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김혜경씨 출석 요청..'사법 리스크' 논쟁 없이 잠잠한 민주당
당선 "전대 영향 미미" 판단 속 윤 정부 지지율 하락에 '관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경찰의 출석 요청을 통보받았다.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했는데도, 당내에서는 관련 논쟁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20%대로 떨어지자, 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이 후보 비판을 자제하고 관망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재명 의원실은 1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김씨가 9일 경기남부경찰청으로부터 출석요구서를 받았다”며 “김씨는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경찰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경기도 공무원에게 법인카드로 소고기·초밥 등을 사오도록 사적 심부름을 시키고 약을 대리 처방받았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국민의힘 고발로 수사에 나선 경찰은 경기도청과 식당 129곳을 압수수색했다. 김씨는 경찰과 출석 일자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에는 김씨 수사가 전당대회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 비이재명계 의원은 “이 후보 사법 리스크에 대한 판단은 당원들 표심에 이미 반영돼 있다”며 “어설픈 수사는 오히려 이 후보를 도와주는 꼴이 된다”고 말했다. 한 친이재명계 의원은 “오히려 당원들 사이에서는 이 의원 가족에 대한 129건의 압수수색이 과하다는 인식이 더 많다”고 말했다.
앞서 이 후보의 경쟁자인 박용진·강훈식 후보는 김씨 수사를 두고 “경찰의 야당 전당대회에 대한 부당한 정치개입 수사”라고 비판하면서도 수사 결과 발표가 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6·1 지방선거 패배 직후 이 후보를 비판해왔던 비이재명계 의원들도 최근 ‘사법 리스크’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 비이재명계 의원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 지지율이 엉망인 상황이라 당분간은 대안 부재론 속에 당이 이 후보 중심으로 갈 것”이라며 “하지만 총선이 임박할수록 당 지지율이 떨어진다면 이 의원 사법 리스크도 당내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 친이재명계 의원은 “이 후보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할지는 검경 수사 결과에 달렸다”며 “검경이 기존 수사 내용을 재탕, 삼탕한다면 윤석열 정부가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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