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정병길 감독 "휴대폰으로 보다가 TV로 다시보기 바라며 만든 영화" [인터뷰M]

김경희 2022. 8. 1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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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카터'로 동양적 색채가 가득한 원테이크 액션을 선보인 정병길 감독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정병길 감독은 '악녀'로 통념을 깨는 액션과 연출로 호평받은 바 있다. 그의 차기작 '카터'는 주원을 원톱으로 내세워 액션 영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정병길 감독은 "극장 개봉보다 OTT 공개는 덜 긴장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얼떨떨하고 긴장이 더 된다"라며 작품을 선보인 소감을 밝혔다.

정병길 감독은 "이걸 찍을 수 있어서 행복했고 만감이 교차하더라. 후반작업은 너무 시간 없이 해야 했던 게 힘들었다. 좋아하시는 분과 안 좋게 보시는 분까지 계시던데 기분이 좋았다가 가라앉았다가 한다. 그 와중에 순위는 올라가고 있어서 하루하루가 익사이팅하다."라며 작품 공개 이후 주변의 반응을 살펴보는 심경을 이야기했다.

'악녀'에 이어 이번에도 인상적이고 독특한 촬영 기법이 시선을 끌었다. 정병길 감독은 "원테이크 영화이다 보니 자칫 루즈해질 수 있어서 걱정되었다. 축구를 볼 때 축구공에 카메라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고민을 시작했고, 기존의 원테이크 영화의 훌륭한 부분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미술이나 역동적인 앵글 등 그림을 많이 보여드리려고 애썼다."라며 독보적인 원테이크 영상을 선보이기 위해 고민한 부분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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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터'라는 영화의 시작은 무엇 이이었을까? 정병길 감독은 "처음 시나리오를 구성할 때 서울에서 출발해 북한을 찍고 중국까지 리얼타임으로 뚫고 가는 걸 생각했다. 리얼타임으로는 한 8시간 정도가 걸리는데 이걸 영화로 2시간 안에 녹여내며 한 번에 달리면 쾌감이 있지 않을까 생각돼서 원테이크 액션에 방점을 찍었다. 그 주인공은 한 사람이어야 하는데 주인공을 움직이게 하는 건 귓속의 목소리로 설정했다. 귀에서 들리는 목소리를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상황을 만들다 보니 북한까지 아이를 운반해야 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 이 영화의 시작은 원테이크가 가장 우선이었다"라며 액션을 극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기본 설정을 한 뒤 세세한 스토리를 만들어가며 영화의 시나리오를 써 갔음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주인공의 이름은 10개 정도를 놓고 날렵하고 날쎄 보이는 이름으로 고르려고 했다. 그중에 '카터'라는 이름이 영어로 '운반자'라는 의미도 담고 있더라. 극 중에서 소녀를 데리고 북한으로 운반하는 설정과 잘 맞아서 이 이름을 쓰게 되었고 제목으로까지 쓰게 되었다"라며 제목의 중의적인 의미를 밝혔다.

