검진에서 ‘자궁근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에게 감기만큼이나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다. 자궁 내벽에 근육세포가 증식해 혹을 형성하는데 암처럼 전이 되거나 생명에 지장 주지 않는 양성 혹에 속한다.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자궁근종이 커지고 개수가 많아지면 부정기 하혈이 잦아지고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다. 또 임신을 방해하기 때문에 조기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여성호르몬 자극으로 발생…40대 유병률 가장 높아

자궁은 아기를 가졌을 때 잘 늘어날 수 있게 대부분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자궁근종이 잘 발생하는 유전적 특징을 가졌거나 환경적 자극에 의해 자궁근육세포의 유전자변이가 일어나면 이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덩어리, 즉 근종을 만들게 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의 자극으로 발생하고 커지기 때문에 초경 이후에서 폐경 이전에 많이 발생한다. 한국여성 평균 초경연령은 대략 만 12세, 폐경연령은 만 49.7세로 그 사이에 많이 발생한다는 것.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산부인과 정인철 교수는 “근종 대부분은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커지고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20대는 유병률이 10%정도, 40대는 40~50% 정도로 가장 높다”며 “폐경이 되면 크기가 점차 줄어든다”고 말했다.

자궁근종의 발생원인은 일반적으로 유전적요인과 환경적 자극 또는 호르몬의 영향으로 알려져 있다. 모녀·자매 간에 근종이 있으면 가족에서도 근종이 발생할 위험이 크고 이란성보다 일란성쌍둥이에서 자궁근종의 발생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았을 때 유전적요인이 중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 초경이 빠를수록, 임신 횟수가 적을수록 여성호르몬에 노출되는 시간이 증가하기 때문에 자궁근종의 발생도 증가한다.

■발생위치 따라 증상 달라…정기검진으로 조기발견해야

자궁근종은 대부분 무증상으로 특별한 통증은 없지만 혹이 생긴 부위와 크기에 따라 증상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발생 위치는 자궁 구조대로 세 군데로 나뉜다.

첫째는 자궁내막 근처에서 발생하는 ‘점막하근종’이다. 자궁내막은 월경이 만들어지고 임신했을 때 배아가 착상하는 곳으로 이곳에 근종이 생길 경우 월경과다, 비정상출혈, 과다출혈에 의한 빈혈·불임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크기가 커지면서 점차적으로 월경 양이 많아지거나 월경기간이 길어질 수 있고 월경기간이 아닌데 피가 나기도 한다. 이렇게 출혈이 많아져서 빈혈이 발생하면 어지럼증과 심한 피로감 등을 느낄 수 있다.

정인철 교수는 “일반적으로 월경이 많은 날이어도 하루 6번 이상 생리대를 바꾸거나 잠을 잘 때 월경 양이 생리대가 넘칠 정도로 많다면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며 “점막하근종이라면 자궁이 근종을 일종의 이물질처럼 인식해 월경 중에 밀어내 제거하려고 애쓰면서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자궁 근층에 발생하는 ‘근층내근종’이다. 일반적으로 증상은 가장 적은 근종이지만 가장 많이 발생하는 위치다. 상대적으로 크기가 커질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자궁 내막을 침범하면서 점막하근종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월경통이 나타날 수 있다.

세 번째는 자궁 장막층 아래에 생기는 ‘장막하근종’이다. 장막하근종은 자궁의 바깥을 향해 자라는 특성이 있어 복부팽만이 느껴질 수 있다. 또 근접 장기인 방광을 누르면 소변을 자주 보고 직장 쪽에 위치하면 변비가 생기기도 한다.

정인철 교수는 “주변 장기를 압박하는 증상 및 임신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근종 크기가 많이 커져 골반을 벗어나게 되면 아랫배에서 단단한 덩어리가 실제 손으로 만져지기도 한다”며 “무엇보다 근종 크기가 많이 커질 때까지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단순히 아랫배가 나오고 살이 찐 것으로 오해하고 넘기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통해 적절한 때 발견해서 잘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헬스경향 유인선 기자 ps9014@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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