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키퍼 장갑 없으면 줄게" 최정원, 주전 골키퍼에게 인정받은 사연

강예진 2022. 8. 11. 07: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남 드래곤즈 수비수 최정원은 팀 내 주전 골키퍼에게 인정까지 받은 '찐'실력자였다.

그는 "먼저 (골키퍼를) 하겠다고 말했다. 키 큰 사람이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 가운데 내가 제일 어렸다"며 "유독 골키퍼 장갑이 무겁게 느껴졌다.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했고, 발이 먼저 나갔다. 필드 플레이어다보니 손보다는 발이 편했다"고 웃었다.

최정원은 "형이 다음 경기 뛸 때 골키퍼 장갑 없으면 방으로 와서 가져가라고 장난 치시더라"며 웃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비수 최정원이 골키퍼 장갑을 끼고 골문을 지키고 있다. 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강예진기자] “(김)다솔이 형이 골키퍼 장갑 없으면 주신다고, 방에 가져가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전남 드래곤즈 수비수 최정원은 팀 내 주전 골키퍼에게 인정까지 받은 ‘찐’실력자였다. 그는 지난 8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2 부천FC와 31라운드 홈경기에서 팀을 위기에서 구했다. 필드플레이어가 아닌 골키퍼 장갑을 끼고서 말이다.

상황은 이랬다. 1-1로 팽팽하게 흘러가던 후반 막판, 골키퍼 김다솔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경기에 뛸 수 없다는 신호가 나왔고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를 이탈했다.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한 전남은 필드플레이어 중 한 명이 골문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때 최정원이 골키퍼 장갑을 꼈다.

경기 종료까지 버텨야 할 시간은 7분, 선방쇼는 화려했다. 부천 이시헌의 슛을 막아낸 것을 시작으로 오른쪽 골문 구석을 노린 조현택의 슛을 발끝으로 쳐냈다. 반사 신경에서 나온 슈퍼세이브였다. 이후 전남은 추가 실점 없이 귀중한 승점 1을 챙겼다.

이틀 뒤, 연락이 닿은 최정원은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먼저 (골키퍼를) 하겠다고 말했다. 키 큰 사람이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 가운데 내가 제일 어렸다”며 “유독 골키퍼 장갑이 무겁게 느껴졌다. 막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했고, 발이 먼저 나갔다. 필드 플레이어다보니 손보다는 발이 편했다”고 웃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깨달은 바도 있다. 최정원은 “골킥을 찰 때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골키퍼도 쉽지 않은 포지션이더라. 뭔가 더 열심히 수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골키퍼 장갑이 유독 더 무겁게 느껴졌다”고 이야기했다.

경기 후 김다솔의 인정도 받았다. 최정원은 “형이 다음 경기 뛸 때 골키퍼 장갑 없으면 방으로 와서 가져가라고 장난 치시더라”며 웃었다.

위기는 넘겼지만, 앞으로가 더욱 중요하다. 전남은 지난 5월 17일 FC안양전 이후 14경기째 승리가 없다. 이장관 신임 감독이 부임한 이후 첫 승전고를 울리지 못하고 있다. 그만큼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최정원은 “마음이 무겁다. 이기는 경기로 팬들한테 보답해야 한다. 결과는 좋지 않지만 선수들이 조금씩 자신감을 찾은 느낌이다. 경기력도 좋아졌다. 감독께서 존중을 많이 해주신다. 비록 하위권에 있지만 프로인 만큼 끝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했다.
kkang@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