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치돼 눈 떠보니 南"..66년 만에 드러난 진실

김성수 2022. 8. 10.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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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6년 전 북한에 살고 있던 한 청년이 우리 첩보부대에 납치돼 남쪽으로 끌려왔습니다.

하루 아침에 가족과 생이별하고 낯선 땅에서 살게 된 청년은 여든 다섯 노인이 돼서야 피해를 인정받게 됐습니다.

김성수 기잡니다.

[리포트]

1956년 10월, 북한 황해도.

어린 동생들과 살던 19살 김주삼 씨 집에 낯선 군인들이 찾아왔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 강제로 목선에 태워졌습니다.

[김주삼 : "총 들고 군인들이 들어온 거에요 집에.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총을) 갖다 대고 가자 하면 간 거지."]

정신 차리고 보니 남녘땅 백령도였습니다.

그를 데려온 건 우리 군 첩보 부대원들.

백령도에서 다시 서울 구로구 공군 첩보대로 이송했고, 거기서, 신문이 시작됐습니다.

[김주삼 : "군부대가 어디 있느냐, 큰 다리가 어디 있느냐 뭐 그런 것들. 며칠 뒤 또 가서 묻고..."]

그렇게 1년에 걸친 신문이 끝났는데, 부대는 김 씨를 풀어주지도, 북으로 돌려보내지도 않았습니다.

허드렛일과 잔심부름의 나날이 이어졌고, 더 괴로운 건, 신변이 어찌 됐을지 모를 북녘의 가족 걱정이었습니다.

[임중철/김주삼 씨 피해 목격자 : "북쪽에다 대고 철문을 붙잡고 소리를 안 내고 우는 거야. 고향 생각하고 형제 생각해서 그런지..."]

20대 초반의 꽃다운 시절을 그렇게 보내고, 김주삼 씨는 4년 만에 풀려났습니다.

그때부터는, 낯선 땅에 정착하는 외로운 과제가 남았습니다.

그런 김 씨를, 경찰은 사찰했다고 합니다.

[김주삼 : "이북하고 무슨 연락하지 않나. 신발 신고 집에 들어와서 사방을 다 보고..."]

진실화해위원회는 국방부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했다며, 국가의 사과와 명예 회복, 북한 가족과의 상봉 추진 등을 권고했습니다.

피해 보상을 위해선 또 민사소송을 준비해야 하는 김 씨, 올해 나이, 여든 다섯입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황종원/영상편집:장수경/그래픽:최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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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ss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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