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이더] "죽을 것 같다"..전기·수도·통신 '먹통'된 고립 마을

안보라 입력 2022. 8. 1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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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좁은 땅에서, 어디는 가뭄때문에 고통받고, 어디는 수해때문에 피눈물을 흘립니다.

폭우로 곳곳이 침수되고 무너졌지만, 조금 더 외진 곳으로 가면 아예 마을 전체가 고립된 곳도 있습니다.

수도, 전기가 다 먹통이 되면서 이 습하고 더운 날씨에 선풍기는 커녕, 먹는 물조차 시급한 곳들이 많습니다.

몇몇은 급한 불만 껐다는데요,

당장 다음주까지 많은 비가 예보돼 있는 상황입니다.

"죽을 것 같아요" 주민들의 외침에 마음이 다급합니다.

김철희 기자의 보도 보시죠.

[기자]

산 위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마을 곳곳을 덮쳤습니다.

도로 위에는 토사와 각종 잔해가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고 주차된 차량은 진흙 범벅이 됐습니다.

산사태로 연결로가 끊기면서 마을 주민들이 고립된 건데 지자체와 마을 주민들이 온종일 복구 작업을 펼친 끝에 겨우 진입로를 확보했습니다.

[지자체 관계자 : 검복리 마을회관까지 일단 길은 확보가 돼 있는 상태고 지금 현재 작업 중에 있는 걸로는 알고 있는데요.]

[박은금 / 고립 마을 주민 : 전기하고 휴대전화가 안 돼요. 전기가 안 들어와 지금. 암흑 속에서 저렇게 사니까 죽을 거 같아 진짜.]

[김병철 / 고립 마을 주민 : 마을에 제일 급한 게 수도 전기. 먹고 싸고 하는 것이 일반 생활인데. 그리고 이 동네는 나름대로 업을 하고 있는 데에요.]

비 때문에 외부와 단절됐던 건 경기 양평군 주민들도 마찬가지.

대부분 지역에서 진입로를 확보하는 작업은 끝났지만 여전히 수도 등이 복구되지 않아 불편이 큽니다.

[이천희 / 고립지역 주민 : 통신은 복구한다고 했고, 전신주가 쓰러져서. 수도는 지금 안 돼요. 다 쓸려나가고 그런 건 아직 아예 손을 못 건드리고 있는 거죠.]

[앵커]

영화 '기생충'의 한 장면입니다.

폭우가 내려 반지하 변기에서 오수가 뿜어져 나오고 순식간에 물에 잠기는 모습을 보여줬었죠.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자, 당시 국토교통부는 반지하 가구의 주거의 질을 올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었습니다.

기약없는 '반지하 주거 대책' 수해는 '반지하'를 덮쳤다

하지만 말뿐이었고,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주거 대책이 차일피일 미뤄지는 사이에, 영화는 현실이 됐고, 비극만 남았습니다.

강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나가기도 힘든 골목에 도로보다 한참 낮은 주택들.

잔뜩 쌓인 쓰레기와 젖어버린 물건들이 밤사이 악몽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시간당 130mm가 넘는 폭우가 내린 밤, 이곳 반지하 방에 살던 50대 여성은 참변을 당했습니다.

[인 터 뷰: 인근 주민·반지하 주택 거주 : 얼마나 착한데. 괜찮았어, 사람은. 아깝게 죽었지.]

10년 넘게 반지하 방에서 살았던 여성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던 거로 알려졌습니다.

비슷한 시각, 신림동 반지하 주택에 살던 40대 자매와 13살 딸도 갑자기 들어찬 물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자매 중 언니는 다운증후군 장애인이었고 가장 역할을 하던 동생도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였습니다.

걸어서 5분 거리 건물에선 마찬가지로 반지하 방에서 살던 한 남성이 가까스로 목숨을 구한 일도 있었습니다.

[박정환 / 목격자 : 119가 와서 저 창문을 다 떼고, 물 있는 사이로 (남성을) 꺼냈다니까. 한 두 시간 걸렸을 거에요.]

통계청에 따르면 재작년 기준 지하나 반지하엔 32만여 가구가 살고 있습니다.

이런 반지하 방은 지상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싸 저소득층이 모여 사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지하 주택 거주민 : 할아버지가 상이 3급이에요. 아래를 못 쓰니까…(침수됐을 때 이웃들이) 끌어낸 거야, 짐짝 끌어내듯이. 그래서 살았지.]

간신히 목숨을 구해도 이들에겐 재난 이후가 더 막막합니다.

[윤은주 /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간사 : 이런 재난 상황에서는 특별히 반지하나 주거 취약 계층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계속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요. 경제적 취약 계층의 주거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정부가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앵커]

재난은 차별이 없습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순간에, 비극을 던져줍니다.

반지하도 예외 없었고, 이 남매에게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던 날,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는 빗물의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맨홀 뚜껑이 곳곳에서 솟아올랐었습니다.

이때 길을 건너던 한 남매가 뚜껑이 빠진 맨홀로 빨려들어갔습니다.

신고 40시간만에, 남동생이 숨진 채 발견됐고요.

친누나는 여전히 실종상태입니다.

황보연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서초동 빌딩 앞 맨홀.

시간당 1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던 지난 8일 밤 11시쯤.

폭우로 인한 내부 압력을 못 이겨 뚜껑이 열려있던 해당 맨홀에 40대 남성 A 씨와 그의 친누나인 50대 여성이 빠졌다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A 씨는 실종 지점에서 1km 정도 떨어진 서초동 아파트 단지 인근 맨홀 아래 하수도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조현준 / 서초소방서 홍보교육팀장 : 처음 같은 경우 맨홀 수색을 하는 데에 급류가 너무 세서 초반기에 진입하지 못했습니다.]

소방당국은 A 씨의 친누나가 하수도를 따라 한강까지 떠내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하수도가 끝나는 반포천 일대까지 범위를 넓혀 수색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소방 관계자 : 한강 쪽도 수색하고 있어요. 한강이랑 반포천 쪽으로도 둘 다 양방향으로 수색 중이에요.]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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