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 "사랑하는 일에서 떠나야 할 때"
올해 US오픈 끝으로 은퇴 예고
‘테니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41·미국·사진)가 은퇴를 공식화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이 “US오픈을 끝으로 은퇴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은 지 하루 만이다.
윌리엄스는 10일 미국 패션·셀러브리티 매거진 ‘보그’에 기고한 에세이를 통해 은퇴 뜻을 밝혔다. 윌리엄스는 때맞춰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랑하는 일에서 떠나야 하는 것은 힘들지만 나의 카운트다운이 지금 시작됐다”고 적었다. 8월 말 개막하는 US오픈을 자신의 마지막 무대로 예고한 윌리엄스는 “화려한 은퇴식의 순간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윌리엄스가 쌓아온 화려한 커리어는 열여덟 살이던 1999년 시작됐다. US오픈 여자 단식을 제패하며 메이저 대회에서 처음 우승했다. 흑인 선수로는 1958년 알테아 깁슨 이후 41년 만의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 우승자였다. 이후 총 23번의 메이저 타이틀을 수집했다. 22회 우승한 슈테피 그라프(은퇴·독일)를 넘어섰고, 24회 우승해 이 부문 1위에 올라 있는 마거릿 코트(은퇴·호주)의 대기록에는 하나 부족하다. 그러나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 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로는 윌리엄스가 최다 우승자다. 윌리엄스는 남녀 스포츠를 통틀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커리어를 보낸 선수 중 하나로 평가된다.
올림픽에서도 2012년 단식과 여자 복식 2관왕에 올랐고, 2000년과 2008년에는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복식 우승은 모두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와 파트너를 이뤘다. 윌리엄스는 2022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여자 스포츠 스타 수입 1위다. 영향력도 컸다. 테니스에서 극소수였던 흑인 여자 선수로 미래의 유망주들에게 영감을 줬을 뿐 아니라 양성평등에도 목소리를 냈다.
윌리엄스는 미국 인터넷 뉴스 웹사이트인 레딧의 공동 창업자 알렉시스 오헤니언과 2017년 결혼했다. 그해 호주오픈에서는 임신 초기임에도 우승하는 괴력을 보였고, 9월에 딸 올림피아를 낳았다. 응급 제왕 절개에 따른 후유증, 산후 우울증 등을 극복하고 코트로 복귀한 윌리엄스는 ‘엄마 선수’로도 치열하게 경쟁했다. 메이저 대회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4번이나 결승에 올랐다.
윌리엄스는 에세이에서 ‘세리나다운 것’을 “스스로에겐 최고를 기대하면서, 다른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면서 “나도 해냈다. 당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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