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행복기숙사

윤평호 기자 2022. 8. 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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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의 진정한 여름휴가는 '개학'과 함께 찾아온다.

천안의 대학 기숙사 유형 중에 '행복기숙사'가 있다.

"교육, 여가, 만남이 공존하는 대학생들의 행복한 보금자리"라고 홍보하는 천안행복기숙사는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사학진흥기금과 국민주택기금을 투입해 천안시 등과 협업으로 동남구 영성로 98 동남구청사부지 도시재생사업단지내 건립했다.

천안행복기숙사는 도내 대학교의 신입생부터 박사과정 대학원생까지 입사가 가능한 일종의 연합 기숙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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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평호 천안아산취재본부 차장

학부모들의 진정한 여름휴가는 '개학'과 함께 찾아온다. 내 몸의 열기도 부담되는 여름날. 기특한 자식은 학교 간 아이고 더 반가운 자녀는 기숙사에 들어간 아이다. 그런데 기숙사에서 아이들은 부모들만큼이나 행복할까?

대학이 13개나 소재한 천안은 기숙사도 여러 곳이다. 국어사전상 기숙사는 "학교나 공장 같은 곳에 딸려 있어 그 구성원들이 먹고 잘 수 있도록 마련한 집"이다. 천안의 대학 기숙사 유형 중에 '행복기숙사'가 있다. "교육, 여가, 만남이 공존하는 대학생들의 행복한 보금자리"라고 홍보하는 천안행복기숙사는 한국사학진흥재단이 사학진흥기금과 국민주택기금을 투입해 천안시 등과 협업으로 동남구 영성로 98 동남구청사부지 도시재생사업단지내 건립했다. 학생 수용 인원은 593명. 2020년 3월 1일 운영을 개시했다. 천안행복기숙사는 도내 대학교의 신입생부터 박사과정 대학원생까지 입사가 가능한 일종의 연합 기숙사이다.

천안행복기숙사에는 벌점기준표 항목이 30개에 달하는 상벌규정이 있다. 가령 "기숙사 주변에서 애정 행위, 소음 유발 및 음주 등 풍기 문란 행위를 통해 기숙사 이미지를 손상 시키는 행위"는 벌점 5점이다. "불온 유인물 배포 행위"도 벌점 5점. "직원이 부적절한 행위를 하였다고 인정"해도 벌점 2점. 기숙사 내 흡연 행위를 방조하면 벌점 5점, 신고 시 3점이 상점으로 주어진다.

풍기 문란, 불온 유인물, 부적절한 행위. 70-80년대 군사 독재 치하의 엄혹한 대학가에서 통제와 억압의 수단으로 횡행했던 음습한 언어들이다.

천안행복기숙사만 그런 것일까? 서울특별시는 외부용역으로 2018년 '대학생 거주 기숙사 인권실태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지나치게 엄격한 내부 규정으로 인한 기본적 자유침해, 기숙사의 비민주적 운영과 생활수칙 강압적용, 인원선발에서 공정성 결여, 인종·젠더·장애 등을 둘러싼 차별 문제가 확인됐다. 천안행복기숙사의 경우 천안 및 충남 소재 외국인 재학생은 입주가 아예 차단됐다.

행복이라는 말 만큼 우리 사회에 남용되는 말도 없다. 행복과 무관한, 때로는 행복을 저해하는 일들에도 행복을 붙여 합리화하는 경우가 잦다. 전국의 행복기숙사는 50여 곳. 이들 행복기숙사가 명실상부한 '행복'기숙사로 손색 없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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