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 뺀 참치, 계란 아닌 계란..그게 '대체' 뭔데
콩 단백 활용한 대체육
내년 8조원 시장 전망
비건 계란·생선도 등장
농심·풀무원·신세계푸드
채식 전문 레스토랑 열고
식물성 대체식품 선보여
푸드테크 스타트업 가세
식용곤충 식품 등 개발
푸드테크는 기존 식품산업에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내는 기술이다. 식품 생산과 가공, 유통·외식 등 전반에 적용된다.
식품회사들은 고기의 맛과 식감을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육즙과 고기의 조직 구조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과거 대체육은 대두를 압축시켜 대두유를 짜낸 뒤 남은 콩 단백질에 밀, 조미료 등을 넣어 반죽해 만드는 수준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에는 고기가 가진 특유의 맛과 붉은색을 내는 혈액 성분인 헤모글로빈을 첨가한 대체육 등 다양한 제조기술이 등장하면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미국 임파서블푸드는 대두 등 콩과식물의 뿌리혹에서 추출한 식물성 헤모글로빈인 '레그헤모글로빈'을 사용해 대체육의 풍미를 살렸다.
농심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HMMA)'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은 물론 풍부한 육즙까지 구현해 소비자들에게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를 토대로 베지가든 브랜드를 통해 대체육으로 만든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탕수육, 만두, 불고기 볶음밥 등 다양한 간편식 제품을 내놨다.
지난해 7월 기업 간 거래(B2B)로 대체육 사업에 뛰어든 신세계푸드는 지난달 서울 압구정로데오에 국내 최초의 식물성 정육 델리인 '더 베러(The Better)' 팝업스토어(임시운영매장)를 열고 대체육 햄, 미트볼, 다짐육 등 원물과 대체육 샌드위치 등 식물성 대체식품 50여 종을 선보였다. 이번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핀 뒤 하반기 중 정식으로 기업과 고객 간 거래(B2C) 제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플랜트 베이스드 월드 엑스포'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3'에도 대체육 등 푸드테크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앞서 신세계푸드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푸드테크를 전문으로 하는 현지 법인 '베러푸즈'를 설립한다고 지난달 21일 밝혔다.
아예 오프라인 외식사업에 진출한 곳도 있다. 농심은 지난달 국내 다이닝업계 최초로 비건(채식주의자) 코스 요리를 운영하는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열었다. 포리스트 키친의 김태형 총괄셰프가 농심의 대체육 원물을 이용해 대체육 꼬치구이, 대체육 함박스테이크, 대체육 만두 파스타 등 코스 요리를 개발해 제공한다.
건강과 환경을 생각한 식문화 확산을 전사적인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풀무원 역시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캐주얼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Plantude)'를 열었다. 풀무원은 올해 하반기 중 전용 브랜드를 론칭하고 다양한 대체육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아직까지 대체육은 슬라이스 햄, 불고기처럼 얇게 썬 고기이거나 함박스테이크나 패티, 미트볼 같은 다짐육이 대부분이다. 소고기 등심 스테이크처럼 식감을 통해 '고기 결'로 불리는 육류 특유의 조직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은 아직까지 나오지 못했다. 또 품질 유지를 위해 아직까지는 냉동 상태로 유통되고 있다. 이 때문에 해동 방법에 따라 제품이 변질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런 문제는 앞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숙제다.
대체 단백질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다. 대체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 등 대체육을 넘어 대체 계란, 대체 생선까지 등장했다. SPC삼립은 미국 대체식품기업 잇저스트와 국내 생산·유통 계약을 맺고, 지난해 9월 잇저스트가 녹두를 이용해 개발한 식물성 대체 달걀 '저스트 에그'를 국내에 출시했다. 현재 저스트 에그는 SPC그룹의 베이커리 파리바게뜨, 샐러드 카페 피그인더가든의 비건 메뉴에 적용되고 있다.
곤충을 활용한 대체 단백질 식품 개발도 활발하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스타트업 '인섹트(Ynsect)'와 상호협력의향서(LOI)를 맺고 곤충 단백질 활용 제품 개발에 나섰다. 식용 곤충은 단백질·무기질 등 영양분이 풍부할 뿐 아니라 소나 돼지 같은 가축보다 사육 과정에서 온실가스 등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작아 지속가능한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대체 단백질 시장 성장에 국내 푸드테크 스타트업들도 가세하고 있다. 올해 1월 개최된 'CES 2022'에는 국내 푸드테크 기업 양유가 미국 법인 자회사인 아머드프레시가 개발한 식물성 치즈를 선보였다. 아머드프레시의 비건 치즈는 아몬드 밀크를 기초로 자체 개발한 키믹스(핵심 배합 원료)를 통해 자연 치즈와 동일한 방식의 발효 과정을 거쳐 생산한다. 국내에서는 최근 오뚜기와 올가니카의 자회사 브라잇벨리가 대체 참치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실제로 신세계푸드는 대체육 가운데서도 햄, 소시지 같은 돼지고기 가공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반 소비자들이 가장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형태라고 판단해서다. 지난해 7월 베러미트의 첫 제품으로 내놓은 B2B(기업 간 거래) 전용 대체육 슬라이스 햄 '콜드 컷'은 스타벅스 '플랜트 햄&루꼴라 샌드위치' 등에 적용되면서 스타벅스에서만 누적 70만개 이상 팔렸다. 신세계푸드는 올해 하반기 중 더 베러에서 선보인 신제품들을 B2C(기업과 고객 간 거래) 상품으로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더 베러 매장 한편에는 더 베러의 브랜드 철학을 담은 굿즈(상품)가 전시돼 있었다. 사람들이 대체육을 먹어서 '휴가를 떠난 돼지'를 유쾌한 모습으로 그려낸 스티커가 대표적이다. '당신이 먹는 것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 준다(You are what you eat)' 같은 가치 소비 관련 문구가 새겨진 스탬프도 마련돼 있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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