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뱅크시와 다큐멘터리

문별님 작가 2022. 8. 1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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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이혜정 앵커

네, 뱅크시, 그리고 그의 다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청강문화산업대학교 조희정 교수와 화상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조희정 교수

안녕하세요. 


이혜정 앵커

앞서 보셨습니다만, 2018년에 있었던 일명 ‘소더비 경매 반달리즘 사건’이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는데요.


이 또한 철저하게 계획된 퍼포먼스로 알려졌죠?


조희정 교수

네, 저 경매장 사건 이후 항간에 떠도는 '그림이 실제로 파쇄되지 않은 거 아니냐?'와 '경매 주최 측과 공모한 거 아니냐?'라는 의혹과 논란이 며칠 뒤 공개된 영상 하나로 말끔하게 해소됐습니다. 


작품 '풍선을 든 소녀'에 파쇄기를 설치하는 과정과 예행연습, 실제 파쇄장면이 들어 있는 영상이 뱅크시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겁니다. 


뱅크시는 영상과 함께 올린 글에서 항간의 의혹은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이후 ‘풍선을 든 소녀’는 ‘사랑은 쓰레기통에’란 새 이름으로 정식 작품으로 발표됐고 2021년 경매에 다시 나와 18배가 높은 가격으로 낙찰됐습니다.


이혜정 앵커

뱅크시의 의도는 아니었겠지만, 자본주의를 비판하면서 동시에 자본주의로 돈을 벌게 된 아이러니한 일인 것 같습니다.  


뱅크시는 익명성을 중시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내일 개봉하는 다큐멘터리에서 뱅크시의 정체가 밝혀집니까?


조희정 교수

무려 20년간 얼굴없는 아티스트인 만큼 저도 다큐가 나온다 들었을 때 그게 가장 궁금했어요. 


답부터 드리면 아닙니다. 


물론 뱅크시의 인터뷰도 나오긴 합니다만 기존의 언론 인터뷰 몇 개를 재구성한 거고요, 


다큐멘터리엔 실제 뱅크시와 같이 작업한 유명 그라피티 작가들, 뱅크시가 박물관에 침입해 자신의 작품을 몰래 걸어두거나 영화 시작 장면에 인용된 유명한 소더비 경매 사건 영상을 찍은 동료들의 인터뷰가 주를 이룹니다. 


이 다큐멘터리는 국내엔 <뱅크시>라는 제목으로 개봉하지만, 이 영화의 원제는 ‘뱅크시와 무법예술의 부흥’ 정도로 풀이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스터리한 아티스트 뱅크시의 모든 것을 낱낱이 파헤친다가 아니라 뱅크시의 행보를 중심으로 outlaw art, 그래피티를 비롯해 힙합과 고딕·펑크음악, 브레이크댄스 등 길거리에서 탄생한 서브컬처의 의미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혜정 앵커

사실 뱅크시에 대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미 몇 편 나와 있습니다. 


이번 작품의 차별점과 관전 포인트 짚어주시죠.


조희정 교수

말씀대로 뱅크시는 12년 전 <선물가게를 지나야 출구>라는 다큐를 만들어 발표했습니다. 


제목대로 미술관에 가면 마지막 동선이 꼭 기념품 가게잖아요. 


다큐에선 현대 미술계의 상업주의를 풍자했습니다. 


또 작년엔 EBS 다큐영화제를 통해 뱅크시를 정체를 추적하는 사람들의 여정을 담은 <공개수배 뱅크시>가 나왔습니다. 


이번 다큐는 작가의 유명세보다 작가가 예술이란 도구를 통해 사회에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에 집중해 달라는, 뱅크시 작품의 화두와 닮아있습니다. 


다큐멘터리의 관전 포인트는 영상 속 주인공이 아닌, 카메라를 잡은 감독이 발견한 문제의식, 즉 질문을 찾는 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들이 여러분께 어떤 질문을 하고 있는지 집중하시면서 보시길 권합니다. 


곧 감독인 엘리오 에스파나가 세상에 묻고 싶은 질문이겠죠. 


참고로 제가 이 다큐에서 찾은 질문은 “사회적 가치란 무엇인가?”, “예술은 누구의 것인가?”였습니다.


이혜정 앵커

작품이 찢기는 것을 통해, 또 거리의 작품을 통해, 뱅크시 말하려 했던 것, 역시 교수님의 질문과 맞닿아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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