시작부터 끝까지 원테이크로 보이는 이 영화의 촬영을 하며 가장 어려웠던 부분에 대해 정병길 감독은 "액션의 합이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어떤 액션이건 중간에 끊어갈 수 없는 거라 전체 액션의 합을 무조건 외워야 했다. 배우들도 합을 외워야 하고 카메라와의 호흡도 맞춰야 해서 30초 분량을 찍었는데 중간에 NG가 나면 못쓰기도 하는 게 가장 고충이 컸다"라며 전체적으로 엄청난 액션 분량이 있었던 영화의 제작 과정이 녹록지 않았음을 이야기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정병길 감독은 액션에 있어서 아낌이나 주저함이 없었다. "처음 시나리오에서는 '카터'의 오프닝은 세지 않았다. 장소 헌팅을 갔다가 너무 마음에 드는 폐 목욕탕을 발견했고, 예전에 썼던 시나리오 중에 목욕탕 액션 관련 장면이 떠올라 그 장면을 '카터'에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공간이 주는 비주얼이 너무 마음에 들어 아끼는 시나리오였는데 그 시나리오 전체를 포기하고 '카터'에 올인했다"라며 전 세계 시청자의 눈을 홀린 대규모 목욕탕 액션의 탄생 비하인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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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길 감독은 "영화를 커피숍에서 휴대폰으로 보기 시작하다가 중단하고 집으로 가 큰 TV를 통해 다시 보게 만들고 싶었다. 마침 그렇게 봤다는 댓글도 있던데 제가 노렸던 것"이라며 강렬한 나체액션을 초반 시퀀스로 집어넣은 속내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어 해당 장면에 대해 "많은 스턴트 배우가 필요한 장면이어서 과연 이 정도 노출을 하며 액션을 하는 게 가능할까 싶어 걱정하며 무술팀에 이야기했는데 의외로 다음 날 다들 하겠다고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2~3일에 걸쳐 목욕탕 액션을 촬영했다. 100여 명은 있어 보였지만 실제로는 40여 명이 안 되는 인원이었다"라고 이야기하며 "처음에는 안전을 위해 바닥에 쿠션을 깔고 촬영을 했는데 몇 시간 촬영을 하다 보니 습기 때문에 오히려 미끄러지고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중에는 쿠션을 빼달라고 하시더라. 모든 스태프와 스턴트 배우까지 달라붙어서 바닥의 쿠션을 빼냈다. 그렇게 완성한 장면"이라며 맨몸 액션으로 더 빠르고 안전하게 촬영했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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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길 감독의 '카터'에는 엄청난 공중전도 펼쳐졌다. 배우들이 직접 스카이다이빙을 해서 실사로 찍었다는 그 장면은 보고 있으면서도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랍고 오금이 저리는 장면이었다. 정병길 감독은 "그 장면은 실사 촬영을 하려고 '아이언맨'을 찍었던 미국팀과 미팅을 했는데 생각보다 금액도 비싸고 의사소통 등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 이걸 할 수 있는 한국 팀을 찾았는데 오랜 시간 미팅을 하며 새로운 장면을 만들려고 노력했다."라며 국내 스카이다이빙팀과 기가 막힌 장면을 만들어 냈음을 이야기했다.

정병길 감독은 "하루에 최대 10번까지 스카이다이빙이 가능하고, 한번 할 때마다 자유낙하는 30초 정도만 가능했다. 한 시간에 30초를 촬영하고 하루에 최대한 촬영해 봐야 300초, 4~5분 분량 밖에 촬영을 못하는데 거기서 과연 오케이 컷은 몇 초 분량이 될지 너무 막막하더라. 테스트 촬영 비용만 해도 몇 천만 원이 들었는데 과연 제작비가 감당이 될까도 걱정돼서 신을 통으로 도려내야 하나 고민하는데 오히려 스카이다이버들이 본 촬영 때는 할 수 있으니 믿어달라고 저를 설득하더라. 저도 누군가에게 영화를 할 수 있다고 말할 때 그런 눈빛이었을 텐데, 저를 설득하는 스카이다이버들의 눈빛을 보니 저를 보는 것 같더라. 그래서 실사로 촬영을 했고 목숨을 걸고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분들은 정말 재미있었고 원 없이 다이빙해 봤다고 하시더라"라며 해당 장면이 어떻게 나오게 되었는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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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러닝 타임 내내 입이 떡 벌어지는 액션이 이어졌는데 정병길 감독은 "최대한 CG를 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CG가 안 들어갈 수 없더라. 헬기도 제작을 했지만 꼬리나 날개는 CG로 입혔다. 후반작업을 할 때는 넷플릭스 론칭 날짜가 있어서 너무 촉박하더라.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200여 명 가까운 스태프들이 코로나도 한번 걸리지 않고 부상 한번 없이 위험한 액션 영화를 무사히 끝내서 감사했지만 후반 작업에 너무 시간이 쫓겨 마음껏 하지 못한 게 가장 아쉽다. 최선을 다했지만 의도치 않은 것 때문에 못하게 되면 속상한데 데드라인 때문에 완성도를 높이지 못한 게 많이 속상하고 아쉽다"라며 액션이 아닌 부분에서의 부족함을 아쉬워했다.

영화는 마치 2편이 있을 것 같은 엔딩을 보였다. 이후의 이야기에 대해 정병길 감독은 "2편은 중국의 단동에서 시작해서 러시아까지 넘어가거나, 카터의 과거인 마이클 베인이라는 미국 요원의 이야기를 해볼까도 생각하고 있다. 또는 카터가 어떻게 북한에 들어가 스파이가 돼서 아내와 만나게 되었는지도 이야기할 수 있다. 원테이크 또는 컷으로 된 스릴러가 될 수도 있고 여러 가지를 놓고 고민 중이다"라며 다양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의문의 작전에 투입된 ‘카터’가 주어진 시간 안에 자신을 되찾고 미션을 성공시켜야만 하는 리얼 타임 액션 '카터'는 현재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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