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폴더블폰 대중화 원년.. 완성도 100%까지 올렸다"

노태문 삼성전자 MX 사업부장 사장 간담회

10일(현지시각) 미 뉴욕 삼성전자 갤럭시 언팩 뉴욕체험관에서 방문객들이 폴더블 신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삼성전자

“한국은 폴더블폰 대중화가 완성 단계에 있다. 이젠 세계다.”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에서 만난 노태문 삼성전자 MX 사업부장 사장은 “2025년까지 삼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폴더블폰으로 채우겠다”고 밝히며 이렇게 말했다. 이날 삼성전자는 언팩 행사를 갖고 폴더블폰 신제품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를 공개했다. 3년 전 세계 최초로 화면이 접히는 폴더블폰을 출시한 삼성전자는 이번 폴더블폰 신제품을 통해 전 세계 폴더블폰 대중화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노 사장은 “올해 폴더블폰 글로벌 판매량을 1000만대 이상 달성해 폴더블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다.

10일(현지시각) 미 뉴욕에서 노태문 삼성전자 MX 사업부장 사장이 폴더블폰 신제품인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를 공개한 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역성장 폴더블로 뚫겠다”

신제품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는 그동안 문제로 지적됐던 배터리 용량, 카메라 성능, 무게와 두께 등을 대폭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노 사장은 “삼성전자 MX 사업부 모든 임직원과 파트너사, 협력사 등이 모두 최선을 다해 이번 제품의 완성도를 100%까지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폴더블폰만이 줄 수 있는 사용성을 강화하고, 사용자 지적사항을 최대한 개선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 급등과 수요 둔화, 치솟는 환율,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이 5~8% 역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폴더블폰으로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사업부 내부에 ‘플래그십 퍼스트’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노 사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하지만,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살아있다”며 “폴더블폰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수요를 이끌어내고 점유율을 늘리겠다”고 했다. 이는 현재 갤럭시S 시리즈 중심인 삼성전자 프리미엄 모델 라인업이 폴더블폰으로 대체된다는 의미다. 그는 “폴더블 제품이 한번 스쳐지나가는 니치마켓(틈새시장)이 아니라 메인스트림(주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해외 바이어와 협력사들도 삼성이 4번째 폴더블폰을 내고 제품 완성도를 높여가는 것을 보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노 사장은 애플에 눌려 기세를 펴지 못한 미국 시장에서도 폴더블폰 선전을 기대했다. 그는 “노트 시리즈의 경우에도 1~3 시리즈가 나올 때까지 미국에서 큰 반응이 없었지만, 4부터는 판매가 잘 됐다”며 “이번 폴더블 제품부터는 미국 시장에서 제대로 어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판매량 늘리려 가격 인상 최소화

대중화를 이루려면 판매량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이번에 출시한 갤럭시Z폴드4와 갤럭시Z플립4의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했다. 국내 가격 기준 256GB 갤럭시Z폴드4의 가격은 199만8700원으로 작년에 출시한 폴드3와 가격이 같다. 256GB 갤럭시Z플립4는 전작보다 가격이 9만9000원 올랐다. 노 사장은 “부품 가격, 물류비용 등이 상승하며 폴더블폰 제품의 가격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최대한 가격이 200만원을 넘지 않도록 했다”며 “이는 폴더블폰 대세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판매 물량을 늘리며 손실을 보완하려는 전략”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번에 출시한 4세대 폴더블폰이 전작과 디자인적으로 변화가 없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노 사장은 “한 눈에 보면 별차이를 못 느낄 수 있지만, 직접 만져보면 최고 수준까지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폴더블폰의 본격적인 대중화를 위해선 그동안 취해온 디자인 정체성을 일정 부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일부 고사양 게임을 실행 시 스마트폰이 강제적으로 성능을 하향 조정하는 GOS(게이밍 옵티마이징 서비스) 논란으로 신뢰도에 타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노 사장은 “이번 신제품은 CPU·GPU·MPU 모두 업그레이드 된 AP를 탑재했다. 직접 사용해보면 얼마나 많이 개선했는지 바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삼성 갤럭시 생태계 구축에 박차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은 화웨이·오포·샤오미 등 중국 업체의 진출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선 애플이 우위를 차지한다. 삼성전자는 이러한 난관을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와 삼성 가전제품과의 연결성, 구글·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과의 협업으로 극복하겠다는 전략이다. 노 사장은 “그동안 폴더블폰을 1000만대 이상 팔아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비자 사용 편의를 지원하는 차별성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갤럭시만이 줄 수 있는 제품 간 연결성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노 사장은 갤럭시 전용 AP 개발과 새로운 폴더블폰 개발 계획에 대해서도 밝혔다. 그는 “현재 갤럭시 전용 AP는 여러 파트너사와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했고, “현재 다양한 시도와 선행 개발을 진행 중인데, 개발 완성도에 따라 새로운 폼팩터와 기술을 가진 제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