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 유치·벤처 창업 육성.. 수도권 첨단기업도시 '부푼꿈' [지방기획]
SK그룹 연구시설단지 건립 업무협약
대장지구에 7개 계열사 인력 입주 예정
美 온세미컨덕터 1조4000억 투입 결정
2025년까지 전력 반도체 제조시설 설립
신규 일자리 창출·세수 증대 효과 기대
벤처펀드 1호 슈퍼메이커즈 공장 오픈
◆사업비 1조원, 연구 인력만 3000명 매머드급 ‘주목’
10일 부천시에 따르면 정부의 수도권 3기 신도시 대장지구는 일자리를 만드는 자족도시, 미래먹거리 창출을 위한 첨단 기업 유치가 필수적이다. 이곳에 올해 1월 SK그룹의 연구개발(R&D) 심장 ‘SK그린테크노캠퍼스’ 건립 소식이 전해졌다. 핵심 계열사 중 SK이노베이션과 SK에너지, SK온, SK E&S, SKC, SK머티리얼즈 등 모두 7개 사의 친환경 기술 부문 연구진이 대거 둥지를 트는 게 핵심이다. 차세대 배터리·반도체 소재, 탄소 저감 및 포집,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등 분야를 아우른다.
입주 부지가 확정되면 2025년 착공에 들어간다. 사업비만 1조원, 근무하게 될 인력은 3000명 이상으로 예상된다. 부지는 약 10만㎡, 축구장 14개를 합쳐놓은 면적이다. SK그룹은 부천을 대상지로 낙점한 이유로 대중교통 인프라, 생활편의시설, 협업체 등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한다. 다시 말해 확실한 미래가치에 주목한 셈이다. 시와 SK그룹은 성공적 프로젝트 수행으로 연구단지를 뛰어넘는 ‘부천·SK 문화 공존’이란 이미지를 부여하고자 한다.
그 첫걸음으로 상생협력 협의체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향후 세계적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고, 지역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기 위한 취지다. 행정·관계 기관과 시행자 등의 소통과 협력으로 지금부터 차근히 준비해 장밋빛 청사진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 탄소 중립과 디지털 대전환을 목표로 세운 SK그룹 핵심 산업 요람으로 주거와 일자리 모두를 잡을지 주목된다.
◆해외서 눈독 들이고… 유망 벤처·창업 길러낸다
미국에 본사를 둔 온세미컨덕터는 2025년까지 부천 공장에 1조4000억원 투입을 결정했다. 높은 강도와 전압을 버틸 수 있는 차세대 실리콘카바이드(SiC) 기반 전력 반도체 연구·개발에 더해 바로 생산이 가능한 제조 시설을 설립키로 한 것이다. 약 500개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중소 협력업체 80여곳, 1900억원 추가 매출이 전망된다. 이는 직접적 세수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시는 내다봤다. 기존 업체들도 점점 부천을 빠져 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외 업계 이목이 집중된 사건이었다.
정부는 지난해 5월 ‘K-반도체 전략’을 발표하며 2030년까지 우리나라를 안정적인 세계 최대 반도체 공급 국가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글로벌 무대에서 자국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초기 시장 선점은 중요 화두로 떠올랐다. 이 시기는 굴지의 온세미가 체코와 한국(부천)을 직접 투자 대상국으로 놓고 비교하던 때와 맞물린다. 이에 중앙 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와 경기도·부천시는 어떤 부분을 지원할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댔다.
그렇지만 기초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내놓을 당근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더욱이 수도권 과밀 억제 권역이란 불리한 상황은 더욱 발목을 잡았다. 현실은 절대 녹록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낙담할 수도 없었다. 시는 신속하게 시의회와 협업해 ‘기업 유치 촉진 조례’ 제정에 나섰다. 외국인투자를 이끄는 법적·제도적 근거 마련을 위한 취지였다. 동시에 제조 설비 및 공장 증설을 포함해 각종 인프라가 들어설 입지 기반에 관한 까다로운 허가 절차에도 규제 완화와 관계 부서의 협조를 얻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온세미는 부천과 손을 맞잡았다.
◆“청년들 일하고 싶은 좋은 일자리로 활력 더한다”
“무엇보다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게 최고 복지이자, 최선의 해결책입니다.”
조용익(사진) 경기 부천시장은 10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민선 8기 최우선 과제로 민생 회복을 꼽았다. 그는 해법이자 포부로 “신성장 동력 산업, 친환경 첨단 기업 유치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젊은 계층이 모여드는 활력 넘치는 도시로 재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부천은 현재 대전환 시기로 정리된다. 대내외 확장기의 번영과 풍요를 누린 1990년대와는 판이하다. 기업 유출은 물론이고 인구마저 빠르게 줄어 지역 사회 전반에 경고등이 켜진 지 오래다. 그동안 관성대로면 위기 극복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조 시장은 “중장기적 비전을 명확히 설정하고 창의성을 발휘해 재도약의 발판 마련에 나서겠다”면서 “서울의 변방이나 베드타운이 아닌 주거·산업, 환경·교통, 문화가 균형을 갖춘 자족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장신도시, 영상문화산업단지, 4중 역세권이 될 종합운동장역 중심의 트라이앵글 산업 벨트를 구축해 글로벌·유니콘·선도 기업을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로봇, 정밀의료, 디지털 헬스케어, 뷰티 등 4차산업 융합단지의 발전에도 역량을 쏟는다.
대장 첨단산업단지는 SK의 그린에너지 기술을 최초로 테스트·상용화하는 ‘탄소 제로’ 구현에 초점을 둔다고 조 시장은 소개했다. 동시에 글로벌 인재 유치와 해외 유수 업체의 접근이 용이한 전략·상징적 랜드마크로 부천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공장 증설이 어렵거나 당면 과제가 많은 기업들에는 ‘찾아가는 현장 기동반’ 등의 적극 행정으로 문제 해소를 돕는다. 시는 청년 스타트업 확대 차원에서 사물인터넷(IoT) 혁신 센터를 시작으로 연구개발(R&D) 창업 허브, 원미동 일대 경기 거점 벤처 센터에 창업 보육 공간도 마련한다.
조 시장은 “아직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스타트업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뻗어가는 여정을 함께 걷겠다”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우뚝 서 세수 증대 등 다양한 경제적 파급 효과로 부천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천=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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