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코로나 방역전 승리" 선포..첫 확진자 발생 공개 3달 만

손덕호 기자 2022. 8. 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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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비상방역체계 3개월 만에 종료
김여정, 코로나 남측서 유입 주장 "강력한 보복"
탈북민단체 대북전단을 유입 경로로 지목한 것
4월 25일 열병식 후 전국 확산..김정은 정권 책임 돌리려는 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북한 당국이 지난 5월 12일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시인 한 지 세 달 만이다. 이날 회의는 실내에서 열렸으나, 참석자들은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진행되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최대비상방역전의 승리를 선포하는 역사적인 총화회의에서 중요연설을 하시었다"고 11일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내각이 소집한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가 10일 평양에서 진행되었다면서, 김정은이 이 자리에서 ‘중요 연설’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은 연설에서 “우리 당과 정부는 현 방역상황을 평가하고 과학연구부문이 제출한 구체적인 분석 자료에 근거하여 나라에 조성되였던 악성 전염병 위기가 완전히 해소되였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고 했다.

이어 “이로써 우리 영토를 최단기간 내에 악성 비루스(코로나19 바이러스)가 없는 청결 지역으로 만들데 대한 우리의 비상방역 투쟁의 목표가 달성되었다”며 “나는 이 시각 당중앙위원회와 공화국정부를 대표하여 영내에 유입되였던 신형 코로나 비루스를 박멸하고 인민들의 생명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최대비상방역전에서 승리를 쟁취하였음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고 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북한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후에도 남측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 제안을 수용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왁찐(백신) 접종을 한 차례도 실시하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기승을 부리던 전염병 확산 사태를 이처럼 짧은 기간에 극복하고 방역 안전을 회복하여 전국을 또다시 깨끗한 비루스 청결 지역으로 만든 것은 세계 보건사에 특기할 놀라운 기적”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지난 5월 12일 코로나 확진자 발생 사실을 공개하면서,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실시했다. 김정은은 “우리 당과 정부는 지난 5월 12일부터 가동시켰던 최대비상방역체계를 오늘부터 긴장 강화된 정상방역체계로 방역 등급을 낮추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석 달간 강력한 지역 봉쇄와 단위별 격폐를 실시한 최대비상방역체계를 해제한다는 것이다.

다만 김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변이와 원숭이두창 등이 확산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여러 전염병 발생 가능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긴장의 끈을 풀어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최대비상방역전의 승리를 선포하였다고 하여 전염병 전파의 위험성이 완전히 없어졌거나 국가비상방역 사업이 다 끝났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며 “지금 세계적인 보건위기 상황과 우리나라 주변의 전염병위기는 아직 평정되지 않았으며, 안심하고 방역 조치를 완화하기에는 너무도 때가 이르다”고 우려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국비상방역총화회의를 주재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선언했다. 참석자들이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이어 “국경과 전연, 해안과 해상, 공중에 대한 다중적인 봉쇄 장벽들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대유행병의 변동 특성에 따라 보강할 것은 보강하고 새로 차단할 것은 차단하면서 봉쇄의 완벽성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부디 온 나라 가정의 평안을 간절히 축원한다”고 말했다.

김정은의 연설에 이어 김덕훈 내각 총리의 보고가 있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을 비롯해 리충길 국가비상방역사령관, 김영환 평양시비상방역사단장, 리영길 국방성비상방역사단장, 리성학 내각 부총리 등이 토론을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는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중앙위 비서인 박정천·리일환·박태성·김여정·리창대·박수일 등이 참석했다. 당과 정부의 책임일군(간부) 및 방역, 보건 부문의 일군들, 국경지대에 파견된 당대표들과 당 지도소조 성원들, 봉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군부대 지휘성원들, 각급 비상방역지휘부 성원들, 비상방역사업에 기여한 지원자들, 당중앙위원회 해당부서 일군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월 1일 '항일빨치산' 창설 90주년(4·25) 기념 열병식에 참가했던 평양 청년들을 격려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참석자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다.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 캡처

김여정이 이날 공식석상에서 첫 연설을 하기도 했다. 김여정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남측으로부터 유입됐다면서 “강력한 보복”을 언급했다. 탈북민 단체가 살포한 대북전단이 코로나 확산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4월 25일 평양에서 실시한 대규모 열병식에 ‘노마스크’로 참여했던 군인들이 지방으로 흩어지면서 코로나19가 전국에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는 서방의 분석을 부인한 것이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북한의 소식통을 인용해 열병식에 참가한 군인들에게 지급한 중국산 식품에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김여정은 이와 관련해 “전선 가까운 지역이 초기발생지라는 사실은 우리로 하여금 깊이 우려하고 남조선 것들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하였다”라며 “우리가 색다른 물건짝들을 악성비루스(코로나19 바이러스) 류입의 매개물로 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적들이 우리 공화국에 비루스가 류입될 수 있는 위험한 짓거리를 계속 행하는 경우 우리는 비루스는 물론 남조선 당국 것들도 박멸해버리는 것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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