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박용진 또 신경전.."마녀 아닌 증거가 어딨나" vs "사법 리스크 당 전체로"

'기소시 직무 정지' 당헌 두고 연일 충돌..강훈식 "李 계양을 출마로 상처받은 분들 실제 존재"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 중인 이재명·박용진 후보가 '기소 시 직무 정지' 내용을 담고 있는 당헌 80조 개정 논란을 두고 또다시 맞붙었다.

박 후보는 10일 오후 대전방송(TJB)이 주관한 당 대표 후보자 방송 토론회에서 당헌 80조에 대해 "개인의 사법 리스크가 당 전체의 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안전 장치"라며 "괜한 논란을 지금 만들 필요가 없는 것 아닌가. 우리 셋(당 대표 후보자)이 지금 논의하는 것(당헌 개정)을 반대하는 것이 맞지 않는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후보는 "당헌 개정 문제에 대해 의견을 낼 일도 없고, 어떤 의사를 가진 바도 없다"며 "박 후보께선 자꾸 저하고 관련이 있는 것처럼 만들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뇌물수수, 불법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를 저지른 경우라고 조항에 표시돼 있는데, 제가 돈 받은 일이 있다고 하는가"라며 "아무 해당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이 후보와 관련이) 없으니까 당 대표로서 이 조항 개정에 대한 입장을 이야기하라"며 "개인 문제가 아니잖느냐"고 재차 입장을 물었다.

이에 이 후보는 "박 후보에게 한 말씀을 드리면, 자기가 무고하다는 자료를 내라고, 공유하자고 얘기하던데, 제가 문제가 있다는 자료는 박 후보가 내는 게 정상 아닌가"라고 반격했다. 그러면서 "세상에 마녀가 아닌 증거가 어디 있는가"라며 "마녀가 아닌 증거를 본인이 내야 한다"고 했다.

박 후보는 "저는 그런 말씀을 드린 적 없으니까 오해 없으셨으면 좋겠다"고 했고, 이 후보는 "아닌 증거를 내라고 하지 않았느냐"면서 "조심해주면 좋겠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면서 거듭 "원한 바도, 요청한 일도 없다"며 "기소와 동시에 (직무) 자동 정지는 아니지만, 정지할 수 있게 하는 건 야당 침탈, 검찰공화국의 루트가 될 수 있다. 비상대책위원회와 전당대회준비위원회가 적절히 결정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충북MBC가 주관한 충북 지역 토론회에서는 이 후보의 인천 계양을 재보궐 선거 출마에 대한 공방전이 이어졌다.

먼저 박 후보는 6.1 지방선거에 대해 "이재명 효과는 사라진 선거였고, 결과는 전국적 선거 패배로 귀결됐다"며 "자생당사(自生黨死)했다는 비판과 선당후사를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의견을 질문드린다"고 물었다.

이 후보는 이에 "분명히 말하듯이, 대선 패배가 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었고, 대선 패배는 저 이재명의 역량 부족과 준비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는 방식에 대해서는 제가 출마선언문에서 말씀드렸던 것처럼 회피하거나 피해있는 것이 아니라 이 당이 앞으로 국민의 사랑을 받고, 신뢰를 받는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여당과 제대로 싸움할 수 있도록 거듭 나야 하고, 제 판단이 옳은지 아닌지는 당원과 국민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지금껏 이 후보의 계양을 출마에 대해 말을 아껴왔던 강훈식 후보도 이날은 "이 후보의 계양 출마가 상처가 된 분들은 실제로 존재한다"며 "그분들을 위로하고 다듬는 것은 우리당의 동지로서 필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강 후보는 그러나 다음 발언 기회에 "이재명 후보님께 그런 말씀을 드려서 당황할 줄 아시겠는데 이런 논쟁은 그면 해도 될 것 같아서 말씀드렸다"면서 발언 배경에 대해 부연 설명했고, 이 후보는 "강 후보가 이런 질문했다고 제가 섭섭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