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과학' 더마화장품 열풍 이끌어.."美서 K뷰티 알릴 것"

강영운 2022. 8. 11.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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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
'닥터지' 작년 매출 1766억
2014년이후 14배로 급성장
中 화장품시장 불확실성 불구
닥터지는 30분기 연속 성장
지분 인수한 스위스 미그로스
미국 화장품시장 유통채널 보유
닥터지 미국 진출 협업에 큰 힘
2016년부터 피부타입 DB 구축
2만5천장 피부사진 AI가 분석
소비자 맞춤 화장품 추천 서비스
'14배'.

화장품 브랜드 닥터지의 매출 성장률이다. 8년 만에 몸집을 14배로 불렸다. 2014년 기록한 매출액 119억원이 지난해 1766억원을 찍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액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닥터지의 극적인 성공을 이끈 이가 바로 이주호 고운세상코스메틱 대표다. 이 대표는 고운세상코스메틱 창립자인 안건영 회장에게 2014년 러브콜을 받고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했다.

지난 1월부터는 최고경영자(CEO)로 고운세상코스메틱 수장에 올랐다. 최근 경기도 분당구 사옥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이 대표는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환경에서도 상반기에만 1027억원 매출을 올렸다"며 "30분기 연속 성장했다는 데 만족한다"고 웃었다.

화장품 업계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주력 시장인 중국의 불확실성이 큰 데다 낮은 진입장벽으로 경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닥터지 성장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이 대표는 "고급 기능성 화장품인 더마코스메틱의 잠재력"을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더마코스메틱이란 화장품을 뜻하는 코스메틱(Cosmetic)과 피부과학을 의미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의 합성어다. 의약품 성분을 조합한 고급 기능성 화장품이 이 분야에 속한다. 그는 "처음 회사에 합류하던 시기인 2014년 한국의 더마코스메틱 시장 규모는 전체 화장품 대비 4%에 불과했다"면서 "미국·유럽에서 더마코스메틱이 13%를 차지하고 있었던 만큼 국내에서도 성장 동력이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닥터지의 매출 성장 속도가 이를 증명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의 조직 유연성도 닥터지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다. 이 대표는 "각 유통 채널을 담당하는 리더들이 회사 전체 성장을 위한 유통망을 선택해 밀어주는 구조"라면서 "최근 올리브영 납품이 많았음에도 타 채널 리더들 역시 이를 선뜻 지지해준 것이 성장 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이 인센티브를 조직·개인별 대신 회사 전체 실적을 기준으로 삼은 것 역시 통합의 발판이 됐다고 이 대표는 부연했다. 실제로 이 덕분인지 올리브영이 지난 6월 진행한 '올영픽' 행사에서 닥터지는 역대 월 최고 매출액을 달성했다. 인기 제품 '레드 블레미쉬 클리어 수딩 크림'은 지난해 연 올영픽 행사 대비 약 37%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 대표는 "올리브영뿐만 아니라 네이버·쿠팡 등 온라인 채널에서 스킨케어 분야 1위에 오르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의 가시적 성과로 해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세계적인 마케팅 분석업체 칸타월드패널이 발표한 '2021년 소비자가 많이 찾은 뷰티 브랜드'에서 닥터지가 1위에 올랐다. 특히 K팝·K무비 인기가 높은 미국 진출도 준비 중이다. 이 대표는 "최근 직원 8명을 미국 테네시주로 파견해 현지 유통 채널과 시장 조사를 진행했다"면서 "K뷰티에 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진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운세상코스메틱 지분을 인수한 스위스 모기업 미그로스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미그로스 산하에 미국 화장품 회사가 있어 유통 채널 확보와 디지털 마케팅 전략 수행도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대표는 "미그로스 본사가 닥터지의 성공 방정식을 존중하고 있어 협업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개별화 제품도 회사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16년부터 설문조사를 진행해 피부 유형 데이터를 수집했다. 피부 사진 약 2만5000장을 인공지능(AI)으로 학습시킨 뒤 '옵티미' 서비스를 선보였다. 소비자가 본인 사진을 찍어 올린 뒤 간단한 설문을 진행하면 이에 걸맞은 화장품을 소개해주는 방식이다. 이 대표는 "누구나 소득 수준에 관계없이 피부에 자신감을 갖도록 하는 게 우리 회사 비전"이라면서 "옵티미는 비전을 구현하는 데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로서 목표도 정확히 수립했다. "2030년 10개 브랜드로 1조원 매출을 구현하고자 합니다. 고객들의 피부 건강을 모토로 경영하면, 이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웃음)".

[강영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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