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례주민 희망고문' 위례신사선, 이르면 내달 본계약

정순우 기자 2022. 8. 11. 05:0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市·GS건설 공사비 막바지 협상

위례신도시의 핵심 교통망인 경전철 위례신사선 건설을 위한 실시협약이 이르면 9월 체결된다. 발주처인 서울시와 민간 사업자인 GS건설 컨소시엄이 본계약에 해당하는 실시협약을 맺고, 후속 절차를 계획대로 추진하면 위례신사선은 내년 말 착공해 2028년 중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위례신사선은 수도권 2기 신도시인 위례를 출발해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강남구 대치동·삼성동·신사동 등 서울 강남권의 주요 업무·상업지역으로 연결되는 ‘알짜 노선’이다. 2008년부터 사업이 추진됐지만, 10년 넘도록 별다른 진척이 없어 대중교통망 확충을 고대하는 신도시 입주민을 ‘희망고문’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위례신사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지역 주민들의 교통 편의성 향상은 물론 강남권 교통 혼잡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비 협상 막바지…내달 실시협약 유력

10일 서울시와 건설 업계 등에 따르면, 위례신사선 발주처인 서울시와 사업자인 강남메트로(GS건설 컨소시엄)는 공사비 변경안을 놓고 막바지 조율을 벌이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굵직한 항목은 협상이 끝났고, 계약서 세부 문구를 조율하는 중”이라며 “다음 달이면 실시협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메트로 측도 “공사비 관련 협상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실시협약이란 민간과 공공이 함께 진행하는 프로젝트에서 본계약에 해당하는 단계다. 실시협약을 통해 공사비를 포함한 구체적인 사업계획이 확정된다. 다른 서울시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실시협약은 본협약에 앞선 합의안 도출 절차다. 이 관계자는 “본 실시협약은 연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실시협약 후 1년~1년 6개월 정도 설계를 하고 공사를 시작하는데, 서울시는 합의안 도출 후 후속 행정 절차와 설계를 투트랙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위례신사선의 예정 공사 기간은 5년이므로 이르면 내년 하반기 착공, 2028년 개통이 가능하다.

서울시와 GS건설은 애초 작년 3월에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올해 공사를 시작해 2027년 개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강남구 삼성역 일대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 프로젝트와 위례신사선 구간이 겹치면서 노선 배치, 환승센터 위치 등을 협상하느라 지난해 실시협약을 맺지 못했다. 올해 들어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급등한 건설 원자재 가격을 공사비에 반영하는 문제 때문에 또다시 반년 넘게 협상을 벌였다. 실시협약이 장기간 지체되자 위례신도시에선 “늑장 행정 탓에 주민들만 출퇴근 지옥에 시달린다”는 여론이 빗발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이렇게 급격히 오른 전례가 없어서 적정 공사비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실시협약 합의안이 만들어지면 기획재정부 검증을 거쳐야 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민자 사업은 사업 특성이나 추진 시기에 따라 세부 조건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사업자(강남메트로)와 주무관청(서울시) 간 협상으로 사업 조건을 정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정부는 큰 틀에서 법에 어긋나는 사항이 있는지 정도만 검증한다”고 말했다.

◇“GTX 같은 광역 교통망, 조속히 추진해야”

위례신사선 프로젝트가 늦게라도 정상화되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추진 과정만 놓고 보면 실패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다.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가 착공한 2008년부터 추진돼 2021년 개통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최초 주관사인 삼성물산이 수익성을 이유로 2016년 사업에서 빠지면서 공백이 생겼고, 신규 사업자 선정과 재추진 과정도 지지부진해 입주민들의 불만이 컸다. 결과적으로 위례 주민들은 입주가 시작(2013년)되고 15년이 지나서야 정부가 애초 약속한 철도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주민들이 분양받은 아파트 분양가에는 가구당 평균 1400만원의 교통부담금이 포함돼 있었다. 집을 살 때 대중교통 이용료를 내고 15년을 기다리는 셈이다.

이창무 한양대 교수는 “위례신사선과 같은 광역 교통망이 입주 시점에 맞춰서 갖춰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위치에 신도시를 만든다 하더라도 인구 분산 효과가 떨어지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가져온다”며 “정부는 위례신사선을 반면교사로 삼아 GTX 등 현재 추진 중인 광역 교통망 건설이 지연되지 않게 특별히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