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아베파 챙기며 통일교 연결고리 끊기 '이른 대폭 개각'

김서영 기자 2022. 8. 10.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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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 국면 타개하려 조기 인사, 19명 중 14명 물갈이
계파 골고루 발탁해 파벌 균형 "정권 안정..장기집권 꾀해"
아소파·모테기파 고루 등용한 새 기시다 내각 기시다 후미오(가운데) 일본 총리가 10일 자민당 본부에서 모테기 도시미쓰 간사장(가운데 왼쪽), 아소 다로 부총재(가운데 오른쪽) 등 자민당 간부들과 회의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시다 총리가 이날 단행한 자민당 간부 인사에서 모테기 간사장과 아소 부총재는 유임됐다. 도쿄 | AF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 각료 19명 중 14명을 물갈이하는 대폭 개각을 단행했다. 개각을 통해 쇄신을 꾀하면서도 자민당 내 최대 파벌인 아베파를 배려해 당의 안정을 유지하는 선택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 방위상과 하기우다 고이치 경제산업상 등 14명의 각료를 교체했다. 자신의 오른팔이자 기존 내각 핵심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상,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 스즈키 슌이치 재무상 등 5명의 각료는 유임시켰다.

교체된 14명 중 9명은 처음 입각했으며 나머지 5명은 입각 경험자들이다. 방위상에는 하마다 야스카즈 중의원이 기용됐다. 방위상과 중의원 안전보장위원장을 지낸 12선 안보 전문가다. 경제안보담당상에는 2차 아베 내각 시절 총무장관을 지낸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디지털상에는 고노 다로 자민당 홍보본부장이 재입각했다. 두 사람은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기시다 총리와 경쟁한 인물이다.

전체 각료들의 파벌을 보면 규모가 가장 큰 아베파와 3위인 아소파가 각 4명, 2위인 모테기파와 4위인 기시다파가 각 3명이다. 아베파를 배려하면서 파벌 간 균형을 맞춘 모습이다. 기존 내각과 비교하면 아베파와 기시다파 각료 수는 그대로인 반면 아소파는 1명 늘고 모테기파는 1명 줄었다.

교도통신은 “자민당 내 아베파의 지지는 필수적”이라며 “장기집권을 노리고 당내 배려를 우선시했다”고 평가했다. 온건파인 기시다 총리가 이번 개각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는 대신 아베파와 소수파를 골고루 발탁하면서 정권의 안정을 택했다는 것이다.

아베 전 총리 살해를 계기로 드러난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과의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것도 이번 개각의 과제였다. 마이니치신문은 통일교와의 관계를 스스로 인정한 7명의 각료가 교체됐다고 전했다. 기시 방위상과 하기우다 경제산업상이 통일교와의 관계를 인정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특히 기시 방위상은 통일교로부터 자금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기시다 총리는 기시 방위상을 교체하면서도 안보담당 총리보좌관으로 기용했고, 하기우다 경제산업상을 자민당 정조회장으로 발탁해 아베파가 당 4역 가운데 한자리를 계속 차지할 수 있게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를 두고 “아베파를 달래려는 시도”라고 평가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하순이나 다음달 초에 개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지지율 하락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인사 시기를 앞당겼다. 통일교 논란, 코로나19 재확산, 아베 전 총리 국장 논란 등을 인적 개편을 통해 뚫고 나가겠다는 계산이다. 교도통신의 지난달 30~31일 여론조사에서 기시다 내각 지지율은 51%로 직전 조사에 비해 12.2%포인트 급락했다. 요미우리신문의 지난 5~7일 여론조사에서도 내각 지지율은 57%로 직전 조사 대비 8%포인트 하락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자민당 임시총회에서 “심기일전해 난국을 돌파하고 정책을 단행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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