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거액투자 나서는 美억만장자, 한참 뒤처진 한국 대기업 [사설]
희토류는 총 17종의 희귀한 광물로 스마트폰, 전기차 배터리, 광섬유 등 전자제품 제조에 쓰여 '첨단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미국 억만장자들이 희토류 투자에 나선 것은 전 세계 희토류 공급량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중국의 독과점 공급 구조를 깨기 위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 이후 수출 중단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희토류를 무기화하고 있는 중국의 행보에 제동을 걸겠다는 것이다. 유럽도 희토류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위해 자체적인 공급망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같은 세계의 움직임과 비교하면 한국 대기업의 해외 자원개발은 한참 뒤처져 있다. 한국은 희토류를 포함한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백금족 등 6대 핵심 광물을 중국 등 5개국에 의존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소극적인 행보를 보인 것은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를 적폐로 낙인찍은 탓이 크다. 정부가 공기업이 확보한 해외광산을 손해를 보면서까지 팔아치웠으니 그런 분위기에서 기업들이 해외 자원개발에 나서는 게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나마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도네시아 니켈 광산 투자에 나섰고, 포스코홀딩스가 2024년 리튬 자체 조달을 목표로 아르헨티나 리튬 공장에 5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은 다행이다.
전 세계의 자원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자원확보는 국가경쟁력·경제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 특히 미국이 전기차 배터리 원료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라고 압박하고 나섰으니 공급망 다변화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대기업들이 과감하게 해외 자원 투자에 뛰어들어야 하고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야 한다. 서둘러야 지난 10년간의 해외 자원개발 역주행을 만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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