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파란 옷이 안 어울린데요" 이용, 숨겨지지 않았던 '녹색' 티

유지선 기자 2022. 8.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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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수원)

녹색 유니폼이 익숙했던 이용이 빨파 유니폼을 입고 90분 동안 캐슬 파크를 누볐다. 아직은 '녹색 티'가 완전히 감춰지진 않은 듯하다.

이용은 지난 10일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 FC와 전북 현대의 하나원큐 K리그 2022 24라운드 경기에 출전해 풀타임을 뛰었다. 전북을 떠나 수원 F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뒤, 친정팀 전북을 처음 적으로 만난 경기였다.

"(수원 FC) 파란색 훈련복을 입고 워밍업을 했는데, 전북 선수들도 그렇고 김상식 감독님도 안 어울린다고 빨리 녹색으로 갈아입으라고 장난을 치더라고요"라며 웃던 이용은 "저는 웬만하면 다 잘 어울리지 않나요?"라고 너스레를 떨더니 "사실 제 첫 프로팀(울산 현대) 유니폼도 파란색이었는데 말이에요. 이제 녹색 이미지가 워낙 강해져서 더 어색해하는 것 같아요"라며 옛 동료들과의 일화를 소개했다.

오른쪽 풀백 자리에 선 이용은 김진수, 문선민 등 전북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던 선수들과 측면에서 맞섰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전북의 일원이었으나, K리그 최강으로 꼽히는 전북을 적으로 만나게 된 소감은 어땠을까. 이용은 "아무래도 개인 능력들이 좋다보니 압박을 잘 빠져나가더라고요. 좀 얄밉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어요"라며 혀를 내둘렀다.

경기 결과는 아쉬운 0-1 패배였다. 수원 FC는 올 시즌 전북을 세 차례 만났는데, 3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0-1 패배를 당했다. "그렇지 않아도 김도균 감독님께서 항상 0-1로 패한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라고 아쉬워한 이용은 "파이널 A에 합류해서, 다음 경기는 저희가 전북을 더 껄끄럽고 귀찮게 만들고 싶어요"라며 승리를 다짐했다.

'그렇게 되면 전북의 라이벌 팀 울산 현대가 우승할 확률이 높아지지 않느냐'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용은 "그래도 전북은 막바지에 항상 강했잖아요"라고 맞받아치면서 "전북이 울산과 맞대결에서 충분히 승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저희 나름대로, 전북도 원래하던 대로 잘하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했다. 역시 5년 가까이 진하게 물든 '녹색 티'는 쉬이 숨겨지지 않는다.

이용은 경기 종료 후, 멀리 원정 응원을 온 전북 팬들을 찾아가 인사도 했다. 이용은 전북 팬들로부터 큰 사랑을 받은 선수 중 한명이다. "좀 씁쓸한 마음도 들었어요"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놓은 이용은 "전북 팬 분들이 이름도 외쳐주시고, 걱정도 응원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큰 힘이 됐습니다"라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이제는 녹색 티를 벗고 '수원 FC '으로 거듭나야 한다. 팀 적응에는 문제가 없다. 박주호, 이승우 등 평소 절친했던 선수들이 수원 FC에 다수 있기 때문이다. 박주호는 이용와 초등학교 시절부터 축구를 같이했던 절친한 사이이며, 이승우도 평소 이용을 잘 따랐다. 특히 이승우는 오늘 경기에서도 이용과 함께 오른쪽 측면에서 서서 호흡을 맞췄는데, 하프타임엔 어떻게 움직임을 가져갈지 의논하는 등 그라운드 안팎에서 적극 소통하고 있다.

"()승우는 제가 수원 FC에 오기 전부터 어디서 소식을 들었나 봐요. 빨리 오라고 연락이 자주 왔었고, 합류하고 나서도 굉장히 기뻐해줬어요. 이뿐 아니라 현재 선수단에서 절반 정도는 기존에 알던 선수들이에요"라며 순조롭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고 했다.

아직 몸 상태가 60% 밖에 올라오지 않았다던 이용은 "많은 경기를 뛰지 못해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는데, 부상까지 겹쳤어요. 체력적으로 많이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죠"라면서 "수원 FC에서 많은 경기를 뛰고, 팀이 목표로 하는 바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우선 제 목표이자, 팀의 목표이기도 한 파이널 A 합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라며 빨파 유니폼이 누구보다 잘 어울리는 선수로 거듭나리라 다짐했다.

글=유지선 기자(jisun22811@soccerbest11.co.kr)
사진=베스트일레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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