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소되는 혁신 교육..전망은?

서진석 기자 2022. 8. 10.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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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저녁뉴스]

이혜정 앵커

보신 것처럼 혁신학교는 축소되고 미래교육이란 개념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진보 교육 정책을 연구해온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과 함께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위원님 안녕하세요.


홍섭근 연구위원

네, 안녕하세요. 


이혜정 앵커

네, 이 혁신학교, 아시는 분들은 많이 아시겠지만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도입된 배경과 취지부터 간단히 설명해주실까요.


홍섭근 연구위원

혁신학교는 공교육 혁신의 새로운 모델학교로 2009년도에 경기도교육청 당시 김상곤 교육감이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성공한 일반 학교에 혁신학교를 지정하면서 시작된 것이라, 교육청이 주도한 모델이라기보단 교사 주도의 모델에 가까웠습니다. 


2009년에 13개에서 2020년 기준 전국 2,165개로 확대되었습니다. 


시도교육청 정책이 대통령 국정과제가 된 첫 번째 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시작 당시에는 대규모 예산지원과 함께 학급당 학생수를 25명 이하라는 파격적인 지원도 했습니다.


그리고 교육과정 재구성,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마을교육과정, 학생인권 강화, 학교민주주의, 학교자치를 지향하는 정책들이 동시에 추진됐습니다. 


교사초빙권을 강화하고, 일부에서는 내부형 교장공모제도 운영된 학교들도 있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혁신학교 초기엔 혁신학교로 지정된 인근 지역의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혁신학교가 인기를 끌었다는 뜻인데요.


하지만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참 찬반 논란도 뜨거웠습니다. 


어떻게 보시나요?


홍섭근 연구위원

네, 혁신학교가 공교육 혁신의 새로운 모델 학교로 주목을 받고 2010년 즈음서부터 분당이라든지 신도시를 중심으로 굉장히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지자체나 신도시 이런 곳에서는 혁신학교 유치운동이 많았습니다.


이러한 기조가 유지되다가 2018년쯤 서울시교육청의 송파 헬리오시티 사건 이후로 혁신학교가 마치 공부를 안 하거나 학력 저하가 되거나 또는 정치적인 교육을 하는 학교로 부정적인 이미지가 부각되기 시작합니다. 


올해엔 대선이나 지선 과정이 겹치다 보니 이러한 오해가 심화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연구자의 입장에서 이들이 말하는 공부 안 하는 학교 또는 정치적인 교육을 하는 학교라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면 경기도의 혁신학교가 전체의 약 57%에 가까운데 모두 공부 안 하는 학교라면 경기도 전체의 학력이 떨어졌다는 연구가 있어야 하는데 딱히 그렇진 않습니다. 


일종의 프레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혜정 앵커

네, 그렇지만 최근에 어쨌든 전국 각지에서 혁신학교가 축소되기 시작했고요.


서울에서도 혁신학교의 문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보도가 나왔는데 이유는 뭐라고 보시나요?


홍섭근 연구위원

단적으로 말씀드리면, 양적으로 늘리기는 했으나, 혁신학교가 무엇이 좋은지, 어떤 결과물이 있는지 10년간 보여주지 못하고 이런 것들이 데이터화되지 못했다는 아쉬운 측면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결국 2022년 지선 결과에서도 혁신학교에 부정적인 여론이나 학부모들의 의구심이 미치지 않았나 생각을 해봅니다.


보수교육감이나 진보교육감 모두 혁신학교의 취지가 좋았던 것은 분명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구호만 존재한 것에 대한 피로도가 작동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외부나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학력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이 있었기 때문에 방어논리 차원에서도 지속적인 연구와 실증적인 데이터를 많이 갖췄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마지막 질문 하나 더 드리겠습니다. 


서울, 경기 모두 혁신학교의 대안적 요소로 미래학교, 미래교육을 내세웠습니다. 


혁신교육을 개선하고 또, 계승하기 위해 어떤 점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홍섭근 연구위원

혁신학교와 미래학교의 개념 차이는 저는 거의 없다고 보고, 오히려 지금 나오는 미래학교의 개념이 약간 모호한 측면이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IB학교나 AI 학교가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일정 부분을 연구해보고 도입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미래학교를 도입하고자 한다면 그 정의와 목적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드러나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슷한 사례로 과거 4차산업혁명이 교육주제로 많이 등장했지만 결국 실체가 없이 사라지기도 했거든요.


그런 예는 수도 없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에 기초학습부진, 기초학력, 학력격차 등에 대한 논란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진보-보수 교육감 모두 학력에 대한 부분을 굉장히 신경쓰고 있고요. 


새로운 학력이라는 개념보다 지금 학력을 어떻게 견인하고 유지하고, 일반화하고, 평가할 수 있을지 보여줘야 합니다. 


미래학교의 지향점은 먼 미래가 아닌, 지금 현재의 고민을 담은 모습들이어야 합니다.  


이혜정 앵커

위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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