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선 정원 못 채우는 어린이집 속출... 아예 문 닫기도
일본 도쿄 시나가와구에 사는 이시가와 나오(29)씨는 만 2세 아들을 동네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아이가 다니는 반(班) 정원은 20명이지만, 실제 다니는 아동은 12명에 불과하다. 나오씨는 “작년보다 원생들이 훨씬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도쿄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어린이집이 전체의 절반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때 ‘하늘의 별 따기’라고 할 만큼 등록이 어려웠지만, 저출산 현상이 가속화하며 미달 사태가 잇따르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 확산으로 원아를 모집하지 못해 폐원하는 어린이집도 속출하고 있다.
이달 초 일본 NHK가 도쿄 23구 보육 시설을 조사한 결과, 0세 반 53%가 정원을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세 반은 31%, 2세 반은 40%였다. 정원 모집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는 ‘저출산 영향’이 가장 많았고, ‘새로운 보육 시설 개설’ ‘코로나 감염 불안’ 등이 뒤따랐다. 마이니치신문은 “도쿄 23구에서 어린이집 원생이 정원에 100명 이상 미달한 곳이 12곳”이라며 “17구에선 부모들 사이에서 ‘격전지’로 통했던 1세 반이 50명 넘게 자리가 빈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메구로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0세 반 정원이 밑도는 것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고 했다.
자녀의 어린이집 입학 문제는 일본 사회의 골칫거리였다. 2016년에는 한 30대 워킹맘이 ‘(아이가) 어린이집에 떨어졌다. 일본 죽어라’라는 제목의 글을 인터넷에 올려 큰 파문을 일으켰다. 당시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는 아동이 2만3500여 명에 달했다.
이후 일본 정부가 어린이집 신규 개설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2015년 약 25만명이었던 도쿄의 어린이집 정원이 지난해에는 33만명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출생아 감소가 예상보다 가팔라지면서 미달 사태를 맞은 것이다. 도쿄의 출생아는 2015년 11만3194명에서 2020년 9만9661명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전국의 어린이집 대기 아동 수는 5634명으로, 2017년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케모토 미카 일본총합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어린이집 폐원으로 아이들이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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